아이를 잡으면, 부모의 지갑이 열린다

아이를 잡으면, 부모의 지갑이 열린다

FBK Tokyo Desk
작성일: 2025년 7월 23일
수정일: 2025년 7월 23일

"한 살 미만 아기에겐 이유식을 공짜로 드립니다." 일본의 한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파격적인 선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좋은 사장님의 서비스일까요? 아니면 고객의 지갑을 통째로 노리는 치밀한 전략일까요?

출처: wasyoku sato 홈페이지

최근 일본의 대형 외식 기업 '와쇼쿠 사토(和食さと)'가 내놓은 새로운 정책이 화제입니다. '와쇼쿠 사토'는 마치 한국의 VIPS나 애슐리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갖춘 대중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이들이 던진 승부수를 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족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키즈 메뉴, 미끼 상품인가? 핵심 전략인가?

'와쇼쿠 사토'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1세 미만 아기에게 '참치 영양밥' 같은 수제 이유식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2. 모든 어린이 메뉴 가격을 658엔(약 6,000원)으로 통일했습니다.

  3. 초등학생 이하를 위한 '사토 키즈 클럽' 멤버십을 만들어 무료 음료, 생일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언뜻 보면 '이렇게 다 퍼줘도 남는 게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족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가장 확실한 '트로이의 목마' 전략입니다.

출처: wasyoku sato 홈페이지

1단계: 문턱을 허무는 '공짜 이유식'

어린 아기를 둔 부모님들은 외식 한번 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아기 밥'입니다. 이유식을 따로 챙겨가야 하는 번거로움, 식당 눈치 보며 이유식을 데워야 하는 불편함. '와쇼쿠 사토'는 이 가장 큰 고민을 '무료 이유식' 하나로 해결해버렸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다른 식당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지는 겁니다.

출처: wasyoku sato 홈페이지

2단계: 지갑을 열게 하는 '가성비 키즈 메뉴'

일단 아기 덕분에 식당에 들어왔다면, 함께 온 다른 자녀들의 메뉴도 주문해야 합니다. 이때 '모든 키즈 메뉴 6,000원'이라는 가격은 부모의 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어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밥 만들기 세트나 함박스테이크 같은 메뉴를 저렴하게 시킬 수 있으니,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메뉴를 편하게 고르게 됩니다. 결국 아이 메뉴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어른 메뉴에서 충분히 이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가게에 오실 때마다 즐거운 선물 등을 매번 받을 수 있어요♪' (출처: wasyoku sato 홈페이지)

3단계: 단골로 만드는 '키즈 멤버십'

진짜 무서운 한 수는 바로 '키즈 멤버십'입니다. 마치 카페의 '도장 10개 모으면 커피 한 잔 무료' 쿠폰처럼, 올 때마다 쌓이는 스탬프와 생일 혜택은 아이들에게 강력한 재방문 동기가 됩니다. "엄마, 나 생일 선물 받으러 '사토' 가고 싶어!" 아이의 이 한마디는 다른 어떤 마케팅보다 효과적입니다. 결국 '와쇼쿠 사토'는 아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 가족 전체의 발걸음을 꾸준히 가게로 이끄는 것입니다.

우리 가게에 적용할 '키즈 마케팅' 실전 팁

물론 모든 가게가 '와쇼쿠 사토'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가족 외식의 결정권자는 '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만족해야 부모도 만족하고, 다시 찾아옵니다.

'작은 배려'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저희 가게에 키즈 메뉴가 따로 없다고요? 괜찮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김과 간장계란밥'이나 '짜지 않은 멸치볶음' 같은 간단한 메뉴를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보세요. 부모님들은 그 작은 배려에 감동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테이블에 색칠공부 종이와 색연필 몇 자루만 준비해둬도 부모들은 훨씬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대단한 놀이방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어린이 단골 쿠폰'을 만들어보세요: "스티커 5개 모으면 감자튀김 서비스!" 같은 간단한 쿠폰은 아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줍니다. 아이의 손에 직접 쿠폰을 쥐여주며 "다음에 또 와서 도장 받으렴"하고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최고의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시대에, 역으로 아이들을 환대하는 전략은 오히려 강력한 차별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 한 명에게 쓰는 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온 가족을 우리 가게의 팬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