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하나 없어서 폐업, 월세도 못 내는 가게들

‘이것’ 하나 없어서 폐업, 월세도 못 내는 가게들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2월 28일
수정일: 2026년 2월 28일

SNS 시대의 외식업 마케팅은 맛보다 '화제성'이 핵심입니다. 점보 라면 같은 이색 메뉴로 고객을 자발적 마케터로 만드는 성공 비결을 확인하세요.

눈을 의심하게 만들어라, 맛은 그 다음이다

출처 : GS리테일

편의점에 점보 컵라면이 깔리자마자 SNS가 터져나갔다. 맛이 기가 막혀서가 아니다. 스크롤을 멈추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음식은 ‘맛’으로만 팔리지 않는다. ‘이야깃거리’ 즉 화제성으로 팔린다. 당신의 가게 메뉴는 손님들이 스스로 공유하고 싶어 안달 날 만큼 강력한 서사를 품고 있는가?

스펙터클이 최고의 마케터가 되는 시대

출처 : 이케아

이케아 UAE는 50cm짜리 핫도그를 팔았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핫도그를 보자마자 휴대폰부터 찾게 만드는 ‘스펙터클 주도형 메뉴’로 완벽히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 핫도그는 어떤 비싼 광고보다 강력하게 스스로를 홍보한다. 전략의 본질은 간단하다. 제품 경험 자체를 ‘공유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미디어로서의 음식으로 설계한 것이다. 맛은 기본 전제일 뿐 진짜 승부수는 시선을 압도하는 스케일이었다. 이걸 본 손님들은 기꺼이 우리 가게의 자발적 마케터가 된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피드 속에서 평범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은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한다. 이제 생존은 ‘효용’이 아닌 ‘주의력(Attention)’을 획득하는 싸움이다.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거대한 크기 같은 비상식적 설정은 사용자의 엄지손가락을 멈추게 하는 가장 확실한 ‘시각적 차단기’ 역할을 한다. 이 부조리함이야말로 가장 이성적인 생존 전략이다.

손님의 ‘고생’이 돈이 되는 심리학

왜 이런 전략이 통하는 것일까. 인간은 힘들게 얻은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본성이 있다. 이미 써버린 시간과 노력을 어떻게든 보상받고 싶어 한다. 당신도 느껴본 적 있지 않은가.

불편함이 어떻게 ‘훈장’이 되는가

출처 : Unsplash의viktor rejent

이케아 매장은 보통 도심 외곽에 있다. 찾아가는 것 자체가 큰 수고다. 고객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라는 명백한 ‘비용’이 발생한다. ‘부조리한 스케일’의 거대한 핫도그는 그 고생을 견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일종의 ‘훈장’과도 같다. 이것을 SNS에 올리는 행위는 ‘나는 이만큼 노력해서 이걸 얻어냈다’는 소셜 뱃지(Social Badge)를 획득하는 과정이다.

소비자는 단순히 음식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부조리한 상황을 정복했다는 ‘서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셜 화폐’를 구매하는 것이다. 손님의 불편함이 특별한 자랑거리로 바뀌는 순간 우리 가게에 대한 충성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한국 시장, ‘압도적 가성비’가 스케일을 완성한다

한국 시장은 이 전략이 통하기 아주 좋은 땅이다. 점보 사이즈 라면과 메가커피의 대용량 음료가 이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여기서 사장님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단 하나다. 한국에서는 ‘시각적 충격’이 반드시 ‘압도적 가성비’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출처 : Freepik

‘이렇게 큰데 이 가격이라고?’

이 한마디가 터져 나와야 비로소 지갑이 열린다. 단순히 크기만 키우고 맛이나 가치가 없다면 그저 ‘한 번 가고 두 번은 안 가는 집’으로 낙인찍힐 뿐이다. 물론 완벽한 전략은 없다. 작은 주방에서 이런 메뉴를 무리하게 운영하다가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핵심은 손님의 ‘수고’를 유쾌하게 인정하고 보상하는 데 있다. 가게 앞에서 30분 이상 대기한 손님에게만 비밀 사이드 메뉴를 제공하거나 언덕 꼭대기에 있는 가게라면 ‘오르막길 인증샷’에 음료 사이즈를 업그레이드해주는 식이다. 단순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당신의 가게가 가진 가장 큰 불편함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것을 어떻게 유쾌한 훈장으로 바꿔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30분 웨이팅 보상 세트’나 ‘언덕길 완주 기념 에이드’처럼 고생과 보상이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이름 그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 메시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