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잘되는 가게는 비싼 빵 대신 '공짜 커피'에 집착할까?

왜 잘되는 가게는 비싼 빵 대신 '공짜 커피'에 집착할까?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2월 20일
수정일: 2026년 2월 20일

일본 빵집은 180원짜리 공짜 커피와 미끼 상품으로 객단가 16,000원을 만듭니다. 한국형 공짜 마케팅 전략을 확인하세요.

출처 : パンのトラ

1,800엔짜리 빵 쟁반의 비밀, 공짜 커피에 있었다

주말이면 1,000명이 몰려드는 일본의 한 동네 빵집인 '팡노토라(パンのトラ, 빵의 호랑이)'는 손님 한 명당 평균 6.5개의 빵을 집어 들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손님들의 쟁반 위에는 평균적으로 무려 1,800엔(약 16,000원)어치의 제품이 담기며 월 매출 1억 원이라는 숫자를 거뜬히 해내고 있습니다. 사장님들에게 꿈같은 숫자로 느껴질 수 있는 이러한 성과의 비결은 단순히 빵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잔당 원가가 180원(약 20엔) 수준인 ‘공짜 커피’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판을 설계한 두 개의 엔진: 싸구려 식빵과 공짜 커피

팡노토라의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데 먼저 최고급 식빵을 경쟁사 가격의 65% 수준인 260엔에 제공합니다. 이는 일단 손님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형적인 미끼 상품 즉 로스 리더(Loss Leader) 전략입니다. 하지만 진짜 승부수는 따로 있는데 매장 안에서 양질의 원두로 내린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손님들은 공짜 커피 한 잔을 들고 매장을 어슬렁거리며 고소한 빵 냄새와 커피 향이 섞인 공간에서 갓 나온 다른 빵들을 구경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쟁반 위 빵 개수는 늘어나게 되며 식빵에서 본 손해는 120종이 넘는 고마진 조리빵과 페이스트리가 완벽하게 보전하고도 남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샀고 지갑은 저절로 열렸다

출처 : パンのトラ

이 전략이 무서운 점은 사람의 심리를 정확히 관통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기네스 북에 오른 “세계 1등 식빵이 고작 26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은 손님의 머릿속에 강력한 닻을 내리는 앵커링 효과를 유도합니다. 이 집은 싸고 좋은 곳이라는 인식이 한 번 박히면 다른 빵들의 가격표에는 너그러워지게 됩니다. 여기에 좋은 빵을 싸게 샀음에도 맛있는 커피까지 공짜로 대접받으면 손님은 미안한 마음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상호성의 법칙입니다. 손님은 이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이왕 온 김에 빵을 더 집게 되고 결국 매우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며 기꺼이 1,800엔을 지불합니다.

일본 공식을 그대로 쓰면 100% 망한다

출처 : パンのトラ

물론 이러한 전략이 완벽해 보이지만 한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테이블을 장시간 차지하고 앉아 있는 ‘카공족’ 문제로 인해 회전율이 생명인 우리 시장에서는 영리한 변주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건부 무료’ 전략을 취해야 하며 무조건적인 무료 대신 특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만 아메리카노를 증정하는 명확한 조건을 걸어야 합니다. 이는 카공족을 막는 방패이자 손님이 목표 금액을 채우기 위해 빵 하나를 더 집게 만드는 강력한 창이 됩니다. 또한 일본의 무기가 가성비였다면 한국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과 경험을 강화하여 손님이 스스로 찍어 올리고 싶게 만들어야 승산이 있습니다.

Check Point 3

이제 사장님의 차례입니다. 먼저 가게의 문 안으로 손님을 끌어당길 수 있는 ‘자석(미끼)’ 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파격적인 가격에 던질 준비가 되었는지 점검하십시오. 둘째로 목표 객단가를 설정하고 손님이 그 숫자를 채우고 싶게 만드는 ‘똑똑한 공짜’를 설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서비스를 감당할 동선이 확보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공짜 서비스는 무조건 셀프여야 하며 직원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계산이 끝난 지점에 배치해야 서비스가 짐이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