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에 김사부] 장사, 판을 뒤집는 기술: 두 개 섞고, 하나 더!](/_next/image?url=https%3A%2F%2Fsaakdezjrdahrmwlzdgk.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articles%2F1754644302432_BonggungSundaeguk_2.jpg&w=3840&q=75)
[내곁에 김사부] 장사, 판을 뒤집는 기술: 두 개 섞고, 하나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익숙한 두 가지를 낯설게 조합해 호기심을 자극한 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마저 제거하는 세심한 전략에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는 바로 이 ‘낯선 조합’과 ‘불편 제거’라는 디테일에서 탄생하며 장사의 판도를 뒤집습니다.
다들 죽는소리만 합니다. “장사 안된다”, “남는 게 없다”. 왜 안될까요? 맨날 똑같은 거 팔고, 옆집 따라 하니 망하는 겁니다. 남들 다 하는 거 해서 언제 돈 벌고, 언제 유명해집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내가 이 바닥에서 숱하게 많은 가게가 문을 열고 닫는 걸 지켜봤습니다. 책도 여러 권 냈죠. ‘한국형 장사의 신’부터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까지. 내가 책을 낸 건 잘난 척하려는 게 아닙니다. 현장에서 피 터지게 싸우고 검증해서 얻어낸 ‘진짜 무기’를 알려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내가 어떤 브랜드를 맡거나 아끼는 제자가 생기면 제일 먼저 뭘 하는지 아십니까? 그 가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초강력 무기’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패션이든, 식당이든, 병원이든 상관없어요. 그 무기, 대체 어떻게 만드냐고요? 천재라서? 아니요. 비결은 아주 단순합니다. 바로 ‘이종간 결합’에 있습니다.
익숙한 둘을 섞어, 낯선 경험을 만들어라!
20여 년 전, 중국 베이징에서 ‘따동(大董)’이라는 식당에 갔다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오리 전문점인데 방마다 책과 요리를 섞고, 금과 술을 섞더군요.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죠. 거기서 깨달았습니다. 아! 낯선 것과 낯선 것을 붙이면 손님은 고개를 젓는구나. 각각은 아주 익숙하고, 심지어 ‘호감 가는’ 녀석들이어야 하는구나. 그 익숙한 놈 둘이 만나면, 상상도 못 한 작품이 나오는구나!
나는 이걸 ‘이종간(異種間)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두 개를 합치는 게 아니라 ‘질이 다른’ 둘을 합치는 겁니다.
‘봉궁 순대국’ 사례를 들어볼까요?

내가 물었습니다. “낙지 좋아하죠? 순대국도 좋아하죠? 그럼 둘을 합쳐봅시다.” 다들 미쳤다고 했습니다. 7천 원짜리 순대국에 산낙지를 통째로 넣고 1만 1천 원을 받자니, 누가 사 먹냐고요. 근데 웬걸? 손님들이 와서 그럽니다. “비싸긴 한데, 그 낙지 들어간 거 하나 줘 봐요!” 이게 바로 이종간 결합의 힘입니다. 누구나 아는 순대국과 누구나 아는 낙지를 합쳐, 세상에 없던 경험을 파는 겁니다.

장어집에 갈비를 파는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메뉴판에 두 개 나란히 올려놓으면 손님은 ‘이 집 정체가 뭐야?’라며 불안해합니다. 그럼 어떡해야 할까요? 섞어야죠! 장어를 밑에 깔고 갈비를 위에 올려 ‘장어 갈비쌈’이라는 새로운 의식(儀式)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럼 손님은 “와, 이 집 연구했네! 이걸 발견한 집이구나!”라며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이게 무슨 ‘메디치 효과’니 뭐니 어려운 말로 포장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남들이 겁나서 못 하는 거, 대담하게 합쳐서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는 것. 이게 브랜딩이고, 이게 핵심입니다.
진짜 필살기: 불편함까지 제거하는 ‘삼종간 결합’
자, 이제 진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이종간 결합만으로는 2%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멈추면 당신은 그냥 ‘따라쟁이’일 뿐입니다. 진짜 고수는 한 발 더 나아갑니다.
나는 이걸 ‘삼종간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거창한 게 아닙니다. 두 개를 섞었을 때 생기는 ‘불편함’을 세 번째 장치로 없애주는 것. 이게 전부입니다.

떡을 만드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내가 제안했죠. “떡에다 크림치즈를 넣어봅시다.” 찹쌀떡과 크림치즈. 기가 막힌 ‘이종간 결합’이죠? 대박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보였습니다. 먹다 보면 손에 묻고 끈적거리는 불편함. 이걸 해결해야 했습니다.
“손님이 이걸 어떻게 먹으면 가장 편할까?”
그때 떠오른 게 ‘호두과자’였습니다. 크림치즈를 넣은 떡을 호두과자처럼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만드는 겁니다. ‘모찌 치즈’ 같은 이름으로 예쁘게 포장해서요. 불편함을 제거하는 순간, 평범한 떡은 ‘럭셔리 디저트’가 됩니다.

이게 바로 삼종간 결합의 본질입니다. 고객의 아주 사소한 고통과 불편까지도 해결해주는 치밀함. A와 B를 섞는다고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저희는 A와 B를 섞었고, 혹시 느끼실지 모르는 불편함까지 C라는 방법으로 해결해드렸습니다. 저희는 그런 ‘해결사’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고객은 당신의 브랜드에 완전히 기대게 됩니다.
그래서, 당신은 뭘 팔고 있습니까?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머리 싸매고 고민만 하지 마세요.
당신의 주력 메뉴와 어울릴 만한 ‘호감 가는’ 재료 하나를 찾으십시오.
그 둘을 섞어 세상에 없던 ‘경험’을 만드십시오.
그 경험 속에서 고객이 느낄 ‘사소한 불편함’을 찾아내십시오.
그 불편함을 해결할 세 번째 ‘신의 한 수’를 더하십시오.
장사는 이제 ‘열심히’만으로 안 됩니다. ‘다르게’, 그리고 ‘친절하게’ 해야 합니다. 당신의 가게는 그냥 물건을 파는 곳입니까, 아니면 고객의 불편함까지 해결해주는 ‘해결사’입니까? 명심하세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자만이 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아 빛나는 별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