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에 김사부]색깔 하나, 당신의 브랜드를 훔쳐온다

[내곁에 김사부]색깔 하나, 당신의 브랜드를 훔쳐온다

김유진 논설위원
작성일: 2025년 8월 5일
수정일: 2025년 8월 5일

시장은 붉은 피 튀기는 전쟁터. 어떻게 고객의 눈을, 마음을 뺏어올 것인가? 그 답, 의외로 단순하고 강렬하다. 바로 '색깔'이다.

매일 아침, 익숙한 한숨과 함께 가게 문을 엽니다. 옆집도, 앞집도, 심지어 모니터 속 온라인 스토어까지, 세상은 온통 경쟁자로 가득합니다. 비슷한 메뉴와 가격, 너도나도 외치는 '친절' 속에서 대체 무엇으로 우리 가게를 알릴 수 있을까요? 고객들이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아, 여기!'하고 떠올리게 할 한 방은 뭘까요? 잠 못 드는 밤이 늘어가고,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홍콩에서 날아온 사진 한 장이 제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습니다. 흔한 만두나 딤섬이겠거니 했는데, 사진 속 음식의 빛깔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반짝이는 황금색, 섬뜩할 만큼 짙은 검은색, 탐스러운 핏빛까지. 마치 눈앞에서 색의 향연이 폭발하는 듯했습니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무슨 맛일까?' 매운맛일까? 혹시 치즈? 저 깊은 갈색 안에는 달콤한 초콜릿이 숨어 있을지도 몰라! '이거다!' 싶은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동업자와 함께 당장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파라다이스 다이너스티'라는 이름의 그곳. 이름처럼 황홀한 공간에서 첫 만두를 입에 넣기까지의 그 두근거림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 저는 맛보다 강렬한 '색'의 힘을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색에 매료되는 걸까요?

오랜 고민 끝에 몇 가지 답을 찾았습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색깔은 진화와 테크닉의 상징

색은 평범함을 뛰어넘는 '진화'의 신호입니다. 하얀색에서 색을 입히는 염색 기술처럼, 단조로움에서 다채로움으로의 변화는 '기존보다 한 단계 나아갔다'는 인상을 줍니다.

낯선 색깔은 강력한 호기심 유발

또한, 낯선 색은 강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본 적 없는 색감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저건 뭘까?', '어떤 맛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만들죠.

색깔에 이름을 붙여 '내 것'으로 만들기

마지막으로, 색에 이름을 붙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평범한 빨간색도 '내곁에 레드'라고 부르는 순간,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고유명사가 됩니다.

이제 당신의 색을 찾아 나설 차례입니다.

먼저 주변의 모든 색을 찬찬히 둘러보세요. 유독 고객의 시선을 끄는 색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당신의 브랜드와 가장 잘 어울리거나, 당신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끄는 '나만의 색' 하나를 정해보세요. 그 색에 당신만의 이름을 붙여주세요. ('사부 블랙'처럼 말이죠.)

이제 그 색을 당신의 모든 것에 입혀보세요. 간판, 포장지, 유니폼, 아주 작은 숟가락 끝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의 색이 담긴 스티커나 펜 같은 작은 선물을 만들어 나눠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억하세요. 색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정보가 아닙니다. 기술의 발전이자, 당신의 브랜드를 세상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티파니가 '블루'를 소유했듯, 스타벅스가 '그린'을 상징하듯, 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오늘 당장 크레파스 상자라도 열어보세요. 그 안의 색 하나가 당신의 미래를 바꿀지도 모릅니다.

다음에는 이 색을 어떻게 '이야기'로 만들어 가는지에 대해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