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을 케밥 꼬챙이로 바꾼 KFC 스페인의 신메뉴 론칭 전략
KFC 스페인이 2026년 3월 24~30일 치킨 도너 케밥 신메뉴 출시와 함께 레스토랑 외부 토템을 높이 12m·무게 1,200kg의 실물 크기 케밥 로티세리로 개조하는 대형 옥외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치킨이라는 핵심 정체성을 지키면서 케밥 카테고리를 흡수한 이번 전략은 카테고리 확장을 모색하는 국내 패스트푸드·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실용적인 참고 프레임을 제공한다.
간판이 케밥 꼬챙이가 됐다
KFC가 치킨 대신 케밥을 내놓았다. 정확히는 치킨으로 케밥을 만들었다. 2026년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KFC 스페인은 일부 매장의 외부 간판을 케밥 로티세리로 개조하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아이디어는 단순한 관찰에서 출발했다. 토템의 기둥 형태가 케밥 꼬챙이와 닮아 있다는 것.

설치물의 규모는 남달랐다. 높이 12m·무게 1,200kg의 구조물은 철제 골조에 폴리우레탄 폼을 코팅해 KFC 특유의 튀김옷 질감을 재현했다. 맞춤 제작 베어링이 이 거대한 꼬챙이를 쉬지 않고 돌렸다. 설치된 매장은 스페인 내에서도 매출 상위에 꼽히는 레스토랑들이었다.
치킨 브랜드가 케밥을 파는 법
신메뉴 구성이 흥미롭다. 치킨 도너 케밥을 중심으로 뒤륌(dürüm — 납작빵에 케밥 고기를 싸서 먹는 터키식 랩)·팔라펠(falafel — 병아리콩을 갈아 튀긴 중동식 음식)·케밥 소스 감자튀김을 묶어 한정 메뉴로 구성했다. 메뉴 전체를 관통하는 단백질은 치킨이다. KFC의 핵심 자산을 케밥이라는 새 형식 안에 담은 것이다.

패키지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동네 케밥집 특유의 비주얼 코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수하면서도 케밥 문화의 시각적 문법을 의도적으로 차용한 선택이다.
캠페인이 거리를 점령한 방식
TV·디지털·영화관·옥외광고(OOH)의 멀티채널 구조로 캠페인을 집행했다. 유흥가 밀집 지역 디지털 서킷을 집중 공략한 것이 특징이다. 20초·10초·6초 세 가지 버전이 채널별로 배치됐다.
주목할 지점은 캠페인의 기점이 '매장 구조물'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존재하는 토템에 물리적 개조를 더하는 방식으로 거리 자체를 미디어로 전환했다. 별도 대형 옥외광고 매체를 구매하지 않고도 상권 내 강력한 시각적 점유를 확보한 구조다.
패스트푸드 카테고리 확장의 공식

이번 사례에서 추출할 수 있는 전략 구조는 세 가지다.
핵심 재료를 지켰다.
KFC는 케밥 형식을 빌렸지만 치킨을 포기하지 않았다. 기존 고객이 낯선 카테고리에서도 브랜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현지 문화의 문법을 흡수했다.
스페인에서 케밥은 일상 외식 아이템이다. KFC는 메뉴 구성과 패키지 디자인 양쪽에서 케밥 문화의 언어를 받아들였다.
한정 판매로 리스크를 관리했다.
7일간의 한정 판매는 신카테고리 진입의 시장 반응을 측정하는 동시에 희소성을 만들어 낸다. 실패해도 손실이 작고 성공하면 정식 메뉴화의 근거가 된다.
한국 외식 시장에 던지는 질문
국내 치킨·버거 프랜차이즈는 사이드 메뉴와 신카테고리 확장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KFC 스페인의 사례는 '무엇으로 확장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에 답을 준다. 글로벌 패스트푸드이 케밥 카테고리에 공식 진입하는 시점은 국내 브랜드가 비슷한 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