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음경·고환부터 귀뚜라미·발효 상어까지…홍콩 팝업의 ‘혐오 음식’ 체험

소 음경·고환부터 귀뚜라미·발효 상어까지…홍콩 팝업의 ‘혐오 음식’ 체험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10월 9일
수정일: 2026년 10월 9일

홍콩 카이탁 에어사이드 몰의 팝업 전시는 소의 음경과 고환, 튀긴 타란툴라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람객은 음식 향을 맞히고 귀뚜라미와 발효 상어 등을 맛본다. 다만 전시가 내세운 문화 교육과 충격적이고 셀카 중심으로 보이는 연출 사이의 긴장도 드러난다.

80여 종을 전시하고 시식 바로 체험을 더했다

2021년 스웨덴 말뫼에 현재의 상설 전시장을 마련한 혐오 음식 박물관(Disgusting Food Museum)이 홍콩에 팝업 전시를 열었다. 장소는 카이탁 에어사이드 몰의 Gate33 Gallery이며, 11월 26일까지 운영된다.

이번 전시는 세계 각지의 논쟁적인 음식 80여 종을 실물 전시, 복제품, 향기 설치, 영상 기록, 시식 바로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소의 음경이 놓였다. 이는 중국 본토 일부 지역에서 건강상 이점을 기대하며 조리해 먹는 음식으로 소개된다. 북미에서 ‘로키 마운틴 오이스터(Rocky Mountain oysters)’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소의 고환도 전시됐다.

전시는 캄보디아식 튀긴 타란툴라, 카리브해의 ‘스팅키 토 프루트(stinky toe fruit)’, 스코틀랜드식 하기스를 팝타르트와 킷캣 같은 대량 유통 식품과 대조한다.

냄새를 맞히고 실제로 맛본다

현지 조향사가 만든 인공 향은 스프레이 펌프에 담겼다. 관람객은 향을 맡고 어떤 음식인지 맞힐 수 있다.

시식 바에서는 귀뚜라미, 스웨덴식 대구알 페이스트, 베지마이트, 아이슬란드식 발효 상어를 맛볼 수 있다. 보는 전시에 냄새와 시식을 결합해 관람객이 음식에 직접 반응하도록 만든 방식이다.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식품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전시는 바늘에 찔린 새끼 돼지 모형을 통해 항생제 사용과 열악한 사육 환경 등 상업용 돼지고기의 생산 방식도 역겨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을 내세웠지만 연출은 셀카에 가까웠다

공동 설립자 안드레아스 아렌스는 전시의 목표가 관람객을 놀라게 하거나 괴기 쇼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음식에 대한 ‘혐오’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인식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세계의 음식 문화를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지 보도는 전시 라벨이 음식의 출처와 일반적인 섭취 방식을 몇 문장으로 설명하는 데 그친다고 평가했다. 특정 공동체가 생존을 위해 그 음식을 먹게 된 과정이나 건강상 이점을 믿는 이유를 설명하는 정보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공간 연출도 이런 긴장을 키운다. 현지 보도는 밝은 조명, 홀로그램 커튼, 색색의 과일 벽 콜라주가 스웨덴 본관의 진지하고 탐구적인 분위기와 달리 셀카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관람객을 끌어오는 장치가 메시지를 가릴 수 있다

이번 팝업은 강한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고 냄새와 시식으로 참여를 유도한다. 외식·식품업체가 체험형 공간을 기획할 때도 시선을 끄는 품목을 앞세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음식의 생산 방식과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는 장치를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현지 보도는 이 전략을 ‘먼저 분노를 유발하고 나중에 교육하는 방식’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관심을 빠르게 얻는 브랜딩이 심리적 장벽을 낮추려는 박물관의 목표를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이 사례를 참고하는 운영자는 시식이나 강한 비주얼을 도입할 때, 체험 뒤에 어떤 설명을 붙이고 방문객이 무엇을 이해하게 할지까지 함께 정해야 한다. 홍콩 팝업은 관람객을 끌어오는 장치와 음식의 맥락을 전달하는 장치가 같은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