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을 매출로, 24만 명 모은 트래픽 민감도 전략
음료 브랜드 하오왕쉐이는 논란의 BJ 광고로 24만 명을 모았습니다. 트래픽을 매출로 바꾸는 최신 마케팅 전략과 스타벅스 사례를 확인하세요.
논란의 중심에 선 58세 인터넷 방송인에게 첫 광고를 맡긴다. 업계가 기피하던 이 선택으로 음료 브랜드 하오왕쉐이(好望水)는 라이브 방송에 24만 명을 끌어모았다. 이는 ‘트래픽 민감도’라 불리는 그들의 공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트래픽 민감도’: 논란과 팬덤을 매출로 바꾸는 기술

논란을 ‘밈’으로 소비하다
하오왕쉐이의 마케팅은 안정성보다 속도와 파급력을 우선한다. 2025년 7월, 이들은 논란 많던 방송인 나이나(那艺娜)의 첫 상업 광고를 집행했다. 경쟁사들이 그의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할 때, 하오왕쉐이는 오히려 ‘Lady Nana’, ‘제국의 가장 화려한 장미’ 같은 문구를 사용하며 그의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잠재적 비난을 ‘밈(meme)’으로 소비하게 만들어 단기 매출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것이다.
강력한 팬덤을 정교하게 공략
이들의 움직임은 특정 팬덤을 정교하게 공략할 때 더욱 명확해진다. 8월에는 팬덤이 강력한 두 남성 배우 왕칭과 펑젠위의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140만 위안(약 2억 6,400만 원)의 시간당 매출을 기록했다. 6월에는 업계가 주목하지 않던 오디오 소셜 플랫폼 ‘팅차오거(听潮阁)’와 협업했다. 5,000만 명의 팬을 보유했지만 아직 상업화되지 않은 플랫폼의 잠재력을 먼저 선점한 것이다.
ROI를 극대화하는 ‘피라미드식’ 마케팅
이러한 고효율 전략은 비용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나이나, 왕칭 등의 광고비는 수십만 위안 수준이었지만, 이를 통해 수백만 위안의 매출과 수십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하오왕쉐이는 전통적인 스타 마케팅의 고비용 구조를 탈피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장기 모델과 매출 견인을 위한 단기 앰배서더를 구분하는 ‘피라미드식’ 인물 활용 체계를 구축해 마케팅 투자수익률(ROI)을 극대화했다.
샤오홍슈의 진화: ‘발견’과 ‘구매’ 사이의 벽이 사라지다

콘텐츠와 구매를 하나로 잇는 플랫폼
하오왕쉐이의 전략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특히 중국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는 콘텐츠 소비와 구매 경험을 완전히 통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종차오즈다(Zhongcao Zhida, 种草直达)’라 불리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는 광고 게시물에 타오바오나 징동 같은 외부 이커머스 링크를 직접 삽입해, 사용자가 콘텐츠를 보는 즉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회
이 기능은 브랜드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샤오홍슈에 따르면 플랫폼 내 월 1억 7,000만 명의 사용자가 구매 조언을 찾고 있으며, 매일 600만 건의 구매 관련 문의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분산되어 있던 이 수요를 이제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데이터는 ‘콘텐츠 소비’와 ‘구매 연동’을 결합한 캠페인이 15일 후 구매 전환율을 최대 195%까지 끌어올렸음을 입증했다.
저관여 상품인 음료 카테고리에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강력하다. ‘심야 레시피를 보고 즉시 주문’하거나 ‘건강 정보를 접하고 바로 구매’하는 충동적인 소비 순간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더 이상 인지도와 매출 증대를 별개의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잘 기획된 콘텐츠 하나가 인지도 확보와 매출 전환을 동시에 해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온라인 관심사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스타벅스와 샤오홍슈의 연결

매장을 ‘관심사 커뮤니티’로 재정의하다
샤오홍슈를 활용한 마케팅은 신생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기업의 오프라인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5년 9월 샤오홍슈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내 1,800여 개 매장을 ‘관심사 커뮤니티 공간(Interest Community Space)’으로 전환했다. 반려동물, 수공예, 자전거, 달리기 등 4가지 주제에 맞춰 공간과 서비스를 재구성한 것이다.
온라인 트래픽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스타벅스의 이번 협업은 ‘커뮤니티’의 정의가 지리적 위치에서 관심사 기반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스타벅스 차이나 최고 성장 책임자는 “커뮤니티의 정의가 지리적 개념을 넘어, 공동의 관심사로 형성된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이제 고객들은 샤오홍슈 지도에서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스타벅스 매장을 검색하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교류한다.
온라인상의 막연한 트래픽을 실제 매장 방문과 소비 경험으로 전환하는 이 모델은 국내 외식 브랜드 운영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 그룹을 타겟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매장의 특별 이벤트나 서비스와 연동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매장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특정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회는 누구도 보지 않던 트래픽에 있다
전통적 강자 샹퍄오퍄오(香飘飘)가 시대 변화 속에서 고전하는 동안, 하오왕쉐이는 누구도 보지 않던 트래픽에서 기회를 찾았다. 2023년 매출 7억 위안(약 1,320억 원)을 돌파한 이들의 행보는 명확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 브랜드는 지금 어떤 트래픽을 놓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