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찾은 생존의 열쇠: ‘경험’을 팔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홍콩에서 찾은 생존의 열쇠: ‘경험’을 팔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6월 24일
수정일: 2025년 6월 24일

당신의 가게는 ‘음식’을 파는가, ‘경험’을 파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폐업률 80% 시대의 다음 통계는 당신 차례가 될 수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는 천정부지인데, 고객의 지갑은 굳게 닫혔다. 경쟁의 지옥도, 홍콩에서 날아온 생존의 힌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홍콩 유력 언론 SCMP(South China Morning Post)에 소개된 신규 매장들은 한목소리로 외친다. ‘맛은 기본, 이제는 경험이다.’ 단순히 음식을 넘어 콘셉트, 스토리, 공간 경험을 파는 이들의 생존 공식 속에서, 대한민국 자영업자가 붙잡아야 할 3가지 코드를 분석했다.

생존을 가르는 3가지 차별화 코드

홍콩의 신규 강자들은 저마다의 무기로 고객을 유혹한다. 그들의 전략은 단순히 ‘힙한’ 인테리어를 넘어, 고객의 시간과 돈을 기꺼이 쓰게 만드는 치밀한 설계에 기반한다.

코드 1. 콘셉트, 공간의 언어가 되다 (휘게, Hygge)

홍콩 휘게 크레페
홍콩 휘게 레스토랑 (출처: Hygge 인스타그램)

첫 번째 코드는 ‘명확한 콘셉트’다. 덴마크어로 ‘안락함’을 뜻하는 레스토랑 ‘휘게(Hygge)’는 이름 그대로 북유럽의 편안한 감성을 공간 전체의 언어로 사용한다. 이미 첫 매장의 성공으로 더 넓은 곳으로 확장 이전했다는 사실은, 고객들이 이 콘셉트에 열광했음을 증명한다.

  • 생존 공식: "우리 가게는 예쁘다"는 막연한 자랑은 힘이 없다. "우리 가게에 오면 '휘게'를 느낄 수 있다"는 구체적인 감성적 가치를 제안해야 한다. 익숙한 크레페와 피자 사이에 홍콩식 전복 리소토, 구운 청어 같은 독특한 메뉴를 배치해 ‘편안함 속 새로운 경험’이라는 콘셉트를 완성한 점도 영리하다. 잘 만든 콘셉트는 충성 고객을 낳고, 성장의 가장 확실한 발판이 된다.


코드 2. 스토리, 돈으로 살 수 없는 무기 (타비아, Tabià)

홍콩 타비아
타비아 (출처: SCMP)

두 번째 코드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이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지역의 가정식을 선보이는 ‘타비아(Tabià)’는 ‘형제가 어린 시절 할머니와 보낸 추억’이라는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 생존 공식: 고객은 음식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지갑을 연다. ‘왜 이 음식을 만드는가’, ‘이 공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라는 스토리는 고객과 강력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한다. 알프스 농가를 연상시키는 따뜻한 원목 인테리어, 소박한 장식, 그리고 ‘따뜻한 이탈리아식 환대’ 서비스까지. 음식, 공간, 서비스가 하나의 스토리로 일관될 때, 가게는 단순한 식당을 넘어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된다.


코드 3. 공간, 경계를 허물다 (펜티 뷰티 팝업)

펜티 뷰티 홍콩 팝업
펜티 뷰티 홍콩 팝업 (출처: HONGKONG TIMESQUARE)

세 번째 코드는 ‘경험을 위한 공간의 재해석’이다. 가수 리한나의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가 연 팝업스토어는 외식업에 중요한 영감을 준다. 그들은 화장품을 파는 공간을 ‘빈티지 시네마’ 테마로 꾸몄다. 80년대 홍콩 영화관의 네온사인을 재현하고, 구매 고객에게 홍콩 명물인 에그 와플 모양 스펀지를 증정하며 ‘힙한 경험’과 ‘지역색’을 버무렸다.

  • 생존 공식: 당신의 가게는 꼭 ‘음식만’ 팔아야 할까? 공간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비어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 쿠킹 클래스, 원데이 클래스 대관, 소규모 공연, 다른 업종과의 협업 팝업 등은 새로운 수익원이자 강력한 바이럴 포인트다. 고객에게 ‘인증하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경험을 제공하면, 그들이 스스로 최고의 마케터가 되어준다.

지금 당장, 당신의 가게에 던져야 할 3가지 질문

홍콩의 사례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맛은 이제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한의 자격일 뿐, 승패는 그 이상의 가치에서 갈린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가게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우리 가게만의 ‘한 문장 콘셉트’는 무엇인가?
    메뉴 너머에 있는 우리 가게의 정체성,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은 핵심 가치를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이것이 모든 전략의 시작점이다.

  2. 고객의 ‘오감 경험’을 설계하고 있는가?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의 향기, 배경 음악, 조명의 온도, 식기의 질감, 직원의 말투까지. 고객이 머무는 모든 순간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있는가?

  3. 우리 공간의 ‘새로운 쓰임새’는 없을까?
    식사 시간 외에, 가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거나 추가 수익을 만들 방법은 없는가? 공간의 잠재력을 100%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하라.

경쟁은 언제나 치열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잊지 못할 경험을 파는 가게는 반드시 살아남는다.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싸우고 있다면, 당신의 전략은 이미 틀렸다.

홍콩 휘게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