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 가게 순이익 갉아먹는 메뉴판, 이대로 괜찮나?
잘못된 메뉴판이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낡은 식자재 원가 계산을 넘어 고객 심리로 객단가를 높이는 메뉴 전략을 확인하세요.
모든 메뉴의 마진율이 같아야 한다는 착각을 버려라
‘식자재 원가는 무조건 30%를 맞춰야 한다.’ 요식업계에 오랫동안 떠돌던 이 불문율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것에서부터 진짜 장사는 시작됩니다. 모든 메뉴에서 똑같은 이익을 남기려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브루클린의 레스토랑 ‘디너 파티(Dinner Party)’는 이 낡은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뜨렸습니다. 2021년 개업 당시 이들은 42달러짜리 4코스 단일 메뉴만을 고집했으나 이는 수익성을 갉아먹는 족쇄였습니다. 이들은 메뉴를 전면 개편하여 65달러 3코스(실속형)와 115달러 5코스(고급형)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객단가를 높이는 앵커링 효과를 유도한 것입니다.
시카고의 ‘밸리후 호스피탈리티(Ballyhoo Hospitality)’는 한술 더 뜬 전략을 구사합니다. 스테이크와 같은 메인 요리의 식자재 원가(food cost)를 일반적인 목표치인 20%가 아닌 40~45%까지 높게 잡습니다. 이는 고객에게 “이 가격에 이 퀄리티라니?”라는 강렬한 인지 가치(perceived value)를 심어줍니다. 고객이 메인 요리에서 ‘혜자스럽다’고 느끼는 순간, 지갑은 열리기 마련입니다. 그 틈을 타 애피타이저나 샐러드 그리고 마진율이 높은 주류에서 확실한 이익을 챙기는 것이 바로 고수들의 ‘슬라이딩 스케일’ 전략입니다.
손님은 ‘가격표’가 아니라 ‘기분’을 산다

고객의 지갑이 아니라 마음을 읽어야 돈이 보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거래 효용’은 레스토랑 비즈니스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얻었다고 느낄 때 만족감을 느낍니다.
밸리후 호스피탈리티가 운영하는 ‘잭맨 앤 코(Jackman & Co.)’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신메뉴인 ‘쇼트립 아뇰로티’의 양이 적다는 고객 불만이 제기되었을 때 하수라면 가격을 올리거나 무시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파스타 두 조각을 더 얹어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원가는 몇백 원 상승했지만 가격 인상 없이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고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단골을 확보하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투자입니다.

와인 리스트에서도 이 심리전은 계속됩니다. 저가 와인에는 높은 마크업(markup)을 적용해 수익을 챙기되 고가 와인일수록 마크업 비율을 낮춰 와인 애호가들이 “이 좋은 술을 이 가격에?”라고 느끼게 만듭니다. 이는 고객에게 합리적 소비를 했다는 명분을 줌과 동시에 가게의 격조를 높이는 영리한 가격 정책입니다. ‘플러 + 워터(Flour + Water)’가 매주 와인 리스트를 새로 인쇄하며 가격을 미세 조정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데이터가 알려주는 생존의 기술
감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경영은 끝났습니다. 지금 당장 포스(POS) 데이터를 열어 메뉴판을 수술해야 합니다. 핵심은 ‘스타와 도그(Stars and Dogs)’ 분석입니다. 판매량과 수익성이 모두 높은 ‘스타’ 메뉴와 자리만 차지하고 돈은 안 되는 ‘도그’ 메뉴를 명확히 가려내십시오.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그 메뉴를 과감히 삭제하거나 레시피를 수정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또한 음료 프로그램을 수익의 핵심 엔진으로 삼아야 합니다. 디너 파티는 와인과 칵테일에서 무려 80%의 이익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페어링을 제안하여 고객의 경험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공급업체의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푸디저(Foodager)’ 같은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재료비 상승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민첩함도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메뉴의 가격을 결정할 때 단순한 원가 계산을 넘어 고객의 심리적 저항선을 테스트해보십시오. 대표 메뉴의 마진을 전략적으로 낮춰 미끼로 활용하고 소폭의 가격 인상이 가능한 사이드 메뉴나 음료에서 수익을 보전하는 교차 보조(Cross-subsidization) 전략을 시뮬레이션해야 합니다. 작은 숫자의 차이가 연말 결산의 앞자리를 바꿉니다. 손님에게는 최고의 만족을 사장님에게는 최고의 수익을 안겨주는 메뉴판은 책상 위 계산기가 아닌 고객의 심리와 데이터 사이의 치열한 줄타기에서 탄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