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을 내려놓은 Gen Z, 그 빈 잔을 채우는 전략

술잔을 내려놓은 Gen Z, 그 빈 잔을 채우는 전략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2월 9일
수정일: 2026년 2월 9일

술 대신 ‘절제’를 소비하는 ‘갓생’ 트렌드로 국내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700억을 돌파했습니다. 단순 메뉴 추가를 넘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스마트한 선택’으로 포지셔닝해야 매출이 오릅니다.

모두가 ‘금주’를 외칠 때, 그들은 ‘반항’을 팔았다

“요즘 젊은 애들은 술을 안 마신다.” 이 말은 사장님 매장에서도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지난 20년간 35세 미만 음주 인구는 10%p나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술의 종말’로 해석한다면 오산입니다. 우리는 지금 ‘취하기 위해 마시던’ 시대가 끝나고 ‘나를 위해 조절하는’ 시대가 열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거대한 파도를 가장 먼저 읽어내고 시장의 판도를 뒤집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기능성 음료 브랜드 ‘리세스(Recess)’입니다.

출처 : 인스타그램 @takearecess

2026년 1월 11일, 새해 금주 결심이 무너지며 모두가 자책하는 바로 그날, 일명 ‘포기자의 날(Quitter’s Day)’. 리세스는 뉴욕타임스 한복판에 대문짝만한 광고를 내걸었습니다. “당신은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당신은 필요 없습니다.” ‘더 나은 나’가 되라며 채찍질하는 세상에 정면으로 맞선 이 도발적인 메시지는 순식간에 젊은 소비자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모두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식의 금주를 강요할 때, 리세스는 ‘절제(Moderation)’라는 훨씬 세련되고 현실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왜 ‘청개구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나?

이 전략이 먹힌 이유는 인간의 본능적인 ‘청개구리 심리’를 정확히 꿰뚫었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금주’라는 획일적인 규칙을 강요하자 똑똑한 소비자들은 자신의 선택권을 침해당했다고 느꼈습니다. 이때 리세스는 ‘절제’라는 멋진 탈출구를 만들어준 셈입니다. 술을 억지로 참는 고통스러운 경험이 아니라,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프레임을 통째로 바꿔버렸습니다.

출처 : Freepik의 shisuka

이것은 무알코올 음료를 ‘술 못 마시는 사람의 슬픈 대안’에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의 스마트한 선택’으로 재정의한 사건입니다. 판이 뒤집혔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리세스 음료 한 캔을 사면서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내 삶의 통제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지위(Status Symbol)를 사는 것입니다. 헐리우드 스타 찰리 쉰이나 코미디언 존 멀레이니 같은 유명인들이 자신의 금주 경험을 내세워 무알코올 맥주 회사의 주인이 되고, 2028년이면 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가게 메뉴판엔 뭘 써야 합니까?

자, 이제 사장님의 가게 이야기로 돌아와 봅시다. 이 전략은 한국 시장에서 10배는 더 강력하게 작동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갓생’ 열풍 때문입니다. 2025년 기준 국내 무알코올 시장은 이미 700억 원 규모를 돌파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이 쌓이고 있는 시장입니다. 이미 ‘모세(MOSE)’ 같은 국산 프리미엄 무알코올 스피릿 브랜드가 등장하고 수제맥주 회사들이 앞다퉈 무알코올 라인을 까는 현상이 그 증거입니다.

출처 : Freepik의 wirestock

단, 미국과는 접근법을 달리해야 합니다. 미국 셀럽의 ‘어두운 과거 극복기’보다 한국에서는 ‘헬시 플레저’와 ‘갓생’ 트렌드가 훨씬 강력한 키워드입니다. ‘과거의 실수’를 파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팔아야 합니다. ‘술 못 마시는 분들을 위한 메뉴’라는 소극적이고 구차한 태도는 버리십시오. ‘오늘의 즐거움과 내일의 컨디션을 모두 챙기는 프로들을 위한 시그니처’로 메뉴판 가장 앞쪽에 내세워야 합니다. 그게 진짜 ‘장사’입니다.

메뉴판의 단어 하나가 매출을 바꾼다

아직도 무알코올 손님에게 캔맥주 하나 툭 던져주고 계십니까? 그건 장사를 접겠다는 소리와 다름없습니다. 캔음료를 그대로 내주는 대신 예쁜 잔에 얼음을 채우고 레몬 한 조각, 로즈마리 한 줄기만 더해보십시오. 그 순간 공장제 음료는 ‘요리’가 되고 ‘돈’이 됩니다. 이것으로 하이볼을 만들면 객단가는 두 배로 뜁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손님에게도 ‘대접받는 기분’을 파는 것, 이것이 객단가 상승의 핵심 비밀입니다.

출처 : Freepik의 EyeEm

또한 메뉴판의 언어를 당장 바꿔야 합니다. ‘무알코올 맥주’라는 건조한 단어 대신 ‘내일을 생각하는 스마트한 선택’, ‘운동 후에도 죄책감 없는 한 잔’ 같은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십시오. 단어 하나가 손님의 지갑을 열게 합니다. 대기업 제품으로 구색만 맞추는 것은 하수입니다. 진짜 ‘좀 아는’ 손님들은 구비된 음료 브랜드를 보고 가게 수준을 판단합니다. ‘모세(MOSE)’ 같은 국산 프리미엄 스피릿이나 ‘세븐브로이’의 논알콜 라인업을 들여놓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까? 그것은 당신의 가게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 메뉴판을 다시 쓰십시오. 기회는 준비된 사장님에게만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