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집이 물가와 싸우는 법 — 78년 장수 브랜드의 '저가 역발상' 전략

붕어빵집이 물가와 싸우는 법 — 78년 장수 브랜드의 '저가 역발상' 전략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4월 20일
수정일: 2026년 4월 20일

1948년 창업한 일본 타이야키 전문 체인 요네노야(米乃家)가 물가 상승 속에서도 저가 포만감을 핵심으로 한 신제품 '오요네 샌드'를 출시해 테이크아웃 간식의 주식화를 시도했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제품 설계를 바꾸는 이 전략은 같은 물가 압박 아래 놓인 한국 F&B 업장이 참고할 수 있는 경쟁 프레임이다.

런치 한 끼가 사치가 된 시대

물가가 올랐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요네노야가 신제품 개발에 착수한 배경도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물가 상승으로 런치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저렴한 간식'마저 사치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퍼졌다. 가격을 올리거나 그대로 유지하거나 —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갈린다.

요네노야는 가격을 올리지 않는 쪽을 택했다.

'저가'와 '만족감'을 동시에 — 기획의 출발점

"이 시대이기 때문에야말로, 한 개로 마음도 배도 채울 수 있는 저렴하고 설레는 음식을 만들 수 없을까?"

출처 : 米乃家

이 질문이 오요네 샌드(およねサンド)의 시작이었다. 1948년 나고야 근교 이와쿠라역 동쪽 출구에서 단고와 오코노미야키를 팔던 창업자 무라세 오코메(村瀬お米)의 정신 "배고픈 아이들과 퇴근길 사람들을 채워주겠다는 마음"을 지금 물가 구조 위에 그대로 얹은 것이다.

186개 매장 체인이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신제품을 개발했다는 것은 언뜻 역설이다. 하지만 이 결정은 단순한 가격 전략이 아니다. 소비자가 지금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를 읽은 결과다.

78년 만에 '파삭한 피'를 버린 이유

요네노야의 트레이드마크는 얇고 파삭한 타이야키 피였다. 수십 년간 쌓인 브랜드 자산이자 소비자가 기대하는 식감이다.

출처 : 米乃家

오요네 샌드는 그 피를 쓰지 않는다.

신제품을 위해 후와미쓰(ふわ密, 폭신하고 촉촉한 식감) 전용 생지를 새로 개발했다. 손끝에 닿는 순간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다. 파삭함을 기대하던 고객에게는 낯선 선택이다. 그럼에도 이 결정이 내려진 이유는 분명하다.

가라아게(닭튀김)나 멘치카쓰(다진 고기 커틀릿)를 통째로 넣으려면 기존 얇은 피로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내용물 우선'의 설계 원칙이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바꾼 것이다.

'반찬계 붕어빵' — 달콤한 생지와 짭짤한 속재료

메뉴 구성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충전재다.

출처 : 米乃家

스위트류 외에 가라아게·멘치카쓰 등 반찬류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달콤한 생지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짭짤한 속재료의 감칠맛이 퍼진다. 단짠(甘じょっぱ) 조합은 한국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감각이다. 차이라면 타이야키라는 기존 카테고리 안에서 이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오늘은 뭘 고를까"를 즐거운 고민으로 만드는 것 — 이것이 요네노야가 노리는 소비 경험이다.

한 손에 들고 정식급으로 배부르게

오요네 샌드는 타임 퍼포먼스(タイパ)와 가성비를 함께 잡는다.

출처 : 米乃家

한 손에 들고 먹는 테이크아웃이지만 다 먹고 나면 정식 한 끼를 먹은 것처럼 배가 부르다. 이 포지셔닝은 두 종류의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한다. 점심 시간이 빠듯한 직장인과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간식을 주식으로 격상시키되 가격은 간식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 불황기 테이크아웃 업장이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쟁 방법이다.

한국 F&B 업장에 주는 시사점

요네노야의 사례가 특정 규모의 체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핵심 판단 구조는 단순하다. 소비자가 지금 내려놓은 것을 찾아 그것을 돌려주는 제품을 만든다. 가격 인상 대신 제품 설계를 바꿔 단가를 유지한다. 브랜드 정체성보다 소비자의 지금 필요를 우선한다.

국내 외식 물가도 같은 압박 아래 있다. 테이크아웃 간식을 한 끼 대안으로 포지셔닝하거나 기존 메뉴의 충전재 구성을 바꿔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적용 가능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