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Z세대, 한국을 거쳐야 뜬다

글로벌 Z세대, 한국을 거쳐야 뜬다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8월 8일
수정일: 2025년 8월 8일

태국발 '리사 효과'에서 시작해 한국에서 재창조된 '크로플'까지, 글로벌 Z세대 트렌드의 진원지와 확산 공식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는 한국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합니다.

진원지는 많을수록 좋다: 태국과 중국의 반란

과거 우리는 새로운 유행의 시작점을 찾기 위해 늘 한국을 주시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Z세대의 트렌드 지도는 특정 국가가 독점하던 시대를 지나, 여러 개의 강력한 진원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멀티버스(Multiverse)'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선두에는 태국과 중국이 있습니다. 블랙핑크 리사 한 명의 영향력은 이제 국가 브랜드를 움직일 정도입니다.

라부부 관련 상품은 전부 매진되어있다.(출처 : 팝마트)

그녀가 SNS에 올린 인형 ‘라부부(LABUBU)’는 전 세계적인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리사 이펙트'라는 신조어를 낳았고, 뒤이어 태국 고유의 IP인 '크라이베이비(Crybaby)' 인형까지 유행시키며 태국이 강력한 트렌드 발신지임을 증명했습니다.

출처 : 13 DE MARZO 판매페이지

중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 브랜드 '13 DE MARZO'가 선보인, 옷에 인형을 봉제한 '입는 인형' 패션은 상하이의 독특한 팬덤 문화와 결합해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습니다. 영국 브랜드 '젤리캣(JELLY CAT)' 인형으로 표정을 만들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小紅書)'에 공유하는 놀이 문화는,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가 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모든 길은 한국으로 통한다

글로벌 트렌드의 최종 관문

그렇다면 이 새로운 트렌드 지도에서 한국의 역할은 끝난 것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한국은 이제 단순한 '발신지'를 넘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유행의 씨앗을 가장 매력적인 형태로 재창조하고 증폭시키는 '글로벌 트렌드 허브(Hub)'이자 '최종 관문(Final Gateway)'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음식에 'K-프리즘'을 씌우다

이러한 한국의 역할은 외식업계에서 가장 극적으로 나타납니다. 평범했던 해외의 메뉴들이 한국이라는 'K-프리즘'을 통과하는 순간,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지닌 글로벌 상품으로 재탄생합니다. 이 프리즘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압도적인 비주얼로 재창조합니다.

아일랜드의 평범한 빵이었던 '크로플'은 한국의 카페에서 아이스크림과 브라운 치즈를 만나 '인증샷'에 최적화된 화려한 디저트가 되었습니다.

참여를 유도하는 스토리텔링을 입힙니다.

인도의 '비튼 커피'는 한국에서 '달고나 커피'라는 추억의 이름과 '수천 번 젓기' 챌린지를 만나 전 세계적인 '집콕'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공유했습니다.

독특한 소비문화와 결합하여 콘텐츠로 만듭니다.

중국의 길거리 간식 '탕후루'는 샤인머스캣과 만나 비주얼을 극대화했고, '마라탕후루'라는 독특한 식문화 코스와 ASMR 같은 숏폼 콘텐츠와 결합하며 Z세대의 놀이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원조가 한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SNS에 최적화된 비주얼, 그리고 독특한 소비문화와 결합하면서 원조를 뛰어넘는 글로벌 파급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 히트작은 어디에 숨어있나?

결론은 명확합니다. 이제 글로벌 Z세대 트렌드의 성공 공식은 'Origin + Korean Remix = Global Trend'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태국과 중국 같은 새로운 진원지의 부상과, 그 유행을 증폭시키는 한국의 허브 역할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려는 이들은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한국에서 무엇이 시작되는가?"가 아니라, "지금 전 세계의 어떤 아이템이 한국 시장에서 뜨겁게 반응하며, 어떻게 재창조되고 있는가?"를 주목해야 합니다. 다음 글로벌 히트작은 새로운 발명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곳 서울 어딘가에서 역동적인 '리믹스'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