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줄 서는 가의 비밀

투자자가 줄 서는 가의 비밀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9월 25일
수정일: 2025년 9월 25일

외식 브랜드 M&A, 성공적인 매각을 위한 투자자의 핵심 평가 기준 3가지를 분석합니다. 수익성, 확장성, 브랜드 가치를 높여 당신의 가게를 투자가치 높은 자산으로 만드는 구체적 전략을 확인하세요.

매출은 안정적이지만 미래는 어딘가 불안합니다. 이 치열한 전장에서 묵묵히 버텨온 사장님들께 누군가 묻습니다.

“당신의 브랜드, 객관적으로 얼마의 가치를 가집니까?”

시장의 냉혹한 현실

요즘 같은 불황에도 일본에서는 ‘호테이짱(ほていちゃん)’ 같은 대중 선술집이 투자사에 성공적으로 인수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한때 M&A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노랑통닭과 버거킹마저 새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호테이짱(ほていちゃん) 본점 [출처 : 호테이짱]

이는 ‘맛집’이라는 명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냉혹한 현실의 증명입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이 글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투자자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사고 싶어 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핵심 조건을 M&A 전문가의 시선으로 파헤칩니다.

투자자가 평가하는 3가지 핵심 조건

투자자가 당신의 가게 문을 열고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아닙니다. 바로 ‘숫자’입니다. 그들은 냉정한 기준을 통과한 브랜드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첫 번째 관문: 사장님의 ‘감’이 아닌, 숫자로 증명되는가?

투자자의 언어는 ‘이익’입니다. M&A 협상 테이블에서 공용어처럼 쓰이는 두 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연매출’‘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입니다. 이는 당신 브랜드의 현재 가치를 측정하고 미래 현금 창출 능력을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객관적인 잣대입니다.

출처 : 호테이짱

‘호테이짱’의 사례를 봅시다. 일본 전문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이 브랜드는 점포당 10~13%라는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막연한 추정치가 아닙니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모두 고려한 업계 전문가의 냉정한 분석 결과입니다.

이 숫자가 왜 대단할까요?

일본 외식업계는 “장사는 잘되는데, 이익은 최악”이라는 구조적 모순에 빠져 있었습니다. 대중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률이 고작 1~2%에 허덕이고, 같은 이자카야 업종의 평균 이익률은 고작 1~5%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혹독한 환경 속에서 ‘호테이짱’이 달성한 10% 이상의 이익률은, 단순히 ‘평균 이상’을 넘어선 ‘독보적인 성과’였던 셈입니다.

투자사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습니다.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업계 평균을 압도하는 검증된 수익성이야말로 불확실한 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담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식업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기에, 투자자는 이익의 ‘안정성’‘예측 가능성’까지 꿰뚫어 봅니다.

두 번째 핵심: 사장님 없이도 100호점까지 가능한가?

만약 사장님이 내일부터 한 달간 휴가를 떠난다면, 가게의 맛과 서비스, 매출은 그대로일까요?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아직 ‘창업자 리스크’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출처 : Freepik의 seventyfour작가

투자자는 ‘창업자 개인의 천재성’이 아닌 ‘재현 가능한 운영 시스템’에 투자합니다. 잘 만든 운영 매뉴얼, 표준화된 레시피, 체계적인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야말로 투자자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확장성의 심장’입니다.

누가 운영하든 일관된 품질과 경험을 보장하는 시스템의 유무가 맛집과 ‘기업’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하지만 급속한 확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관리 역량 없이 점포 수만 늘리는 전략은 브랜드의 근간을 흔드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지막 매력: 가격표를 넘어 고객의 마음을 사는 힘

한때 외식업계의 신화였던 ‘놀부’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브랜드는 한 번 쌓으면 영원한 자산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리하고 혁신해야 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사실입니다.

출처 : Freepik의 user22559005작가

강력한 브랜드는 가격 경쟁이라는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우리 가게만의 고유한 가치를 고객에게 약속하는 가장 강력한 ‘무형 자산’입니다. ‘호테이짱’이 저가 선술집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조금 더 비용을 내더라도 쾌적하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명확한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속에 어떤 단어로 기억되고 있는지, 그 단어가 경쟁사와 명확히 차별화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팔려고 내놓은 가게’가 아닌, ‘팔릴 수밖에 없는 브랜드’를 향하여

성공적인 M&A는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순간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전까지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하고 성장시켜왔는지에 따라 그 가치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브랜드를 파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창업자 없이도 성장하고,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 브랜드는 언제든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M&A를 준비하지 않더라도, 오늘 우리가 함께 짚어본 3가지 기준(수익성, 시스템, 브랜드)을 바탕으로 당신의 브랜드를 냉정하게 진단해보십시오. 그것이 바로 10년 뒤에도 살아남는 견고한 사업체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