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차 시대’ 저물고 ‘호지차’가 뜬다
말차 공급난으로 저카페인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호지차가 글로벌 F&B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말차(Matcha)로 대표되던 일본 녹차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최근 일본의 전통 볶음녹차인 호지차(Hojicha)가 글로벌 카페와 디저트 업계에서 주목받으며, 기존 말차의 절대 강자 위치에 도전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 내외 차(茶) 산업 구조와 소비자 기호의 변화, 그리고 전 세계적인 F&B 트렌드의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말차 쇼티지’와 외식 브랜드의 새로운 기회

일본 농림수산성(MAFF)과 글로벌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3년 일본 말차 생산량은 1,471톤에서 4,176톤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생산량이 정점에 가까워지며 공급망이 한계에 부딪히고, 전체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주요 말차 제조사들은 판매 수량을 제한하고, 전 세계 주요 카페와 유통업체 역시 고급 말차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차 공급망의 한계와 원가 상승
말차는 전통성과 프리미엄성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약 50억 달러 시장 성장이 예상되나, 현지 생산 기반의 한계와 장기화된 인력난, 느린 생산 공정(찻잎 재배 및 분쇄 공정상 최소 5년 필요) 등으로 공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원가 상승과 공급 불안정으로 이어져 외식 브랜드들이 대안을 모색하게 만드는 핵심 배경이 된다.
호지차, ‘저카페인·원가 안정성’으로 블루오션 부상
이러한 상황에서 호지차는 부담 없는 가격 구조와 부드럽고 구수한 풍미, 낮은 카페인 함량 등 차별적 속성으로 빠르게 소비자층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 데이터 예측에 따르면, ‘hojicha powder(호지차 파우더)’에 대한 검색량과 관심이 2024년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여름 카페 음료 트렌드와 맞물려 2025년 6월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hojicha latte mix’, ‘hojicha tea bags’ 등 간편 제품군도 급성장하며 다양한 외식 상품 및 디저트에 활용되고 있다. 구운 견과류, 캐러멜, 스모키한 풍미 등 특색 있는 맛 덕분에 라떼,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카페 디저트 메뉴 확장성이 뛰어나다.
차별화된 풍미와 건강 트렌드
건강 이슈도 중요한 성장 동인이다. 호지차 한 잔의 카페인 함량은 7~40mg 수준으로 말차, 커피 대비 부담이 적고, 저녁 시간이나 카페인에 민감한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식 업장의 타깃 세분화에도 유리하다.
해외 도입 사례와 국내 시장 시사점

인도, 홍콩, 동남아 등 주요 신흥 소비 시장에서는 스타벅스, 크리스피 크림 등 글로벌 F&B 브랜드가 이미 말차와 호지차를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에 적용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F&B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신메뉴 개발의 핵심 키워드로 ‘저카페인, 다변화, SNS 비주얼’이 강조되는데, 호지차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최적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SNS·인스타그램 등에서 ‘Coconut Hojicha Clouds’, ‘Hojicha Strawberry Cold Foam Latte’ 등 비주얼 중심의 신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F&B 브랜드가 경쟁 우위와 메뉴 차별화를 노린다면, 호지차 소재의 라떼, 베이커리, 디저트 개발 및 ‘저카페인’, ‘부드러운 구수함’, ‘SNS 감성’ 등 고객 소구 포인트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신규 트렌드는 이미 호지차에 ‘편의형 파우더 및 믹스’ 집중, ‘웰니스’ 니즈 반영, 카페 및 B2B 공급 확장 등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대안’을 넘어 ‘차별화’로
결국, 외식 브랜드들은 ‘말차의 대안’이 아닌 “차별화된 메뉴 확장”의 관점에서 호지차 트렌드를 읽고, 원가와 공급 안정성, 고객 타깃의 다층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투자 타이밍을 맞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