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추천해줘' 한 마디면 끝! AI 맛집 탐색 시대에 외식 플랫폼이 달라진다

'맛집 추천해줘' 한 마디면 끝! AI 맛집 탐색 시대에 외식 플랫폼이 달라진다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5월 8일
수정일: 2026년 5월 8일

일본 맛집 예약 플랫폼 레티(Retty)가 Z세대 대학생 25명 그룹 인터뷰를 통해 기존 카테고리 검색으로는 충당되지 않는 극도로 세분화된 맛집 탐색 니즈를 확인하고 AI 자연어 검색 기능 '기케루 구루메(聞けるグルメ, 물어보는 맛집)'를 베타 출시했다. 소비자의 언어가 플랫폼 알고리즘의 새로운 원료가 되는 시대에 한국 외식업체도 메뉴와 공간을 소비자의 검색 언어로 설명하는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카테고리 검색이 잡아내지 못한 것들

"극세 스트레이트 면 라멘집." "굴 마파두부." "간나나도리(環七, 도쿄 7호 환상도로) 연변 숨은 명가 디너."

이 중 어떤 검색어도 기존 맛집 앱의 필터로는 찾을 수 없다. 중화·라멘·이탈리안이라는 장르 분류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이미 장르를 넘어섰다. 일본의 실명 맛집 예약 플랫폼 레티(Retty)가 이 간극을 데이터로 포착해 공개했다.

출처 : Retty

레티는 2026년 4월 9일 도쿄 미나토구 소재 토이타 여자단기대학(戸板女子短期大学) 1학년생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그룹 인터뷰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8~19세 학생 5명씩 5팀을 구성해 2회에 걸쳐 진행됐다. 1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학교는 2025년도 기준 재적생 787명으로 서식예술과와 국제커뮤니케이션학과를 운영하며 SNS 트렌드에 민감한 학생 육성으로 알려져 있다.

인스타그램과 함께 자란 세대가 검색하는 방법

이번 인터뷰 대상자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시점은 인스타그램이 일본어 완전 지원을 시작한 시기와 맞닿아 있다. 고학년이 되었을 무렵에는 틱톡이 일본에서도 확산됐다. 이러한 성장 환경이 이들의 맛집 탐색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출처 : Retty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텍스트를 읽지 않는다. 사진과 영상을 보고 "먹고 싶다!"는 직감이 생기면 그 느낌을 기준으로 메뉴나 키워드 검색으로 매장을 찾아간다. 레티는 이를 '직감 매칭(直感マッチング)'으로 정의했다. 지역·가격대·업태의 조합으로 비교 검토를 유도하던 기존 그루메 사이트의 이용법과 전혀 다른 접근이다.

'인스타 감성'은 이제 전제 조건이다

'인스타 감성(映え, 하에)'은 이 세대에게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 당연히 갖춰야 할 최소 조건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이 실제로 따지는 것은 자신의 취향과 결이 같은 감성인지다.

'세련된 카페'라는 말 안에도 방향성은 무수히 갈린다. 대리석 테이블인지 무채색 콘크리트 공간인지 연한 색감인지. 이들은 검색창에 "대리석", "무기질", "담색(淡色)", "핑크·귀여운" 같은 인테리어 키워드를 직접 입력한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취향에 딱 맞는 매장을 찾지 못하는 '검색 피로'를 피하기 위해서다.

AI가 채운 빈자리

이 간극을 기술로 메운 것이 레티가 베타 출시한 '기케루 구루메(聞けるグルメ, 물어보는 맛집)'다. 기존 검색 항목에 자유 입력 기능을 더해 사용자의 언어로 최적화된 매장 후보를 제안하는 AI 기능이다. 현재 도쿄 지역 한정으로 운영 중이며 베타 출시 후 약 1개월 만에 플랫폼이 그동안 포착하지 못했던 소비자의 언어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출처 : Retty

레티는 이 기능을 통해 "마치 신뢰할 수 있는 친구에게 상담하듯 매장을 선택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실명 후기라는 레티의 핵심 자산과 자연어 검색을 결합해 기존 플랫폼이 잡지 못한 소비자의 언어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이 놓쳤던 소비자의 언어

레티가 공개한 실제 입력 키워드 12개는 기존 장르 분류 체계의 한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 이케부쿠로(池袋) 주변 최근 유행하는 데이트에 쓸 수 있는 가게

  • 굴 마파두부

  • 맛있는 하라미

  • 극세 스트레이트 면 라멘집

  • 색다른 라멘

  • 게이오선(京王線) 연선 함박스테이크 맛있는 가게

  • 티라미수가 맛있는 가게

  • 하드 계열이 맛있는 베이커리

  • 간나나도리 연변 숨은 명가 디너

  • 해산물이 맛있고 조용한 분위기의 가게

  • 신주쿠(新宿)에서 가벼운 비즈니스 식사에 어울리는 가게

  • 아키하바라(秋葉原)에 있는 진한 라멘집

'라멘' 하나만 해도 극세 스트레이트 면·색다른 라멘·진한 라멘으로 쪼개진다. 장소·분위기·식재료·조리 스타일이 하나의 검색어 안에 혼재한다. 레티는 "유저는 이미 '어떤 장르의 가게냐'가 아니라 '이 가게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가'라는 극도로 개인화된 기준으로 매장을 선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검색 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주목할 점은 레티가 이 현상을 Z세대에 국한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케루 구루메에 입력된 키워드들은 특정 세대만의 것이 아니었다. 장르가 아닌 경험과 스타일을 기준으로 매장을 고르는 흐름은 이미 세대를 초월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외식업계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네이버 AI 검색의 고도화와 카카오맵 추천 알고리즘 강화로 플랫폼의 AI 전환이 빨라지는 지금 자신의 매장을 소비자가 실제로 쓰는 언어로 먼저 설명할 수 있는 업체가 디지털 노출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