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까지 뛰었다...극한 기상이 바꾼 우리 식탁의 운명
폭염과 폭우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우리 식탁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6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농축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극한 기상현상으로 인한 농작물 생육 부진이 심각해지면서 향후 가격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개최해 주요 품목별 공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회의에는 농협경제지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대형마트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산지와 소비지 동향을 분석했다.
가장 우려되는 품목은 배추다. 폭염으로 작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8월 출하 물량의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9월 추석 물량은 늘어나는 상반된 상황이 발생했다. 정부는 가용물량 2만6800톤을 활용해 7월보다 2배 늘린 하루 200~300톤을 도매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다행히 산지유통업체와 김치업체들이 봄배추 저장량을 작년보다 5% 늘려놔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쌀값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에 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산지유통업체들이 원료곡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쌀 20kg 구매 시 3000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농협경제지주,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와 함께 진행한다.
채소류 중에서는 상추, 시금치, 열무 등 호냉성 작물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7월 폭염일수가 14.5일로 작년보다 4.3일 늘어나면서 이들 작물의 생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무, 당근, 양배추는 재배면적이 증가해 가격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이를 배추 대체 소비재로 활용하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축산물 시장에서는 한우가 주목받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등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설도와 양지 등은 오히려 하락세다. 정부는 농협 물량을 활용해 공급량을 평시 대비 30% 이상 확대하고 자조금을 통한 할인 행사도 추진한다.
돼지고기는 폭염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삼겹살과 목살 재고량이 작년보다 많아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다. 닭고기의 경우 브라질산 수입 재개로 8월 중순부터 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전망이다. 계란은 산란계 농가들이 9월부터 적용되는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에 대비해 연초부터 입식량을 늘린 덕분에 9월 이후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폭염과 폭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축산물 수급 상황이 급변하지 않도록 산지부터 소비지까지 전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생산자단체와 유통업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민간 보유 농축산물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