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의 짜증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 페인 포인트
케이크 위 촛농에서 1,000만 달러 사업을 발견한 창업가. 스타벅스, 도미노피자, 그리고 파산한 프레시코드 사례를 통해 고객의 '불편함'을 돈으로 바꾸는 전략의 핵심을 파헤칩니다.
아들의 생일 케이크 위로 녹아내리는 촛농을 보고 한 창업가는 ‘먹을 수 있는 초’를 개발, 미국 투자 서바이벌 ‘샤크 탱크(Shark Tank)’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1,0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기발한 아이템의 성공기가 아닙니다. 우리 매장 곳곳에 숨어있는 고객의 ‘불편함(Pain Point)’이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오늘, 우리는 고객의 작은 짜증 속에 숨겨진 거대한 기회를 발견하는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불편함은 비용이 아닌 ‘원재료’다
많은 사장님들이 고객 불만을 비용으로 여깁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사과하고, 때로는 보상해야 하는 귀찮은 일이죠.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이 불편함은 우리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최고의 ‘원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고객 불만을 기회로 전환하는 노력은 고객 유지율을 평균 8% 높이고, 매출을 최대 30%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고객 문제로 발생하는 월 73억 파운드의 막대한 비용을 생각하면, 이는 방어적인 고객 관리를 넘어 가장 공격적인 성장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먹는 초’ 브랜드, 렛 뎀 잇 캔들스(Let Them Eat Candles)는 ‘촛농이 음식을 더럽힌다’는 불편함을 ‘생일의 마지막 장식까지 먹는다’는 즐거운 경험으로 확장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페인 포인트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문제를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해결 과정을 통해 고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전제가 있습니다. 이 혁신적인 해결책은 반드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위에서 구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거인들은 어떻게 불편함을 다루는가
이러한 전략은 이미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들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그들은 고객의 불편함을 시스템과 기술로 해결하고, 이를 곧바로 매출 성장으로 연결합니다.
스타벅스의 ‘라인 볼크’ 해결법
스타벅스는 긴 드라이브스루 대기열 때문에 고객이 주문을 포기하는 현상, 이른바 ‘라인 볼크(Line balk)’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듀얼 레인(dual-lane) 시스템과 모바일 주문 통합 플랫폼을 도입했고, 그 결과 2023년 애리조나의 한 매장에서는 26%의 매출 증가를 확인했습니다. 고객의 시간 낭비라는 불편함을 매장의 운영 효율성 증대와 매출 상승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도미노피자의 ‘핀포인트 딜리버리’
도미노 피자는 ‘주소가 없는 해변이나 공원에서도 피자를 먹고 싶다’는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고들었습니다. 기존 배달 시스템의 한계를 넘기 위해 2023년, 구글맵스(Google Maps)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도미노 핀포인트 딜리버리(Domino's Pinpoint Delivery)’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이는 배달 불가 지역이라는 불편함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야외 활동이라는 새로운 피자 소비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까지 가져왔습니다.
물론 거대 자본 없이도 페인 포인트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온라인 튜터링 일거리가 줄어든 한 청년은 자신의 개인적인 어려움을 역이용, 재치 있는 문구를 붙인 캔들을 주문 제작(Print-on-demand) 방식으로 판매하여 연 46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가로 변신했습니다. 이는 문제의 크기가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화려한 해결책 뒤에 숨은 그림자
하지만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화려한 아이디어에 가려진 운영의 복잡성과 수익성의 함정을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먹는 초’ 아이디어조차 ‘샤크 탱크’의 모든 투자자를 설득하지는 못했습니다. 유명 사업가인 마크 큐반(Mark Cuban)과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는 느린 성장세와 직접 소비자 판매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투자를 포기했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여전히 초콜릿 제품의 계절별 배송 문제라는 새로운 운영상의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복잡성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프레시코드의 뼈아픈 교훈
국내에서는 프레시코드(Freshcode)의 사례가 우리에게 더 큰 경고를 던집니다. 그들은 점심시간 배달 지연, 높은 배송비, 음식물 쓰레기라는 샐러드 시장의 3대 페인 포인트를 ‘프코스팟’이라는 거점 픽업 시스템으로 완벽에 가깝게 해결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2021년 매출 111억 원이라는 폭발적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혁신적인 모델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늘어나는 매출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영업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채, 결국 시장에서 퇴장해야 했습니다.
프레시코드의 실패는 우리에게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줍니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 그 해결책이 반드시 사업적으로도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의 ‘촛농’은 무엇입니까
사장님, 오늘 하루 매장을 다시 한번 둘러보십시오. 고객들이 말없이 감수하고 있는 불편함, 직원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비효율, 그 안에 사장님의 다음 성장 엔진이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케이크 위에서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촛농 같은 그 ‘불편함’을 발견하는 예리한 관찰력, 그리고 프레시코드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그것을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설계하는 전략적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고객의 짜증을 새로운 경험과 매출로 바꾸는 여정, 그 시작은 우리 가게의 가장 사소한 불편함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매장에 흐르는 ‘촛농’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먹음직스러운 기회’로 바꾸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