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끝나도 매출은 계속됐다 — 대만 TWICE 콘서트 3일이 외식 매출 21% 끌어올린 방법

콘서트 끝나도 매출은 계속됐다 — 대만 TWICE 콘서트 3일이 외식 매출 21% 끌어올린 방법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4월 15일
수정일: 2026년 4월 15일

2026년 3월 20~22일 대만 타이베이 대경기장에서 열린 TWICE 월드투어 콘서트는 외식업과 숙박업 전반에 측정 가능한 매출 충격을 남겼다. 유니온 신용카드센터 집계 기준 해외 여행객의 대경기장 주변 외식업 소비는 21.73% 성장했고 숙박업은 19.01% 올랐다. 한린차관(翰林茶館)은 버블티에 멤버 9종 응원컵을 결합해 일상 음료를 팬덤 아이템으로 바꿨고 7-ELEVEN은 대만 출신 멤버 쯔위(周子瑜)와의 콜라보로 편의점 신선식품을 수집 경제에 편입시켰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팬이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시키도록 설계된 트리거를 F&B 브랜드가 먼저 제공했다는 데 있다.

사흘 만에 21% — 팬 경제가 외식 매출에 남긴 숫자

수치부터 확인한다.

유니온 신용카드센터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타이베이 대경기장에서 국제 콘서트가 열리는 기간 해외 여행객의 주변 외식업 소비는 21.73% 성장했고 숙박업 소비는 19.01% 상승했다. 비교 기준은 콘서트가 없는 동기간이다.

단순한 '콘서트 특수'가 아니다. TWICE의 3일 연속 공연은 일본·한국·동남아시아 팬들이 타이베이로 직접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었고 이들의 평균 도시 체류 기간은 2~4일에 달했다. 대형 호텔 여러 곳은 콘서트 수주 전부터 객실 점유율이 90% 이상에 도달했다. 공연을 보러 비행기까지 타고 오는 팬들은 입장 전후로 외식·쇼핑·체험 소비를 이어간다.

출처: Freepik의 Drazen Zigic

이 숫자가 한국 외식업 종사자에게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이 흐름의 진원지이기 때문이다. Luminate 음악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기준 미국·영국·캐나다에 이어 세계 4위 음악 수출국이 됐으며 한국 아티스트는 전 세계 최소 12개 시장의 주류 음악 차트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콘서트가 외식 매출을 21% 끌어올리는 구조는 대만만의 특수 상황이 아니라 K-팝이 닿는 모든 도시에서 반복될 수 있는 모델이다.

팬은 소비자가 아니다 — 마케터다

여기서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TWICE 콘서트 주변에서 형성된 소비 생태계를 보면 팬들은 응원컵 사진을 SNS에 올리고 포토카드 수집 현황을 공유하며 한정 음료를 손에 든 채 줄 서는 장면을 촬영한다. 이 모든 행동이 브랜드가 비용을 들이지 않은 마케팅 콘텐츠가 된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자비로 제작하며 자신의 팔로워에게 배포한다.

팬 경제(粉絲經濟)의 본질은 이 지점에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팬덤 연결 고리가 생기는 순간 팬은 수동적 구매자에서 능동적 전파자로 변한다. F&B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이 전환을 유도하는 트리거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버블티 한 잔에 멤버 9명을 담다 — 한린차관의 응원컵 전략

가장 직관적인 사례는 대만 버블티 체인 한린차관(翰林茶館)이다.

출처: 翰林茶館

한린차관은 TWICE 콘서트에 맞춰 스타라이트 블루 버블티를 한정 복귀시키면서 멤버 9명을 각각 상징하는 응원컵 9종을 함께 출시했다.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멤버의 컵을 직접 선택할 수 있었고 콘서트 티켓 또는 응원 소품을 지참하면 이 음료를 무료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이 설계에는 세 가지 트리거가 동시에 작동한다.

정체성 신호

어떤 컵을 골랐느냐가 '나는 어떤 팬인가'를 드러낸다. 단순한 음료가 소속감의 표현 도구가 된다.

