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잡으면, 부모의 지갑이 열린다
"한 살 미만 아기에겐 이유식을 공짜로 드립니다." 일본의 한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파격적인 선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좋은 사장님의 서비스일까요? 아니면 고객의 지갑을 통째로 노리는 치밀한 전략일까요?

최근 일본의 대형 외식 기업 '와쇼쿠 사토(和食さと)'가 내놓은 새로운 정책이 화제입니다. '와쇼쿠 사토'는 마치 한국의 VIPS나 애슐리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갖춘 대중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이들이 던진 승부수를 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족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키즈 메뉴, 미끼 상품인가? 핵심 전략인가?
'와쇼쿠 사토'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세 미만 아기에게 '참치 영양밥' 같은 수제 이유식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모든 어린이 메뉴 가격을 658엔(약 6,000원)으로 통일했습니다.
초등학생 이하를 위한 '사토 키즈 클럽' 멤버십을 만들어 무료 음료, 생일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언뜻 보면 '이렇게 다 퍼줘도 남는 게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족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가장 확실한 '트로이의 목마' 전략입니다.

1단계: 문턱을 허무는 '공짜 이유식'
어린 아기를 둔 부모님들은 외식 한번 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아기 밥'입니다. 이유식을 따로 챙겨가야 하는 번거로움, 식당 눈치 보며 이유식을 데워야 하는 불편함. '와쇼쿠 사토'는 이 가장 큰 고민을 '무료 이유식' 하나로 해결해버렸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다른 식당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지는 겁니다.

2단계: 지갑을 열게 하는 '가성비 키즈 메뉴'
일단 아기 덕분에 식당에 들어왔다면, 함께 온 다른 자녀들의 메뉴도 주문해야 합니다. 이때 '모든 키즈 메뉴 6,000원'이라는 가격은 부모의 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어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밥 만들기 세트나 함박스테이크 같은 메뉴를 저렴하게 시킬 수 있으니,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메뉴를 편하게 고르게 됩니다. 결국 아이 메뉴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어른 메뉴에서 충분히 이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3단계: 단골로 만드는 '키즈 멤버십'
진짜 무서운 한 수는 바로 '키즈 멤버십'입니다. 마치 카페의 '도장 10개 모으면 커피 한 잔 무료' 쿠폰처럼, 올 때마다 쌓이는 스탬프와 생일 혜택은 아이들에게 강력한 재방문 동기가 됩니다. "엄마, 나 생일 선물 받으러 '사토' 가고 싶어!" 아이의 이 한마디는 다른 어떤 마케팅보다 효과적입니다. 결국 '와쇼쿠 사토'는 아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 가족 전체의 발걸음을 꾸준히 가게로 이끄는 것입니다.
우리 가게에 적용할 '키즈 마케팅' 실전 팁
물론 모든 가게가 '와쇼쿠 사토'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가족 외식의 결정권자는 '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만족해야 부모도 만족하고, 다시 찾아옵니다.
'작은 배려'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저희 가게에 키즈 메뉴가 따로 없다고요? 괜찮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김과 간장계란밥'이나 '짜지 않은 멸치볶음' 같은 간단한 메뉴를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보세요. 부모님들은 그 작은 배려에 감동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테이블에 색칠공부 종이와 색연필 몇 자루만 준비해둬도 부모들은 훨씬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대단한 놀이방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어린이 단골 쿠폰'을 만들어보세요: "스티커 5개 모으면 감자튀김 서비스!" 같은 간단한 쿠폰은 아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줍니다. 아이의 손에 직접 쿠폰을 쥐여주며 "다음에 또 와서 도장 받으렴"하고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최고의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시대에, 역으로 아이들을 환대하는 전략은 오히려 강력한 차별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 한 명에게 쓰는 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온 가족을 우리 가게의 팬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