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는 차를 디저트로 바꾸자 260억이 터졌다

마시지 않는 차를 디저트로 바꾸자 260억이 터졌다

작성일: 2026년 9월 17일
수정일: 2026년 9월 17일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뜨거운 찻물을 우려 마시지 않는 시대가 왔다. 166년 역사의 교토 전통 찻집 기온 츠지리는 마시는 차 대신 달콤하게 씹어 먹는 디저트로 업의 형태를 바꿨다.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확장을 거부하고 단 6개 점포로 연매출 260억 원을 쓸어 담는 비결을 짚어본다.

시대가 변하면 손님의 입맛도 변한다. 전통과 원조를 앞세우며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리는 식당은 서서히 늙어가다 결국 문을 닫는다. 손님이 찾지 않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장인의 뚝심이 아니라 시대착오적인 고집에 불과하다.

일본의 전통 엽차 시장이 마주한 현실이 바로 그랬다. 젊은 층은 다기를 갖추고 차를 우려 마시는 번거로운 다도를 외면했다. 편의점의 차가운 페트병 녹차가 거리를 점령하면서 100년 넘은 전통 찻집들은 심각한 매출 절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교토 기온의 166년 노포 기온 츠지리는 업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했다. 차를 꼭 마셔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찻잎을 우려내는 대신 말차 파르페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에그롤 과자로 형태를 바꾸자 낡은 전통 찻집은 전 세계 관광객이 줄을 서는 핫플레이스로 다시 태어났다.

업의 본질을 지키되 그릇의 형태를 완전히 파괴하라

기온 츠지리의 대표 히트작인 말차 롤 과자 기온노사토와 츠지리노사토
출처: 기온 츠지리(祇園辻利)

츠지리 가문의 후계자는 찻집을 지키겠다는 이유로 손님에게 차 마시는 법을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대신 젊은 여성들과 교토의 게이샤들이 진짜 열광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 사료 츠지리를 열었다. 쌉싸름한 고급 말차를 듬뿍 넣은 파르페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선보이자 가게 앞은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원재료의 깊은 맛은 그대로 간직한 채 숟가락으로 떠먹는 현대적인 디저트로 변신한 것이다. 롤 과자 안에 말차 크림을 가득 채운 츠지리의 사토는 교토를 방문하면 반드시 사야 하는 필수 기념품으로 자리 잡았다.

마시지 않던 차를 씹어 먹는 즐거움으로 전환하자 전통 찻집의 고객층이 10대와 20대까지 단숨에 확장되었다. 찻잎을 팔던 낡은 가게가 젊음과 유행이 넘치는 디저트 명가로 환골탈태한 순간이었다.

점포 수를 늘리는 대신 한 점포의 가치 밀도를 높여라

166년간 츠지리 가문의 품질 기준을 지탱해 온 최상급 우지 찻잎의 원형
출처: 기온 츠지리(祇園辻利)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 대부분의 외식 브랜드는 가맹점을 수백 개씩 늘리는 프랜차이즈의 유혹에 빠진다. 매장 수를 늘려 단기 매출을 불리는 것이 가장 쉬운 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온 츠지리는 점포 수를 고작 6개로 묶어두었다. 매장이 흔해지면 브랜드의 희소성과 장인 정신의 아우라가 순식간에 휘발된다는 사실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직 교토 본점과 몇몇 엄선된 거점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결핍감이 손님을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찾아오게 만드는 강력한 자석이 되었다.

그 결과 6개의 매장만으로 연간 1억 4000만 위안(약 26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매출을 기록했다. 매장을 넓히는 데 돈과 시간을 쏟는 대신 한 매장의 디저트 완성도와 공간 경험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다.

우리 가게의 메뉴판을 다시 보자. 손님이 줄어든다고 간판만 바꾸거나 가격만 내리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파는 음식의 본질을 그대로 둔 채 손님이 오늘날 가장 편하고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로 그릇을 바꿔보자. 파는 방식을 바꾸는 순간 죽어가던 메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