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셰프가 오히려 독, 월 매출 1억의 덫에 빠지다
영국 초밥 브랜드가 스타 셰프 없이 '주방 시스템'을 단순화해 연 매출 56% 성장을 이뤘다. 이는 사장 개인 역량이 아닌 복제 가능한 시스템만이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만든다는 점을 증명한다.
스타 셰프를 버리자, 숫자가 폭발했다
연 매출 270억 원(1,600만 파운드). 전년 대비 56% 성장. 영국 초밥 브랜드 ‘Iro Sushi’가 만들어낸 경이로운 숫자다. 놀랍게도 이 성공의 중심에는 스타 셰프가 없다. 오히려 주방을 극도로 단순화하자 돈이 따랐다. 월 매출 1억 원의 벽 앞에서 성장이 멈춘 사장이라면 확장의 열쇠는 바로 당신의 주방 안에 있다.
Iro Sushi의 창업자 총 셰르파(Chhong Sherpa)는 자신 역시 숙련된 셰프였기에 누구보다 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복잡한 주방과 ‘그 사람 없으면 안 되는’ 핵심 인력에 대한 의존성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자신의 전문성과도 같았던 셰프의 역할을 과감히 도려냈다.
복잡함을 덜어낼수록 성장의 속도는 빨라진다
그는 값비싼 전문 장비를 걷어내고 신입 직원도 단 며칠이면 모든 과정을 익히는 단순한 조리 공정을 설계했다. 맛의 편차는 표준화된 교육과 노르웨이, 일본 등지에서 공급받는 고품질 식자재로 잡았다. 이것이 바로 초기 투자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고 어떤 매장에서든 동일한 품질을 보장하는 ‘최소 장비 전략(Minimal Equipment Strategy)’의 핵심이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이 가벼운 주방 시스템 하나로 연간 약 110만 명의 고객을 처리해냈다. 2023년 8월 이후에만 20개가 넘는 매장을 열어젖히는 폭발적인 확장 속도는 복제하기 쉬운 모델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렇다. 그들은 맛있는 초밥이 아닌 ‘돈 버는 초밥 매장 공식’을 판 것이다.
레시피가 아닌 ‘성공 시스템’을 팔다
잠재적 가맹점주의 시선에서 생각해보자. 무언가 대단하고 복잡해 보이면 덜컥 겁부터 난다. ‘저건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가장 높은 진입장벽이다.

Iro Sushi의 전략은 바로 그 불안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셰프의 신들린 손기술이 아니라 누구든 따라 할 수 있는 명확한 매뉴얼과 시스템을 보여주자 예비 점주들은 강력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사업의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더는 주방장 한 명의 컨디션이나 거취에 가게 전체의 운명을 저당 잡힐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패하기 어렵다는 믿음이 최고의 무기
결국 Iro Sushi가 판매한 것은 레시피가 아닌 ‘실패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믿음이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돌아가는 주방은 점주에게 노동 착취가 아닌 성공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인식된다. 이러한 신뢰 자본이 쌓일 때 브랜드는 비로소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30년까지 100개 매장 확보라는 그들의 목표가 현실적으로 들리는 이유다.

이제 당신의 주방을 해방시킬 차례다
이 모델의 원리는 지금 한국 외식업계의 현실에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다. 국내의 ‘로봇초밥마켓’이 초밥 로봇으로 인력 의존도를 낮추며 소자본 창업 시장을 개척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해답은 시스템에 있다. ‘사장 없으면 안 돌아가는 가게’에서 탈출하는 것. 베테랑 실장님의 손맛에 우리 가게의 명운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한국의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고려하면 기존 매장 형태에만 머무르지 않고 배달에 집중한 소형 매장이나 배달 전문 모델로의 전환이 훨씬 현실적일 수 있다. 소비 트렌드 또한 변했다. 고객은 이제 혀끝으로만 맛보지 않는다. 배달 앱의 리뷰와 사진을 통해 눈으로 먼저 경험한다. 맛은 기본이고 시선을 사로잡는 포장과 브랜딩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다.
시스템은 사장에게 자유를 선물한다
지금 당장 당신만 할 수 있는 가장 복잡한 업무가 무엇인지 떠올려보라. 그것이 바로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다. 그 업무를 어떻게 평범한 직원도 해낼 수 있게 만들지 고민하는 순간 가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주방을 둘러보라. 먼지 쌓인 장비가 동선을 막고 돈을 축내고 있지는 않은가. 불필요한 장비를 들어내고 공간을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도 효율은 극적으로 상승한다. 마지막으로 메뉴판을 점검해야 한다. 조리가 단순하고 마진이 높으며 30분 뒤 고객의 집에서 열었을 때도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메뉴. 바로 그 메뉴에 집중하는 것이 현금 흐름을 극대화하고 사장을 주방에서 해방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