수집 충동

9종 중 내가 선택한 한 종은 다른 팬과의 비교와 공유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이것이 SNS 확산으로 이어진다.

낮은 문턱 참여

티켓이 없어도 응원 소품만 있으면 참여할 수 있어 공연장에 입장하지 않는 팬까지 흡수하며 시장 규모를 넓혔다.

결과적으로 한린차관의 버블티는 단순한 음료에서 '오늘 나는 ONCE(TWICE 팬덤 공식 명칭)였다'는 기억을 담는 그릇이 됐다.

도시락에 포토카드를 얹으면 — 7-ELEVEN × 쯔위의 수집 경제학

편의점은 더 정교한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출처: 7-ELEVEN

7-ELEVEN 대만은 TWICE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를 브랜드 대사로 기용해 한국·대만 신선식품 10종 이상을 출시하고 지정 상품 구매 시 한정 포토카드 6종을 증정하는 집점 행사를 진행했다. 포토카드를 모으면 노트와 아크릴 스탠드 같은 추가 굿즈로 교환할 수 있었다. 타이베이 대경기장 인근 매장에는 쯔위 테마 공간이 조성됐고 콘서트 전후 팬들의 인증샷 명소가 됐다.

이 구조가 일반적인 콜라보와 다른 점은 랜덤성과 집점의 결합이다. 포토카드 6종은 어떤 상품을 사느냐와 무관하게 랜덤으로 증정된다. 원하는 종류를 얻기 위해 반복 구매가 일어나고 중복된 카드는 다른 팬과 교환된다. 이 교환 행동이 SNS에서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고 팬이 아니었던 잠재 소비자의 시선을 끈다. 수집이 완료되면 집점 굿즈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회성 구매가 아닌 연속 구매 사이클이 형성된다.

시정부가 설계한 야간 F&B 특수 — 7개 바의 무료 샷

이 흐름을 도시 차원으로 확장한 것이 타이베이 시정부 주도의 '타이베이 바 응원 기획'이었다.

출처 : Facebook (@台北市商業處-我是商Ya人)

시정부는 7개 테마 주점을 공식 파트너로 묶어 각 매장에서 응원 한정 칵테일을 출시하게 했다. 콘서트 티켓 또는 응원 소품을 지참한 팬에게는 무료 샷 한 잔이 제공됐다. 공연 종료 후 팬들의 자연스러운 이동 동선을 야간 외식 소비로 연결한 기획이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F&B 브랜드 단독의 기획 없이도 정책 연계를 통해 팬 경제에 편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 규모의 바가 개별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팬덤 연계를 시정부가 플랫폼 역할을 하며 가능하게 만들었다.

소비를 게임으로 만드는 세 가지 설계 원칙=

세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 설계 원칙이 있다.

랜덤성·다버전·지역 한정의 결합이 첫 번째다. 이 세 요소가 겹칠수록 상품은 수집 대상이 되고 팬들의 자발적 공유 욕구를 자극한다. 한린차관의 멤버별 응원컵 9종은 다버전이고 7-ELEVEN 포토카드는 랜덤이며 테마 매장과 한정 음료는 지역 한정이다.

두 번째는 저문턱 참여 설계다. 티켓이 없어도 응원 소품만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모션은 팬덤 바깥 소비자까지 흡수한다. 한린차관이 응원 소품을 교환 조건으로 설정한 것이 이 원리의 작동 방식이다.

세 번째는 SNS 확산을 전제한 경험 설계다. 응원컵·포토카드·한정 칵테일은 모두 '사진 찍고 싶어지는' 비주얼을 품고 있다. 팬의 인증 욕구를 자극하는 상품이 만들어지면 브랜드의 별도 SNS 마케팅 비용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이 세 원칙은 케이팝 팬덤이 없는 브랜드에도 적용 가능하다. 핵심은 아이돌이 아니라 '팬이 자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이유'를 설계하는 것이다. 수집 가능한 요소, 낮은 진입 장벽, 사진이 되는 비주얼. 이 세 조건을 갖춘 F&B 프로모션은 팬이 없어도 팬덤처럼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