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앞세운 AI, '인간미'를 잃어가다

효율 앞세운 AI, '인간미'를 잃어가다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10월 30일
수정일: 2025년 10월 30일

기업들의 'AI 퍼스트' 선언은 효율을 높이지만, 인간미 상실과 고객 경험 저하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선 기술 도입과 함께 인간적 가치와 윤리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전략이 필수적이다.

최근 테크·IT 기업 사이에서 ‘AI 퍼스트(AI First)’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략은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AI를 도입해 조직을 슬림하게 만들고 생산성을 높이며, 관리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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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2025년 9월,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 피버(Fiverr)는 전체 직원의 30% 감축과 함께 “AI 기반의 재편”을 공식화했다. 주력 사업인 디지털 서비스 중개 역시 AI 자동화로 전환되어, 전통적 인력 구조와는 달리 소규모·고효율로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피버의 이 결정은 글로벌 빅테크,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도 앞서 대규모 AI 투자를 통해 유사한 조직 슬림화와 효율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강한 흐름임을 재확인한다.

AI 전환의 그림자: 효율 너머의 과제

이러한 AI 중심 전환 흐름은 단순한 효율 혁신 그 이상이다.

인간미 상실과 고객 경험 저하

실제 글로벌 브랜드 실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퓨처브랜드(FutureBrand) 심층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AI 퍼스트’라는 용어조차 처음 들었으며, 다수는 “AI 전환 자체가 혁신과 효율성 제고에는 기여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동시에 27%는 ‘인간미, 감성 보완’이 부족해질 것, 25%는 “고객 경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AI 슬롭(sloppiness)’ 즉, 무분별한 AI 콘텐츠 생성으로 브랜드의 창의성이 떨어질 위험과, 개인정보 보호 이슈, 일자리 상실의 사회적 비용 등도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됐다.

이해관계자 간의 시각차

특히 사례 분석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AI 중심 전략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동일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부 조직에서는 효율,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장 동력 확대라는 긍정 평가가 많지만, 고객과 실무진, 파트너 등 현장에서는 “기계화된 응대, 인간적 접점 약화”에 따른 불신 또는 불확실성이 크게 제기된다. 예컨대 듀오링고(Duolingo)는 AI 도입으로 콘텐츠 개발을 자동화하며 “일부 계약직 축소”를 단행, 투자자 환호와 동시에 사용자 커뮤니티의 반발도 겪었다. 흥미롭게도 CEO는 이후 “정규직 해고는 없었다”며 진화(鎭火)에 나섰지만, 이미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 사례로 평가된다.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해서

외식 브랜드 대표 등 국내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점은, AI 퍼스트 선언이 단순 기술 혁신 차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효율 중심 구조 혁신의 긍정적 효과나 투자자 유인은 분명하나, 브랜드의 차별화, 신뢰감, 서비스 ‘인간미’가 저하되는 순간 오히려 중장기적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

출처 : Freepik

외식업 특성상 고객 직접 접점이 많고 감성적 경험이 중요하기에, AI 도입 시에도 서비스 본질과 문화적 감성, 현장 실무자 역할 보호 및 데이터 윤리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즉, AI 전환 로드맵은 기술 도입의 속도만큼이나 현장 신뢰, 소비자 경험, 데이터 윤리, 조직 문화 등의 전반적 전략 체계를 반드시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