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순간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 높이는 '떫은맛'

먹는 순간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 높이는 '떫은맛'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1월 12일
수정일: 2026년 1월 12일

2025년 최신 연구로 밝혀진 '감각 영양학'과 떫은맛의 뇌 각성 효과를 분석합니다. 흡수율을 넘어선 새로운 기능성 식품 트렌드와 올바른 카카오 섭취법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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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뇌를 깨운다, '감각 영양학'의 시대가 온다

식품의 가치는 오랫동안 소화, 흡수, 대사라는 생화학적 과정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발표된 최신 연구들은 식품의 '감각' 자체가 뇌 신경 시스템을 직접 자극해 생리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드러냈다. 영양소가 혈류를 타야만 효과를 낸다는 낡은 통념을 뒤집는 이 발견은 '감각 영양학(Sensory Nutrition)'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며 F&B 비즈니스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흡수되지 않아도 괜찮다, '떫은맛'의 신경학적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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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기폭제는 2025년 10월, 일본 시바우라 공업대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커런트 리서치 인 푸드 사이언스'에 발표한 한 편의 논문이었다. 연구팀은 코코아나 와인 속 식물성 폴리페놀인 '플라보노이드'에 주목했다. 학계는 그동안 플라보노이드의 체내 흡수율이 극히 낮다는 이유로 그 효능의 메커니즘에 대해 오랜 의문을 품어왔다.

이번 연구는 그 해묵은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핵심은 성분의 흡수가 아니라 입안에서 느껴지는 '떫은맛' 그 자체였다. 떫은맛 화합물이 침과 섞여 활성산소를 만들고 이 자극이 삼차신경을 통해 뇌의 중추신경계와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의 스위치를 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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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플라보노이드를 섭취한 생쥐의 뇌에서는 각성과 주의를 관장하는 '청반핵' 부위가 활성화되며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즉각 치솟았다. 연구를 이끈 후지이 야스유키 박사는 이 반응이 중강도 운동 시 나타나는 교감신경 활성화와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밝혔다. 다크 초콜릿 한 조각이 신체 활동 없이도 뇌에 '좋은 스트레스'를 가해 각성 효과를 내는 셈이다. 이는 초콜릿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단순히 성분 흡수가 아닌 감각 신경을 통한 즉각적인 생리 반응일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과학이 비즈니스를 만날 때: 뇌 건강과 멘털 웰니스 시장

이러한 과학적 발견은 이미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고령화와 스트레스 관리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아시아 시장에서는 뇌 건강과 멘털 웰니스를 겨냥한 기능성 식품 경쟁이 치열하다.

일상 식사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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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산쿄 식품이 내놓은 전자레인지용 '가바(GABA) 발아 현미' 시리즈는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관통한다. 수면 개선, 스트레스 완화, 항노화 효과를 전면에 내세운 이 제품은, 일상적인 식사를 통해 정신적 안정을 얻으려는 소비자의 욕구를 정조준했다. 이제 식품은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기분과 인지 능력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기능성 설계'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급격한 고령화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를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만들었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첨가물을 뺀 '클린 라벨'을 넘어, 천연 식물 성분과 발효 기술을 결합해 실질적인 생리 활성 효과를 내는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영양을 넘어 '경험'을 설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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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능성 성분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카카오의 플라보노이드는 분명 유익하지만, 시중 제품 대부분은 과도한 당분과 지방을 포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혈관 건강과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해 카카오 함량 70% 이상의 고순도 제품이나 무가당 코코아 파우더 섭취를 권장한다. 또한 카페인 민감도는 개인차가 크므로 수면 장애나 심계항진을 겪지 않도록 섭취량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맛, 향, 식감이 인간의 신경 메커니즘을 통해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과학적으로 규명되면서 F&B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식품은 더 이상 영양소의 집합체가 아니다. 뇌의 각성 시스템을 조절하고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는 강력한 생리학적 매개체다. 떫은맛이 뇌를 깨우듯 앞으로의 제품 개발은 '감각'과 '기능'의 정교한 결합에 그 성패가 달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