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 열풍 너머, '알룰로오스·기능성'이 이끄는 차세대 음료 혁명

제로 슈거 열풍 너머, '알룰로오스·기능성'이 이끄는 차세대 음료 혁명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11월 3일
수정일: 2025년 11월 3일

소비자, 기술, 정부 규제가 바꾸는 건강 음료 시장. '제로 슈거'를 넘어 기능성과 혁신 대체당의 시대로 진입하며 업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음료 시장이 '건강'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제로 칼로리'로 대표되던 저당 트렌드는 이제 혈당 관리, 장 건강 등 구체적인 기능성을 앞세운 제품과 혁신적인 대체 감미료 기술, 그리고 각국 정부의 설탕세 도입 논의와 맞물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의 인식 변화, 기술의 발전, 정책적 압박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작용한 필연적인 결과다.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 '건강'이 곧 가치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건강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풀무원녹즙의 '식물성유산균 혈당엔'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병을 돌파하며 기능성 음료 시장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출처 : freepik의 jruiz1708작가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포함한 이 제품의 성공은 소비자들이 막연한 건강 관리를 넘어 '혈당 조절'과 같은 명확한 목표를 가진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뉴질랜드에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2029년까지 약 40억 뉴질랜드 달러(약 3조 3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도 궤를 같이한다. '마시지만 취하지 않는' 건강한 사교 문화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혁신이 답하다: 맛과 건강 모두 잡은 대체 감미료

소비자의 요구는 기술 혁신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설탕을 빼면서도 맛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차세대 대체 감미료 개발로 이어졌다.

출처 : Freepik의 rrrmmm22작가

기존 스테비아의 단점으로 꼽히던 쓴 뒷맛을 개선한 '스테비아 3.0'은 설탕보다 300배 높은 당도를 자랑하며 저당 음료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무화과 등 자연에서 발견되는 희소당인 '알룰로오스(Allulose)' 역시 주목받는 신소재다. 최근 삼양사의 알룰로오스가 중국 시장에서 신식품 원료로 공식 승인되면서, 아시아 저당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중국의 차(茶) 음료 브랜드 '나이쉐의차(奈雪の茶)'가 업계 최초로 알룰로오스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기업들의 발 빠른 제품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 '설탕세'가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이 변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래, 현재 50여 개국이 관련 제도를 시행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국정감사를 계기로 설탕세 도입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 예방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물가 상승, 저소득층 부담 증가라는 현실적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출처 : Pexels의 Marvin Mariano작가

달라진 시장, 낮아진 저항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점은 '제로 슈거' 제품의 대중화로 설탕세 도입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로 음료 시장은 2022년 3,683억 원 규모로 2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하며 대체 가능한 선택지가 충분히 마련되었음을 시사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026년부터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등급제 설탕세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저당 제품 개발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래 음료 시장의 삼각편대

결론적으로 현대의 음료 시장은 소비자의 '건강 가치' 추구, 이를 실현하는 대체 원료 기술의 혁신, 그리고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라는 삼각편대가 이끄는 거대한 변혁의 중심에 서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저당·저칼로리를 단순한 마케팅 포인트가 아닌,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 이 세 가지 흐름을 성공적으로 읽어내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가에 따라 미래 시장의 판도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