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주역은 따로 있었다

K-푸드의 주역은 따로 있었다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11월 21일
수정일: 2025년 11월 21일

K-푸드 수출액 100억 달러 돌파! 편의점 간식, '스와이시' 고추장이 이끈 세계인의 식탁 침투 전략과 로봇 푸드테크 미래를 통해 당신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으세요.

K-푸드 수출액이 사상 최단 기간인 295일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전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로, 김치와 라면을 필두로 한 K-푸드의 영토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가 가리키는 현상은 단순한 수출 증가 그 이상입니다. 이제 K-푸드는 특별한 날에 찾는 외식 메뉴를 넘어, 세계인의 일상과 식문화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외국인 신용카드 거래 1,300만 건, 편의점으로 향하다

출처 : Freepik의 galitskaya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과거 불고기, 비빔밥 등 전통 한식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라면, 김밥, 편의점 간식이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습니다. 2025년 상반기 한국관광공사의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증명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 지출 분석 결과, 편의점에서의 거래 건수는 1,300만 건으로 K-푸드 관련 카테고리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연평균 35%라는 가장 높은 지출 증가율을 보였고, 편의점 간식(34%), 와플 및 크로플(25.5%)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떡과 한과 같은 전통 간식 구매 역시 전년 대비 76.9% 급증하며 일상적인 한국의 맛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K-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길거리 토스트 역시 설탕을 뿌려 완성하는 특유의 ‘단짠’ 매력으로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K-푸드의 소비 경험이 파인 다이닝을 넘어, 보다 캐주얼하고 접근성 높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연평균 6.5% 성장, 세계는 ‘고추장’에 주목한다

출처 : Freepik의 thanthima

K-푸드 확산의 중심에는 한국의 독창적인 ‘맛’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의미하는 ‘Sweet + Spicy)’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며, 고추장이 그 중심에 섰습니다. 북미 아마존 소스 카테고리에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으며, 틱톡(TikTok)에서는 고추장을 활용한 수백 가지 퓨전 레시피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쉐이크쉑(Shake Shack)의 ‘코리안 스타일 프라이드 치킨 버거’나 케틀(Kettle)의 ‘스위트 앤 스파이시 고추장 칩’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글로벌 고추장 시장은 2024년부터 연평균 6.5% 성장해 2030년 약 9억 8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은 특허받은 발효 기술로 맛의 일관성을 확보한 김치 쿠킹 소스를 브라질, 프랑스 등 12개국에 수출하며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는 K-소스가 단순히 완제품을 넘어, 현지 외식 브랜드들이 메뉴 혁신을 위해 채택하는 핵심 식재료로 포지셔닝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일본의 ‘한국 포장마차 핸섬’이 마라탕에 한국 어묵과 떡볶이를 접목한 ‘한국풍 마라탕’으로 현지 젊은 층을 사로잡은 것처럼, K-소스와 식재료는 다른 문화권의 음식과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부터 B2B까지, 시장별 맞춤형 진출 전략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은 단 하나의 성공 공식이 아닌,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춘 다각적인 전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맘스터치(Mom's Touch)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1호점을 열며 중앙아시아 할랄 시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현지 물류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향후 60개 매장 확장을 목표로 합니다. 일본에서는 한국 식품 전문 슈퍼마켓 예스마트(Yesmart)가 7호점을 개점, 1,500종 이상의 한국 식품과 K-컬처 상품을 유통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출처 : Freepik의 tatoenjoy

미국에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한 ‘K-Food Fair B2B’ 행사가 K-콘텐츠 팬덤을 K-푸드 소비로 연결하는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43개 한국 식품 기업은 총 415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약 98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B2B 시장의 잠재력을 입증했습니다. 한편, 한국맥도날드의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글로벌 브랜드의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보여줍니다. 창녕 마늘, 보성 녹차 등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는 누적 판매량 1,800만 개를 돌파하고 글로벌 마케팅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현지화가 곧 세계적인 경쟁력임을 증명했습니다.

기술과의 접목, K-푸드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K-푸드의 확산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혁신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푸드 테크 접목은 표준화된 맛과 서비스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폭발적인 성장세 속에서 K-푸드의 다음 100억 달러는 어떤 맛과 형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될까요? 이제는 현지화 전략의 깊이와 기술 혁신의 속도가 그 답을 결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