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왜 필요한가

명상은 왜 필요한가

권영미 몸숨쉼정원 원장
작성일: 2025년 10월 29일
수정일: 2025년 10월 29일

‘명상(瞑想, Meditation)’은 한자로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명상의 본래 의미는 단순히 눈을 감는 것을 넘어섭니다. 불교 경전에서 명상을 ‘마음을 고요히 하여 진리를 관조하는 것’이라 하였고, 서양의 심리학에서는 이를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고 부릅니다. 즉, 명상이란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알아차리고,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의식의 연습입니다. 명상은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눈을 감는 이유는 세상과 단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소음보다 더 미묘한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명상은 마음의 방향을 바깥이 아닌 ‘안쪽’으로 돌려놓는 행위이며, 내면의 평화를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쉴 틈 없는 일상 속에 놓여 있습니다. 과도한 정보, 빠른 속도,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몸과 마음은 늘 긴장되어 있고, 뇌는 지속적으로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시작입니다.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마음은 쉽게 지치고, 회복되지 못한 피로가 쌓여 결국 ‘번아웃(Burnout)’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럴 때 명상은 단순한 심리적 위로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위한 과학적 도구로 작용합니다. 명상 중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수와 혈압이 안정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합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규칙적인 명상은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불안과 우울을 완화하며, 집중력과 수면의 질을 높인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Frontiers in Psychology>(2021)의 연구에서는 하루 10분의 명상이 업무 스트레스와 정서적 피로를 완화하고 번아웃을 예방한다는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이처럼 명상은 단순히 마음의 평온을 얻는 방법을 넘어, 삶의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명상은 일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정기적으로 명상을 실천하며 이를 자신의 조직 문화에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40년 이상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을 꾸준히 이어오며 창작과 삶의 통찰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빌 게이츠(Bill Gates)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재는 주 2~3회, 한 번에 약 10분씩 명상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앱 ‘헤드스페이스(Headspace)’와 그 창업자 앤디 푸디컴(Andy Puddicombe)의 안내 덕분에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명상은 단지 신비주의나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내 머릿속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운동과 같은 것”이라고 비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명상이 단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삶의 질과 내면의 성숙을 높이는 생활 습관임을 보여줍니다.

명상의 핵심은 ‘비워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호흡 하나, 감정 하나에도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인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명상의 문턱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 짧은 순간들이 쌓여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키고, 스트레스의 파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해줍니다.

명상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마음이 쉬어야 몸도 살고, 멈춤이 있어야 다시 걸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단 몇 분이라도 눈을 감고 내 호흡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바깥세상에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주체로 서 있게 될 것입니다.

권영미 몸숨쉼정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