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출 1.5억, 술을 마실수록 가격이 싸지는 가게의 정체?

월매출 1.5억, 술을 마실수록 가격이 싸지는 가게의 정체?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2월 11일
수정일: 2026년 2월 11일

월매출 1.5억 이자카야 매출 비결. 파격적인 술값 할인으로 모객하고, 고마진 안주로 객단가 높이는 법을 확인하세요.

출처 : マヅメ

술을 물처럼 팔아도 돈이 남는 기이한 장사법

요코하마의 번화가, 수많은 간판 사이에서 유독 사람들로 북적이는 허름한 해산물 이자카야가 있다. 이름은 ‘마즈메(マヅメ)’. 겉보기엔 평범한 선술집 같지만 이곳의 성적표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대형 주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때 이 가게는 평당 월매출 700만 원, 최고 월매출 1억 5천만 원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비결은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이다. 바로 손님의 지갑을 무장해제시키는 술값 정책 ‘돈야스(どん安)’ 시스템이다.

출처 : tabelog의 父ちゃんの孤独のグルメ

이곳의 주류 가격표는 마치 계단처럼 설계되어 있다. 첫 잔은 429엔(부가세 포함). 일반적인 가게와 비슷하다. 하지만 두 번째 잔을 시키면 319엔(부가세 포함)으로 내려가고 세 번째 잔부터는 파격적인 209엔(부가세 포함)으로 고정된다. 마실수록 싸지는 이 기이한 구조 앞에서 손님들의 이성은 마비된다. ‘세 잔은 마셔야 이득’이라는 계산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순간, 이미 그들은 가게가 설계한 판 위에서 춤추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방문객의 90%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며 이는 고스란히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끼는 화려하게 수익은 은밀하게

출처 : マヅメ

술을 이렇게 싸게 팔면 남는 게 있을까? 사장님들이라면 당연히 가질법한 의문이다. 하지만 마즈메의 진짜 무기는 술이 아니라 메뉴판 뒤에 숨겨진 정교한 원가 공학에 있다. 이 가게는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원가율 45%에 달하는 ‘낚시 생선회’를 전면에 내세운다. 유통량이 적어 희소한 생선을 저렴하게 제공하니 손님들은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하며 감동한다. 이것이 바로 강력한 미끼다.

출처 : マヅメ

하지만 손님이 감동에 젖어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 테이블 위에는 어느새 다른 메뉴들이 채워진다. 원가율 28%의 ‘조개육수 오뎅’이나 원가를 절묘하게 맞춘 ‘나메로(생선 다짐 요리)’ 같은 안주들이다. 손님은 술값과 회에서 아낀 돈으로 평소라면 망설였을 사이드 메뉴를 부담 없이 주문한다. 결국 가게는 술로 손님을 유혹해 앉히고 이익은 철저하게 고마진 안주에서 뽑아내는 구조를 완성했다. 이것은 단순한 할인이 아니다. 고객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지갑을 열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 게임이다.

‘경험’을 팔지 못하면 가격으로 죽는다

마즈메가 단순히 가격만으로 승부했다면 그저 그런 저가 술집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들은 싼 술값으로 모인 손님들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며 쐐기를 박는다. 매일 저녁 6시, 가게 안에서는 ‘신케지메(神経締め) -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손질법’ 쇼가 펼쳐진다. 펄떡이는 생선을 손님 눈앞에서 즉석으로 손질해 제공하는 이 퍼포먼스는 가게 전체를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현장으로 바꾼다.

또한, 희귀한 생선의 정보가 담긴 ‘물고기 도감’을 메뉴판과 함께 비치해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직원은 도감을 펼쳐가며 오늘 들어온 생선의 맛과 특징을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은 손님에게 “나는 단순히 싼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미식 문화를 즐기고 있다”는 만족감을 심어준다. 1~2인 소규모 손님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평균 체류 시간이 60~90분으로 짧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회전율과 객단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술은 마케팅 비용이다

일본의 사례를 그대로 베끼라는 말이 아니다. 주세법과 시장 환경이 다른 한국에서 무작정 술값을 깎았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마즈메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술을 이익의 원천이 아닌, 모객을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콜키지 프리나 소주/맥주 2,000원 이벤트를 내세운 고깃집들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확실한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는 점이다. 술에서 마진을 포기하는 대신, 손님이 그 아낀 돈으로 가장 비싼 고기를 주문하게 유도한다. 당신의 가게에도 묻고 싶다. 주류 마진을 ‘0’으로 만들어서라도 손님을 앉히고 싶은, 그만큼 자신 있는 킬러 콘텐츠가 있는가? 만약 있다면 과감하게 술값의 빗장을 풀어라. 손님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신, 당신의 요리에 온전히 집중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