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전쟁 2막: 속도보다 가치와 기술

배달 전쟁 2막: 속도보다 가치와 기술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11월 4일
수정일: 2025년 11월 4일

배달 플랫폼이 속도 경쟁을 넘어 기술 제휴와 서비스 혁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외식 매장은 주문 정확도 기술, 전략적 파트너십, 투명성 확보를 통해 새로운 가치 경쟁에 대비해야 합니다.

출처 : Unsplash의 Rowan Freeman작가

배달 플랫폼의 경쟁 시계가 다르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누가 더 빠른가'의 속도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습니다. 이제 이들은 기술 파트너이자 서비스 혁신가로서, 외식 비즈니스의 영역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메이퇀(美团)이 드론으로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미국의 도어대시(DoorDash)가 식료품 유통사와 손을 잡는 현상은 단순한 해외 사례가 아닙니다. 우리 매장의 주문 관리 방식과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CASE 1: 기술 투자, 신뢰를 데이터로 증명하다

중국의 거대 플랫폼 메이퇀은 배달의 개념을 첨단 기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29일, 선전(深圳) 지역에서 드론 야간 배달을 상용화하며 물류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주목할 지점은 기술을 '신뢰'와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메이퇀은 주방 내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명주량조(明厨亮灶)' 캠페인에 약 930억 원(5억 위안)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했습니다.

출처 : Freepik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가맹점의 주문량은 평균 5%에서 최대 8.6%까지 늘었고, 고객 불만 접수는 23%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빠른 배달을 넘어, 음식의 안전과 위생이라는 가치를 소비하기 시작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기술 투자가 어떻게 실질적인 매출 증대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지 증명한 셈입니다.

CASE 2: 경계를 허무는 제휴, 경쟁에서 협력으로

출처 : Freepik

플랫폼의 영토 확장은 산업 간의 경계도 허물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식료품 체인 중 하나인 크로거(Kroger Co.)는 2025년 10월 1일부터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와의 파트너십을 전국 2,700개 매장으로 확대했습니다. 과거 경쟁자로 여겨질 수 있던 식료품 소매업과 배달 플랫폼이 손을 잡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적 제휴를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배달 플랫폼을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채널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고객과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할 것인가. 이종 산업과의 협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CASE 3: 오차율 제로 도전, 하드웨어가 답하다

출처 : Freepik의 mdjaff작가

고객 경험의 정점은 결국 정확한 주문에서 완성됩니다. 아무리 빠른 배달도 주문이 잘못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됩니다. 도어대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9월 30일, ‘스마트스케일(SmartScale)’이라는 하드웨어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스마트스케일은 정밀 계량 기술에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을 결합해, 포장된 주문 내용물에 이상이 감지되면 실시간으로 매장에 알림을 보냅니다. 이는 배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적 오류(human error)를 기술로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배달 주문의 오류를 줄이는 것은 비용 절감을 넘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재주문을 유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금, 우리 매장이 해야 할 세 가지

글로벌 플랫폼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곧 국내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화의 흐름 위에서 우리 매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세 가지 실행 가능한 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술로 주문 정확도를 확보하라.

도어대시의 스마트스케일처럼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AI 기반의 재고 관리나 주문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합니다. 사소한 배달 실수가 쌓여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를 잃게 되는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전략적 파트너십의 기회를 모색하라.

이제는 플랫폼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때입니다. 공공 배달 앱이 제공하는 소비자 쿠폰 혜택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을 기획하거나, 지역 내 다른 업종과 협력하여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투명성을 통해 가치를 증명하라.

메이퇀의 '명주량조' 사례는 거창한 자본이 없어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매장 내 CCTV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거나, 조리 과정을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식품 안전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현재의 트렌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배달 시장의 진화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읽고 기술과 협력, 그리고 신뢰라는 키워드를 매장 운영에 녹여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