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마늘 소스를 감자칩으로…레이즈가 셰프와 맛을 번역한 과정
펩시코는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흰 마늘 소스 계열의 맛을 감자칩으로 옮겼다. 텍사스의 브라질 시장과 레스토랑을 조사하고 브라질 현지 셰프와 협업해 맛의 기준을 정한 뒤, 칩으로 제조할 수 있도록 여러 시제품을 만들었다. 미국 소비자에게 더 익숙한 방식으로 구현하기 위해 마늘을 캐러멜화하거나 굽는 선택지도 검토했다.
셰프의 감각을 제품 개발에 연결하다
도리토스(Doritos), 선칩스(SunChips), 레이즈(Lay’s)를 만드는 펩시코는 요리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데 더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
글로벌 퀴진 역량을 맡은 미첼 딩월은 텍사스 사무실에서 트렌드 발굴자, 성장 전략가, 식품과학자, 브랜드 구축 담당자, 요리 인류학자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이 팀은 전 세계 레스토랑과 가정의 주방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맛과 트렌드를 찾은 뒤 펩시코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아이디어는 맛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필요한 원재료를 실제로 조달할 수 있는지, 펩시코가 제조하기에 사업적으로 타당한지도 함께 평가한다. 조리 현장의 감각을 식품과학, 공급 가능성, 시장성 검토에 연결하는 구조다.
브라질 마늘 소스는 어떻게 감자칩이 됐나
브라질식 레이즈 개발에서 펩시코는 텍사스의 브라질 시장과 레스토랑을 찾아 음식과 문화를 살폈다. 마케팅·인사이트 부문과 협업했고, 브라질 현지 셰프를 참여시켜 음식의 정통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선택한 방향은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흰 마늘 소스 계열의 맛이었다. 레스토랑의 소스를 그대로 칩에 옮기는 대신 목표 맛을 정하고 여러 차례 시제품을 만들면서 브라질 음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칩으로 제조할 수 있는 형태를 찾았다.
미국 소비자에게 더 익숙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과정도 거쳤다. 펩시코는 마늘을 캐러멜화하거나 굽는 선택지를 검토했다. 원형의 맛을 유지할 부분과 판매 시장에 맞춰 바꿀 부분을 나눠 제품으로 옮긴 셈이다.
창의성을 반복 가능한 방식으로
딩월은 자신을 식품과학 배경에 사업·혁신 관점을 더한 요리 전문가로 설명한다. 레스토랑과 주방에서 포착한 신호를 펩시코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언어로 해석하는 역할이다.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기존 프로젝트팀과 병렬로 진행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아이디어 발상 과정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빠른지 시험하고, 핵심성과지표를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셰프 개인의 감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과정을 구조화해 반복 가능한 혁신 모델로 정리하는 데 있다.
딩월은 셰프들이 보통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뿐 연구개발과 혁신 과정에 깊이 들어가 사업 가치를 이끄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펩시코의 접근은 셰프의 감각을 외부 자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제품 아이디어를 식품과학·조달 가능성·사업성 검토와 연결하는 데 초점이 있다.
맛의 확장과 사업 성과는 구분해야 한다
이 접근은 특정 제품 하나에만 쓰이지 않는다. 펩시코의 레이즈는 월드컵 참가국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40가지 맛을 북미·남미·유럽·아프리카·아시아에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아르헨티나식 치미추리 스테이크, 브라질식 마늘 소스, 프랑스식 양파 수프 맛이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이 사례의 핵심은 셰프의 이름을 제품에 붙이는 데 있지 않다. 현지 음식의 핵심을 찾고 제조 가능성, 원재료 조달, 사업적 타당성, 판매 시장에서의 익숙함을 함께 따져 제품으로 번역하는 개발 구조에 있다.
새 맛을 찾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원형의 맛을 어디까지 지킬지, 판매 시장에 맞춰 무엇을 바꿀지를 제품 개발 기준으로 정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