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검증한 '요양원 × 여행 × 식음료' 3자 협업 모델, 한국 F&B가 주목해야 할 이유

대만이 검증한 '요양원 × 여행 × 식음료' 3자 협업 모델, 한국 F&B가 주목해야 할 이유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4월 10일
수정일: 2026년 4월 10일

대만이 2025년 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하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실버테크 매칭 플랫폼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출범 1년여 만에 400여 개 기업과 2,000건 이상의 연결을 성사시킨 이 플랫폼에서 식음료 기업은 요양원·여행사와 협업해 고령자 외출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B2B 채널을 열었다.

요양원 식탁, 새 시장이 열린다

밥 한 그릇을 챙기는 일이 사업이 된다.

대만 경제부 산업발전서가 운영하는 'i can 銀享科技商機媒合平台(이하 은향 플랫폼)'는 "과학기술을 실버 생활 속으로 실질적으로 들여보내겠다"는 목표 아래 2024년 8월 출범했다. 실버 관련 제품·서비스·공간·산업 자원을 한 곳에 모아 기업 간 공급-수요를 연결하는 온라인 매칭 구조다.

출범 이후 성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2026년 3월 기준 등록 기업 약 400개사, 등록 상품 약 600개. 매칭과 교류 건수는 2,000건을 넘어섰다.

세 회사가 만든 반나절

숫자보다 주목해야 할 건 구체적인 협업 사례다.

대만 쉬덩 요양원(旭登護理之家)이 플랫폼에 수요를 등록했다. 고령 입소자들이 즐길 수 있는 외출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여기에 시니어 전문 여행사 銀髮一起玩(이하 실버트래블)이 연결됐다. 안전한 반나절 코스를 설계한 여행사는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이동 중에도 먹기 편하고 입안에서 잘 녹는 음식. 그 자리를 신예(欣葉, 대만 외식 브랜드)의 고령 친화 식음료가 채웠다.

출처: Freepik의 rawpixel.com

요양원·여행사·식음료 브랜드. 세 기업이 만나 고령자 한 명의 반나절이 완성됐다. 원문은 이 프로그램을 "어르신이 한 번 즐기고 또 즐기고 싶어 하는" 외출 경험으로 기술한다.

협업이 만드는 세 가지 이득

은향 플랫폼은 식음료 기업을 수요자인 요양원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공급자끼리 연결하는 이업종 협업(異業結盟) 모델도 촉진했다.

출처: Freepik

상기 외출 프로그램 사례 외에 또 다른 협업 사례도 원문에 등장한다. 상춘텅 재가요양기관(常春藤居家長照機構)과 건강정보 기업 지러건강(吉樂健康資訊科技, WaCare), 의료기기 업체 푸신과기(福芯科技, UGYM)의 3자 협업이다. 온라인 강좌·제품·공간을 통합해 매칭 효과를 극대화한 구조로 플랫폼 측은 이를 "매칭 3승(媒合三贏)" 사례로 소개한다.

식음료 기업 입장에서 이 구조는 단순 납품 계약을 넘어선다.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가 기획하는 프로그램 안에 식음료 브랜드가 경험 설계자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상품이 아닌 경험을 파는 B2B 채널이다.

플랫폼이 낮춘 진입 장벽

대기업이 아니어도 실버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만든 것도 이 플랫폼의 역할이다.

오지 어르신에게 근력 운동 기회를 제공한 사례도 있다. 플랫폼은 자문 업체 약수아 어드바이저(約書亞顧問有限公司)·의료기기 기업 대만보강의료기기(臺灣輔康醫療器材)·남오진 금양 문화건강센터(南澳金洋文健站)를 연결해 앉았다 일어서는 스쿼트 의자(坐站深蹲椅) 현장 실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도시 밖 요양 현장까지 수요가 연결됐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도 읍면 단위 노인복지관·주간보호센터는 식음료 공급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노인의료복지시설은 6,195개소이며 입소 정원은 41만 2,917명에 달한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 수요 등록·공급 연결 구조는 소규모 F&B 기업이 지방 시설 채널에 접근할 때 현실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

실체 교류가 신뢰를 만든다

은향 플랫폼은 온라인 매칭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5년 여러 차례 대면 교류회를 열었고 전체 출석률은 약 90%에 달했다. 만족도는 약 80%를 기록했다. 참여 기업은 전기통신(中華電信)·의료·헬스케어·장기요양·식품·지속가능 산업에 걸쳐 있었다.

2026년에는 민간 투표 기반 캠페인 '銀享力之星(실버 파워 스타): 은발이 더 즐겁도록, i can Help!'을 대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실버 관련 업체와 시설이 등록·참여하고 일반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실버 제품·서비스를 선정하는 구조다. 브랜드 가시성과 시장 신뢰도를 동시에 높이는 방식이다.

한국 F&B,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한국은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에는 이 비율이 이미 21.21%(1,084만명)를 기록했다(통계청).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3조 원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식품음료신문). CJ프레시웨이의 케어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는 전년 대비 23% 성장했고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은 같은 기간 120% 성장했다. 수요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대만 사례가 추가로 제시하는 시사점은 세 가지다. 시설 기반 B2B 채널이다. 요양원·주간보호센터·노인복지관을 유통 채널로 개발하는 전략이 대만에서 이미 현실화됐다. 경험 설계 참여다. 단순 식재료 납품이 아니라 외출 프로그램·재활 활동 등 경험 기획에 식음료 브랜드가 참여하는 구조다. 소포장·섭취 편의성이다. 이동 중에도 먹기 쉽고 씹고 삼키기 편한 제품 개발이 시설 채널 진입의 핵심 조건이다.

대만이 1년여 먼저 쌓은 실증 사례는 한국 F&B 브랜드가 이 시장에 진입할 때 가장 직접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