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커피의 두 얼굴: 온도에 따라 쓴맛과 단맛이 변하는 이유

당신이 몰랐던 커피의 두 얼굴: 온도에 따라 쓴맛과 단맛이 변하는 이유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9월 30일
수정일: 2025년 9월 30일

커피 온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뜨거운 커피와 아이스 커피의 쓴맛, 단맛, 산미 차이는 혀의 온도 민감도와 브루잉(brewing)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온도별 맛의 변화와 콜드브루(cold brew)의 원리를 통해 최고의 커피 맛을 즐기는 법을 알아보세요.

출처 : Freepik의 farknot작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가 뜨거울 때와 차가울 때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이유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여기에는 혀가 맛을 인지하는 방식과 커피의 화학적 성분이 온도에 따라 변하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전문가들은 커피의 서빙 온도뿐만 아니라 추출 방식 자체가 맛의 차이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온도에 따라 변하는 혀의 미각 민감도

우리 혀의 미각 수용체는 온도에 따라 민감도가 달라진다. 연구에 따르면 혀는 체온과 비슷한 섭씨 35도 근처에서 단맛, 쓴맛, 감칠맛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온도가 이보다 훨씬 높거나 낮아지면 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둔해진다.

출처 : Freepik의 jakubzerdzicki작가

고온 (섭씨 60도 이상)

커피가 섭씨 60도 이상으로 뜨거울 때는 강렬한 향을 내뿜는 휘발성 화합물이 활발해져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지만, 미각 수용체의 민감도는 오히려 떨어져 섬세한 맛을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져 로스팅이 강한 커피도 비교적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다.

중저온 (섭씨 25도~50도)

반면 커피가 섭씨 31도에서 50도 사이로 식으면 숨어있던 맛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구간에서 단맛과 과일, 꽃과 같은 다채로운 풍미가 극대화되며, 섭씨 25도 정도의 시원한 온도에서는 산미가 가장 선명하게 느껴진다. 아이스 커피를 마실 때 특유의 상큼함이나 다른 풍미가 더 잘 느껴지는 이유다.

아이스 커피: 추출 방식이 만드는 맛의 화학적 차이

아이스 커피가 뜨거운 커피보다 덜 쓰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온도가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콜드브루' 방식으로 만든 아이스 커피는 화학적으로도 다른 특성을 가진다.

콜드브루 vs. 핫브루: 산성도와 쓴맛의 차이

핫브루 (Hot Brew)

일반적으로 뜨거운 물로 빠르게 추출하는 핫브루(hot brew) 방식은 커피의 산성 화합물과 쓴맛을 내는 성분들을 더 많이 녹여낸다. 이 커피를 식혀 얼음을 넣으면 쓴맛과 산미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

콜드브루 (Cold Brew)

그러나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에서 12시간 이상 천천히 커피를 추출한다. 이 과정에서는 뜨거운 물에서 쉽게 녹는 산성 화합물과 쓴맛 성분들이 덜 추출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콜드브루 커피는 핫브루 커피보다 산성도가 최대 67% 낮아 맛이 훨씬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단맛을 낸다.

결론적으로 커피 한 잔의 맛은 원두의 종류뿐만 아니라 추출 방식과 마시는 온도라는 두 가지 큰 변수에 의해 완성된다.

전문가들은 커피를 마실 때 천천히 온도의 변화를 느끼며 맛의 스펙트럼을 경험해보는 것도 커피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