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 클릭 시대, 클릭 대신 '선택'받는 마케팅 생존 전략
생성형 AI가 유발한 '제로 클릭'으로 검색 트래픽이 64% 증발했습니다. 새로운 마케팅 생존법으로 AI가 요약 못 할 깊이 있는 콘텐츠와 GEO(생성 엔진 최적화) 전략이 핵심입니다.

'제로 클릭' 시대, 마케팅의 종말인가
진화인가생성형 AI가 사용자의 검색 경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AI가 요약된 답변을 직접 내놓으면서, 웹사이트 트래픽 자체가 증발하는 '제로 클릭(Zero-Click)' 현상이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025년 10월 발표된 밸류즈와 노트의 공동 조사는 충격적인 현실을 드러낸다. 구글 검색 세션 중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는 제로 클릭 비율이 63.5%에 달한 것이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의 약 36%에서 1.8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다른 데이터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2025년 7월 퓨리서치센터는 구글 검색 결과에 'AI 개요'가 표시될 경우, 외부 사이트 클릭률이 15%에서 8%로 거의 반 토막 난다고 밝혔다. 같은 해 2월 베인앤드컴퍼니는 이미 자연 검색 트래픽이 15~2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히 트래픽 감소를 넘어, 소비자의 구매 결정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식료품 쇼핑마저 AI에게 묻는 소비자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식음료(F&B) 산업도 예외 없이 덮치고 있다. 2025년 가을 PwC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미 소비자의 48%가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며, 이들 중 40%는 제품 검색 및 비교에 AI를 활용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54%가 AI를 사용하는 등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

PwC는 2030년까지 소비자의 40%가 제품 비교에 AI를 사용하고, 3분의 1은 구매 결정 자체를 AI에 맡길 것으로 전망했다. 매장 진열대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매출을 확보하던 기존 CPG 마케팅 공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경고등이다. 이제 마케터들은 검색 알고리즘과 AI의 추천 로직이라는 새로운 전쟁터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야만 한다.
클릭이 아닌 '선택'을 유도하는 새로운 전략
플랫폼, 스스로 답을 찾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저마다의 해법을 모색 중이다. 일본 최대 음식점 예약 서비스 '타베로그'는 외부 AI에 의존하는 대신, 2026년 초를 목표로 자체 대화형 AI 기능을 앱에 탑재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자사가 보유한 방대한 매장 정보와 리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추천부터 예약까지, 모든 고객 여정을 플랫폼 안에서 완결시키려는 시도다. 외부 AI가 제공하는 파편화된 정보와 달리, 통일된 포맷과 신뢰도 높은 데이터로 완결된 경험을 제공해 고객 이탈을 막는 강력한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클릭 수'라는 낡은 지표를 버려라

모든 기업이 자체 AI를 구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성과 측정 방식이 절실하다. GMO테크는 AI를 경유한 사이트 유입량 같은 낡은 KPI는 이제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대신 '구매에 가까운 검색 키워드에 대한 SEO'와 '브랜드명을 포함한 지명 검색량의 증감'을 새로운 핵심 지표로 제안한다.
실제로 생화 통신 판매 업체 '하나큐피트'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생성 엔진 최적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 지명 검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AI의 요약 정보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이후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검색해 구매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로가 형성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AI가 요약할 수 없는 것을 제공하라
콘텐츠 전략의 무게중심도 깊이로 이동하고 있다. 검색 유입 규모로 예측되는 수치보다 실제 AI 경유 유입이 4배 높게 나타난 콘텐츠 플랫폼 '노트'의 사례는 중요한 통찰을 준다. AI가 쉽게 요약하기 어려운 독창적인 경험이나 깊이 있는 분석을 담은 콘텐츠가 결국 클릭을 유도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반면, 단순 사실 정보 요약에 강점이 있는 위키피디아는 AI에 의해 정보가 대체되면서 상대적으로 유입이 저조했다. AI 시대의 마케팅이란, 단순히 클릭을 구걸하는 행위를 넘어 소비자의 구매 여정 전반에 걸쳐 신뢰를 쌓고 최종 단계에서 자사 브랜드가 '선택'받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고도화된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