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비스페놀 금지, 외식업계 연 14억 부담 폭탄!

EU 비스페놀 금지, 외식업계 연 14억 부담 폭탄!

작성일: 2025년 12월 7일
수정일: 2025년 12월 7일

EU 비스페놀 포장재 금지 및 미세플라스틱의 뇌 건강 위협 속, 외식업계는 연 14억 규제 비용에 직면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작은 변화로 수백 톤의 플라스틱을 감축한 사례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 포장재 전략과 혁신 솔루션을 알아보세요.

출처 : Freepik의 tohahaha

유럽연합(EU)이 2025년 1월부터 식품과 접촉하는 모든 포장재에 비스페놀(Bisphenols) 사용을 전면 금지합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규제가 아닌, 포장재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새로운 글로벌 표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비용 압박, 소비자 건강 위협, 그리고 끊임없는 혁신 요구 사이에서 외식업계의 포장재 전략은 이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해졌습니다.

연간 14억 원, ‘규제 비용’의 현실화

영국에서는 이미 ‘규제 비용’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2022년 도입된 플라스틱 포장재 세금(PPT, Plastic Packaging Tax)과 2025년 생산자책임재활용(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제도로 인해 식품 기업의 비용 부담이 급증했습니다. 음료 제조업체 벨부아 팜(Belvoir Farm)은 EPR 제도로 인해 연간 86만 파운드(약 14억 5천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소시지 브랜드 헥(Heck)은 15만 3천 파운드(약 2억 5천만 원)의 포장세금을 부담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리병처럼 무거운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무게 기반의 세금 정책 아래에서 더 큰 부담을 지게 되어, 현지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마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의 비스페놀 규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BPA뿐만 아니라 BPS, BPF 등 모든 비스페놀 계열 화학 물질이 금지 목록에 오르면서, 안전한 대체재를 찾고 공급망 전체를 전환해야 하는 과제가 모든 F&B 기업 앞에 놓였습니다.

미세플라스틱, 뇌에서 발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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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비용이 기업의 운영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면, 소비자 건강 문제는 브랜드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습니다. 최근 로드아일랜드대학교의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축적되어 알츠하이머 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식품 포장재에서 비롯된 유해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극적으로 증폭시켰습니다.

이러한 건강 위협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맛과 가격을 넘어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떤 용기에 담겨 오는지, 그 과정에서 잠재적 위험은 없는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외식업체가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 조리 도구, 배달 용기에 대한 안전성 검증 요구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감시 역시 강화되고 있습니다. 다논(Danone)은 플라스틱 포장재와 관련된 두 건의 소송 끝에 재활용의 한계를 인정하고 플라스틱 감축 계획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기업의 환경 관련 주장이 얼마나 투명하고 진실한지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핵심 잣대가 된 것입니다.

‘병목’을 줄이자 수백 톤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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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되는 압박 속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거창한 기술이 아닌, 작은 관점의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롯데칠성음료는 먹는 샘물 병의 입구 높이를 미세하게 낮추는 것만으로 연간 수백 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했습니다. 일본의 식품 기업 산쿠제루(St. Cousair)는 선물 포장 완충재를 바꿔 종이 사용량을 30% 줄이고, 병뚜껑의 플라스틱 캡 실을 없애 연간 400kg의 플라스틱을 감축했습니다.

더 나아가 순환 경제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간장 제조사 킷코만(Kikkoman)은 미쓰이 화학(Mitsui Chemicals)과 협력하여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 다시 식품 용기로 만드는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00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테트라팩(Tetra Pak)은 사용된 종이 음료 용기를 회수해 화장지나 테이블 상판으로 재활용하는 자원 순환 시스템을 선보였고, 대만에서는 냉동 두부에서 영감을 얻어 여러 번 재사용하고 퇴비화까지 가능한 ‘젤리 얼음’을 개발해 콜드체인 물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제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운영의 기본값

펩시코(PepsiCo), 네슬레(Nestlé)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조차 기존에 설정했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전략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단순히 선언적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임을 보여줍니다. 펩시코는 2030년까지 비재생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며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포장재 전략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고 규제를 피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안전한 소재를 선택하고, 폐기물을 줄이며, 자원을 순환시키는 모든 과정이 브랜드의 경쟁력이자 사회적 신뢰의 기반이 됩니다. 오늘 당신의 브랜드가 사용하는 포장재는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까? 그 포장재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과연 지속 가능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