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만에 폐업"… 기계만 믿은 외식업의 최후

"1년 반 만에 폐업"… 기계만 믿은 외식업의 최후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1월 15일
수정일: 2026년 1월 15일

우오베이우나기노나루세 사례로 외식업 효율화의 명과 암을 분석하고, 자동화를 넘어 생존을 결정짓는 현장력의 중요성을 제시합니다.

1000엔의 벽이 무너진 시대, 극단적 효율화가 던지는 생존 방정식

원재료비, 인건비, 공공요금의 '트리플 악재'가 외식업계를 덮친 2025년 하반기, 일본 시장에서는 통념을 뒤집는 가격 파괴 현상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라멘 한 그릇에 1,000엔(약 9,000원)을 넘기는 것이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회전초밥 체인 '우오베이'는 평일 점심 한정으로 90엔(약 800원)짜리 라멘과 우동을 내놓는 파격을 단행했습니다.

출처 : Genki Global Dining Concepts

단순한 제 살 깎아먹기식 할인이 아닙니다. 이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운영 효율화가 빚어낸 고도의 전략입니다. 겐키스시가 운영하는 우오베이는 평일 낮, 소위 '아이돌 타임(Idle Time)'의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500엔(약 4,500원) 동전 하나로 스시와 면 요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원 코인 만족'이라는 가치를 제안했습니다.

사람을 지우고 데이터를 채운 '구조적 생력화', 수익성의 비밀이 되다

출처 : Facebook(@Genki Sushi Singapore)

이러한 가격 혁명이 가능했던 핵심은 노동력 의존도를 극한으로 낮춘 시스템에 있습니다. 우오베이는 회전 레인을 과감히 철거하고 전 좌석에 고속 레인과 오토 웨이터를 도입하여 홀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구조적 생력화(省力化)'가 90엔이라는 초저가 설정을 현실화한 것입니다.

성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캠페인 시작 이후 평일 객수는 예산 대비 120~130%를 기록하며 유휴 시간대의 매출을 완벽하게 방어했습니다. 90엔짜리 미끼 상품으로 고객을 유입시킨 뒤, 자연스럽게 스시 추가 주문을 유도하여 객단가를 보전하는 이 치밀한 수익 구조는 불황기 마케팅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원가율 40%의 역설, '폐기 로스 제로'가 만든 장어집의 폭발적 성장

출처 : 鰻の成瀬

비슷한 시기, 장어 전문점 '우나기노나루세'는 정반대의 접근법으로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업계 평균인 30%를 훨씬 웃도는 40% 이상의 원가율을 유지하면서도, 창업 3년 만에 381개 점포를 열며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비결은 '제로 웨이스트(폐기 로스 제로)'에 있었습니다.

출처 : 鰻の成瀬

이들은 1차 가공된 장어를 매장에서 전용 스팀 컨벡션 오븐으로 찌고 굽는 방식을 통해 조리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했고, 당일 판매되지 않은 재료의 폐기율을 사실상 0%로 만들었습니다. 폐기 비용을 원가 산정에서 배제함으로써 식재료 자체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할 수 있었고, 이는 노포 대비 절반 가격에 1.5배의 양을 제공하는 압도적인 '가성비'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전문 요리사를 배제한 자동화 조리 시스템,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이누키(기존 시설 인수)' 창업, 그리고 임대료가 저렴한 B급 상권 공략 전략은 초기 투자 회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습니다.

효율성의 그림자, 기술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현장력'의 부재

그러나 2025년 하반기, 급격한 다점포화와 효율성 지상주의는 예기치 않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나기노나루세의 일부 가맹점에서 본부의 슈퍼바이징 부재와 품질 관리 실패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4년 8월 메뉴 개편과 함께 미국산과 일본산 장어를 혼용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맛과 품질에 대한 혼란을 주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출처 : 鰻の成瀬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자동화의 맹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스팀 컨벡션 오븐을 이용한 '재가열(야키모도시)' 공정에서 미세한 온도 관리 실패나 밥 짓기(취반) 불량이 빈번해지며, 장어덮밥의 핵심인 맛의 밸런스가 무너진 것입니다. 숙련된 인력을 배제한 시스템이 매뉴얼을 100% 준수하지 못할 때 어떤 품질 저하가 일어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도쿄, 후쿠오카, 효고 등지에서는 개점 1년 6개월 만에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용 구조를 다이어트하는 시스템화가 강력한 무기임은 분명하나, 고객 경험의 최전선인 매장에서의 '현장력(Genbaryoku)'과 인적 관리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초기 성장세는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기술은 사람을 도울 수 있어도, 셰프의 감각과 현장의 디테일가지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