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아니라 '이것'을 팔았더니 전국 2위를 했다고?

맛이 아니라 '이것'을 팔았더니 전국 2위를 했다고?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2월 3일
수정일: 2026년 2월 3일

2배 비싼 가격에도 품절된 '미래의 레몬 사워'의 성공 비결은 피크엔드 법칙과 희소성 전략에 있다. 잊지 못할 경험을 설계해 고객을 사로잡는 강력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출처 : 아사히

298엔짜리 캔음료, 어떻게 시장을 뒤집었나

다들 어렵다고 곡소리를 낸다. 그런데 일반 캔음료보다 2배나 비싼 298엔짜리 술이 출시되자마자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웃기는 건 수도권에만 물건을 풀었는데 전국 판매량 2위를 찍었다는 사실이다. 대체 무엇이 달랐을까. 비결은 단순한 '맛'이 아니었다. 그들은 잊지 못할 '경험'을 팔았다.

출처 : 아사히

펑! 소리와 함께 떠오르는 레몬, 순간을 팔다

2024년 6월 아사히 맥주는 세상에 없던 물건을 내놓았다. 실제 레몬 슬라이스가 통째로 들어간 캔음료 '미래의 레몬 사워'. 핵심은 맛이 아니었다. 뚜껑 전체가 열리는 풀오픈 캔을 따는 바로 그 순간에 모든 것을 걸었다. '펑!'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얼어있던 레몬 슬라이스가 탄산 기포를 머금고 떠오르는 그 몇 초의 시각적 충격. 이것이 제품의 본질이었다.

TV 광고는 이 전략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모델이 나와서 맛있게 마시는 장면은 단 한 컷도 없다. 오직 캔 뚜껑이 열리고 레몬이 떠오르는 그 순간만 집요하게 반복한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편의점과 마트 진열대는 순식간에 텅 비었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온통 '레몬 사워 따는 영상'으로 도배됐다. 사람들은 맛을 리뷰하지 않았다. 그 순간을 전시했다.

왜 사람들은 열광했나? 뇌리에 박히는 '한 방'의 비밀

이 전략이 어떻게 소비자의 지갑을 열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었기 때문이다.

모든 경험을 지배하는 단 하나의 기억, 피크엔드 법칙

사람은 경험의 전체 평균을 기억하지 않는다. 가장 강렬했던 순간(Peak)과 마지막 순간(End)만으로 전체를 평가한다. 이것이 행동경제학의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이다. 놀이공원에서 보낸 즐거운 하루 전체보다 가장 아찔했던 롤러코스터의 순간과 밤하늘을 수놓은 마지막 불꽃놀이가 그날의 기억을 지배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래의 레몬 사워'는 캔을 따는 그 찰나의 순간을 압도적인 '피크' 경험으로 설계해 소비자 뇌리에 제품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한 모금 마신 뒤의 밍밍한 맛이나 평범한 향은 이 강렬한 첫인상 앞에서 힘을 잃는다.

가질 수 없기에 더 간절해지는 것, 희소성의 힘

아사히는 처음부터 전국에 물량을 풀지 않았다.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만 소량 공급했다. 이것은 생산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된 전략이었다. '지금 여기서만 살 수 있다' '이번에 놓치면 영영 맛볼 수 없다'는 희소성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불을 지폈다. 손에 넣기 어렵다는 사실 자체가 제품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사람들은 2배 비싼 가격표를 보지 않았다. 대신 이 희귀한 경험을 구매하지 못할까 봐 안달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가게에 적용할 시간

출처 : 원스피리츠

이 성공 공식은 비단 일본의 캔음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뚜껑을 따면 풍성한 거품이 올라와 생맥주를 마시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구하기 어려워 중고 거래까지 성행했던 '원소주'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인증샷을 찍게 만드는가' 그리고 '나만 가졌다는 특별함을 주는가'.

이 원리를 지금 우리 가게의 주력 메뉴에 적용할 차례다. 가령 요즘 유행하는 하이볼을 그냥 내놓는 대신 손님 앞에서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구름처럼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연출하거나 마지막 가니쉬를 손님이 직접 올리게 하는 작은 장치를 더하는 것이다. 사소한 차이가 평범한 메뉴를 '잊지 못할 경험'으로 바꾼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아사히는 이 레몬 슬라이스 하나를 캔에 담기 위해 무려 3년 반을 연구했다. 위생 문제부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까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설계했다. 섣불리 따라 하다가는 식품위생법에 걸리기 십상이다. 철저한 준비는 기본이다.

사장님, 이것만은 당장 시작하십시오

손님을 단순한 관객이 아닌 무대 위 주인공으로 세워라. 소스나 토핑을 직접 선택하게 하거나 요리의 마지막 단계를 눈앞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평범했던 메뉴가 '나만의 요리'로 기억되는 순간 손님의 휴대폰 카메라는 저절로 켜진다.

자신 있는 메뉴가 있다면 하루 열 그릇만 '한정 판매'를 선언하라. '아무나 먹을 수 없는 메뉴'라는 인식은 가게의 격을 만든다. 사람들은 맛보기 위해 기꺼이 다시 찾아올 것이고 어렵게 맛본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자랑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님이 자랑할 '그 순간'을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음료 위에 로즈마리를 올려 불을 붙여 향을 입히거나 지금껏 누구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잔에 담아내는 것. 그 찰나의 경험이 손님을 우리 가게의 가장 강력한 홍보대사로 만든다. 당신의 가게에는 손님이 기억하고 공유할 그 '한 방'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