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와 빨간색 지붕, 대형 간판이 있는 리스 페이머스 레시피 치킨 매장 외관
리스 페이머스 레시피 치킨의 오래된 매장 외관. 건물 위 간판에 ‘허니 딥드(Honey Dipped)’와 ‘테이크 홈(Take Home)’ 문구가 보인다.사진: Lee's Famous Recipe Chicken / 원출처 · 원본 · 라이선스

치킨 체인, 130개 중 35개 매장 인수…레시피는 유지하고 운영 시스템 바꿨다

FBK 책임 기자
작성일: 2026년 9월 5일
수정일: 2026년 9월 5일

미국 치킨 프랜차이즈 리스 페이머스 레시피 치킨(Lee’s Famous Recipe Chicken)은 대표 조리법을 바꾸는 대신 매장 운영과 브랜드 접점을 손봤다. 약 130개 매장 가운데 35개를 인수해 운영 현장에 참여하고, 재고·스케줄링·POS를 정비하면서도 꿀 디핑과 압력 조리 방식은 유지했다.

이 선택은 오래된 제품을 남겨두면서 운영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현대화의 한 방식을 보여준다. 리스의 사례에서 핵심은 새 메뉴를 내놓는 것보다 제품을 지탱하는 운영 기반과 브랜드 접점을 정비한 데 있다.

처음부터 직영점만 키우는 모델은 아니었다

리스는 1966년 창업자 리 커밍스(Lee Cummings)와 해럴드 오머(Harold Omer)가 공동 창업했다. 손으로 빵가루를 입히고 꿀에 담근 뒤 압력 조리하는 치킨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프랜차이즈를 확대했고, 저렴한 동네 주유소를 식당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6년 만에 100개 매장에 도달했다.

오머의 손자 잭 오머(Jack Omer)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세운 식당들을 오갔다. 그는 창업자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는 규모보다 브랜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맹점을 통해 사업자가 확장에 참여하는 방식은 리스 성장 모델의 한 축이었다.

따라서 이 브랜드의 유산은 대표 조리법뿐 아니라 가맹점을 통해 사업자를 확장에 참여시킨 방식에도 남아 있었다.

외부 투자사는 매장 현장으로 들어갔다

2021년 미국 사모투자사 아르테미스 레인 파트너스(Artemis Lane Partners)가 리스를 인수하면서 브랜드는 현대화 국면에 들어갔다. 회사는 사업 현대화와 지속적인 성장 회복을 목표로 삼았다. 아르테미스 레인은 식당 내부에 본질적으로 망가진 것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외부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리스를 되살릴 수 없다고 보고 운영 현장에 참여하기로 했다.

초기 결정 중 하나는 운영 현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장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인수 첫 몇 년 동안 리스는 시스템 안의 약 130개 매장 중 35개를 확보했다. 전체의 약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숫자는 단순한 출점 확대와는 다른 선택으로 읽힌다. 가맹점주에게 운영 기준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시스템을 시험할 기반을 만든 것이다. 직영점은 운영 기준과 시스템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현대화는 레시피가 아니라 주변 시스템부터였다

아르테미스 레인이 말하는 기술 현대화는 눈에 띄는 신기술보다 기본 운영 정비에 가까웠다. 백오피스 기술을 개선하고 재고와 근무 일정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서로 달랐던 POS 플랫폼을 통합하고 네트워크 전반의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했다.

매장 외관과 고객 접점도 바꿨다. 새 로고와 포장재, 유니폼, 디지털 채널을 도입했고 ‘헬렌(Helen)’이라는 치킨 아이콘을 만들었다. 새 건물 하나를 정해 복제하는 대신 기존 매장과 미래 매장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디자인 시스템을 설계했다.

매장 동선은 드라이브스루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다시 구성했다. 디지털 주문과 제3자 배달 주문을 위한 전용 픽업 공간도 넣었다. 이 사례에서 외형 변화는 주문·배달 접점과 함께 설계됐다.

주방에서는 반대로 바꾸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리스는 신선하고 냉동하지 않은 치킨에 꿀을 입히고 시즈닝한 뒤 압력 조리하는 수십 년 된 방식을 유지했고, 그 공정에 맞춰 주방을 설계했다. 현대화의 목표도 제품을 재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고객을 돌아오게 한 제품에 걸맞은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데 있었다.

리스 사례에서 나눠 볼 선택

이 사례를 다른 프랜차이즈가 참고할 때 첫 질문은 “무엇을 새로 넣을까”가 아니다. 창업자 레시피처럼 고객을 돌아오게 한 제품의 요소와, 재고·인력·주문 관리처럼 운영 시스템에서 정비할 요소를 구분하는 일이다.

두 번째 질문은 외부 투자사와의 협력 범위다. 아르테미스 레인은 매장 인수와 시스템 정비를 통해 운영 현장에 참여했다. 가족이나 기존 운영자는 브랜드 유산과 가맹점 관계를 지키고 외부 파트너는 데이터·직영점·표준화 역량을 맡기는 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화의 순서를 정해야 한다. 리스는 로고와 디지털 채널을 바꾸면서도 치킨 조리법은 유지했고, 새 건물 대신 기존 매장에도 적용 가능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재정비 대상 브랜드라면 대표 메뉴의 조리법, 점포 동선, POS·재고 시스템 가운데 무엇을 먼저 바꿀지와 각 단계에서 확인할 운영 숫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