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차음료 50억 이익 뒤편, 가격 전쟁 격화!
상반기 50억 위안 순이익을 기록한 중국 차음료 시장은 가격 경쟁 심화로 해외 진출과 건강 제품 혁신에 나섰습니다.
중국 신차음료(新茶饮) 시장의 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6개 주요 상장사의 순이익 합계는 5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9,4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폭발적인 성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만 개 이상의 매장을 돌파한 브랜드가 연이어 등장하며 시작된 극심한 가격 경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포화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다른 일부는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제품과 브랜드의 근본적인 혁신을 시도합니다. 중국 F&B 시장의 지각 변동은 이제 한국 외식 브랜드 오너들에게도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반기 순이익 50억 위안, 그러나 가격 전쟁은 시작됐다

2025년 상반기, 6개 주요 신차음료 브랜드는 총 330억 위안(약 6조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선두 주자인 미쉐그룹(蜜雪集团)은 매출 148.75억 위안, 순이익 27.2억 위안을 달성했고, 구밍(古茗)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1.5% 급증한 16.25억 위안을 기록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실적 뒤편에서는 시장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은 이미 "황금기"를 지나 "합리적 재편기"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시장 포화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들의 첫 번째 생존 전략은 2, 3선 도시 및 그 이하의 지역, 즉 '비수도권'으로의 확장입니다. 미쉐그룹은 전체 매장의 77%, 구밍은 81%를 이곳에 집중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해외 매장 4,700개 돌파: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

내수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또 다른 핵심 전략은 단연 해외 시장 진출입니다. 2025년 9월 기준, 45개가 넘는 중국 차 음료 브랜드가 약 1만 5천 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특히 미쉐빙청(蜜雪冰城, Mixue Bingcheng)은 12개국에 4,733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확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뉴욕 맨해튼에 이어 할리우드 TCL 차이니즈 극장 옆에 미국 2호점 개점을 예고하며 스타벅스가 철수한 매장까지도 고려 대상에 올렸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티(喜茶, Heytea)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집중,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핵심 상권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습니다. 컵당 6.9~9달러의 높은 가격대에도 '캘리포니아 선셋' 같은 현지 한정 메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중고가 시장을 공략하는 바왕차지(霸王茶姬, Ba Wang Cha Ji)는 지난 5월 LA 웨스트필드 쇼핑몰에 연 첫 미국 매장에서 하루 5,000잔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시장이 이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단맛과 유제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Z세대 사이에서는 차 음료 소비가 커피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거대 기업이 장악한 커피 시장과 달리, 차 음료 시장에는 아직 전국적인 선두 주자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기회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슬리밍 보틀부터 에너지 볼까지: '건강'에서 찾은 돌파구

해외 진출과 함께, 제품의 본질을 바꾸는 혁신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그 중심에는 '건강'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체중 관리 캠페인'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브랜드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웨이보(Weibo)에서 관련 해시태그 조회수가 4,700만 회를 기록할 정도입니다.
나이쉐의차(奈雪的茶, Naixue's Tea)는 아예 '그린 바이 나이쉐(Green by Naixue)'라는 레스토랑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김치 비프, 태국식 라임 치킨 등을 활용한 에너지 볼(energy bowl)을 20위안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며 외식업으로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후샹아이(沪上阿姨, Auntea Jenny)는 당근, 검은 장미 등 건강 재료를 활용한 'lively bottles'를 출시했고, 바왕차지는 'less burdensome' 차라는 메시지로 건강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 대응을 넘어, 가격 경쟁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부가가치 전략입니다.
스타벅스 100억 달러 매각설이 말해주는 것
이러한 중국 브랜드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기존 글로벌 강자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근 스타벅스가 1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로 중국 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물론 스타벅스는 항저우의 무형문화유산인 항저우 실크와 커피를 접목하는 등 현지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경쟁의 무게는 이전과 차원이 다릅니다. 한때 시장을 호령했던 립톤(Lipton) 역시 젊은 세대에게 '올드한' 브랜드로 인식되며 현지 브랜드에 밀려 고전 중입니다.
중국 브랜드들은 강력한 자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수 시장의 포화 상태를 해외 확장과 제품 혁신으로 돌파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한국의 F&B 브랜드 오너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제 우리 브랜드의 진짜 경쟁자는 바로 옆 가게가 아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