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게를 좀먹는 ‘착한 가격’의 배신

당신의 가게를 좀먹는 ‘착한 가격’의 배신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2월 25일
수정일: 2026년 2월 25일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라면 '가격 인상'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한 기업은 30% 인상으로 오히려 극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출처 : Freepik의 sitthiphong

가격을 30% 올리자 거래처 절반이 사라졌다, 그리고 기적이 시작됐다

납품가를 30% 인상하겠다는 통보에 거래처 절반이 등을 돌렸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부를 펼친 순간 기적이 시작되고 있었다. 죽어가던 회사가 살아나고 있었다.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을 것이다.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일할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메뉴판 숫자 1,000원 올리는 데는 왜 온몸이 떨리는 걸까. 이제 인정해야만 한다. 싸게 파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 내 가게와 직원 그리고 가족의 미래를 좀먹는 죄악이다.

일본의 한 부품 공장은 만성 적자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수익에 도움되지 않는 거래처는 모두 정리하자는 각오였다. 예상대로 거래는 반 토막 났다. 그러나 매출의 허울이 걷히자 비로소 진짜 이익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차피 돈 안 되던 거래가 사라지니 알짜 고객만 남았고 수익성은 드라마틱하게 개선됐다. 그들은 '시장 점유율'이라는 허상을 버리고 '생존'을 택했다. ‘이거 남으니까 판다’는 장사꾼의 생각을 버리고 ‘이만한 가치가 있으니 이 가격을 받는다’는 사업가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었다.

'착한 가격'이라는 감옥, 사장님을 가두는 두 개의 유령

출처 : Freepik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당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두 마리의 유령 때문이다.

첫 번째 유령은 ‘손님이 끊길 것’이라는 공포다.

눈앞의 빈자리가 통장의 숫자보다 더 무섭게 느껴져 팔수록 손해 보는 장사를 꾸역꾸역 이어간다. 박리다매로 점유율을 지키려다 가게 문을 닫을 판이다.

두 번째 유령은 ‘과거의 성공 공식’이라는 착각이다.

‘싸고 푸짐한 게 최고’라던 과거의 영광에 발목 잡혀 완전히 변해버린 세상을 보지 못한다. 폭등한 식자재 원가와 배달 플랫폼 수수료 그리고 주휴수당까지.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지 않은가. 이 두 유령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당신의 가게는 ‘착한 가게’라는 이름의 감옥이 될 뿐이다.

이제 계산기를 버려라, 원가가 아닌 '가치'에 가격을 매길 때

그렇다면 당장 우리 가게 가격표를 어떻게 갈아엎어야 할까. 핵심은 놀랍도록 간단하다. ‘원가’가 아닌 ‘가치’에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재료비 얼마에 인건비 얼마를 더해 마진을 붙인다’는 ‘원가 중심 마진 설정’의 함정에 빠져 있었다. 이제 그 낡은 계산기는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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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손님이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의 최대치 즉 ‘지불 상한선’을 찾아내 그 가격을 받아내야 한다. 물론 말은 쉽다. 당장 옆 가게는 500원 더 싼데 어떻게 올리냐는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그 지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만약 당신이 옆 가게와 똑같은 가치를 제공한다면 당신은 가격을 올릴 자격이 없다. 이것은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 값을 받아도 될 만한 가치를 내가 제공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처절한 철학의 문제다. 제대로 된 값을 받아야 직원 월급도 올려주고 지긋지긋한 ‘구인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싸게 팔아서 사람 못 구해 가게 문 닫는 것보다 제값 받고 핵심 인재와 함께 오래가는 것이 진짜 성공이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당신의 노동은 공짜인가? 내 인건비와 각종 수수료 세금까지 모조리 뺀 ‘진짜 순이익’을 메뉴별로 계산해 본 적 있는가. 어떤 메뉴가 가게를 먹여 살리고 어떤 메뉴가 가게를 좀먹고 있는지 그 범인을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목표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하루 100그릇 팔기’가 아니라 ‘하루 순이익 50만 원 남기기’로 목표를 수정하는 순간 가게의 모든 것이 달라진다. 불필요한 출혈 경쟁을 멈추고 수익성 중심으로 가게를 재설계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라. 우리 가게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믿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손님에게 집중해야 한다. 가격 때문에 떠날 손님은 어차피 내 고객이 아니다. 옆 가게 할인쿠폰 한 장에 언제든 떠나갈 사람일 뿐이다. 진정한 단골은 당신의 가치를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