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노출’의 시대는 끝났다: 네이버 지도 ‘발견’ 탭이 선언하는 것

‘상위노출’의 시대는 끝났다: 네이버 지도 ‘발견’ 탭이 선언하는 것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6월 29일
수정일: 2025년 6월 29일

익숙하게 누른 지도 앱. 그러나 무언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지도 하단 가장 중요한 자리를 꿰찬 ‘발견’이라는 낯선 이름. 이것은 단순한 탭 하나의 추가가 아니다. 검색창에 명확한 목적지를 입력하던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사용자의 무의식적 취향을 읽어내는 알고리즘이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시대, ‘발견’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선언이다.

지난 19일, 네이버가 지도 앱에 ‘발견’ 탭을 전면 배치했다. 이 변화의 핵심은 검색의 권력을 사용자에게서 플랫폼으로 가져오는 거대한 지각 변동이다. 과거 우리가 ‘어디 갈까?’를 고민하고 검색창에 답을 구했다면, 이제 플랫폼이 먼저 ‘당신은 이런 곳을 좋아할 겁니다’라고 말을 건넨다. 실시간 트래픽, 개인의 동선, 저장 목록, 수많은 리뷰와 사진 데이터가 뒤섞인 거대한 용광로 속에서, 알고리즘은 당신보다 당신의 취향을 더 잘 아는 ‘가이드’가 된다.

이것은 ‘상위노출’이라는 지난 20년간의 성공 방정식이 공식적으로 폐기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은 단 하나다. 어떻게 고객에게 ‘발견’될 것인가?

검색의 종말, 발견의 부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이러한 변화는 네이버만의 독자적인 행보가 아니다. 이미 기술과 문화의 최전선에서는 ‘검색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었다.

테크 미디어의 구루, 와이어드(Wired)는 일찌감치 ‘검색의 종말(The End of Search)’을 예고했다. AI가 사용자의 취향과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제안하는 ‘큐레이션’ 모델 앞에서, 키워드를 입력하고 결과를 훑는 행위는 점점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틱톡의 ‘For You’ 페이지가, 넷플릭스의 추천 목록이 우리의 시간을 점령한 방식을 떠올려보라. 우리는 더 이상 정보를 찾아 헤매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하지 않는다.

메타(구 페이스북)가 제시한 ‘발견 상거래(Discovery Commerce)’ 개념은 이 현상을 더욱 날카롭게 파고든다.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소셜 피드를 넘기다 우연히 마주친 콘텐츠에 매료되어 구매까지 이르는 여정. 이는 수요에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된 욕망을 자극해 새로운 수요를 ‘창조’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지도 ‘발견’ 탭의 등장은 바로 이 거대한 흐름에 대한 네이버의 가장 강력한 응답이다.

새로운 지도 위에서 생존하는 법: ‘발견’을 위한 3가지 전략

‘상위노출’이라는 낡은 지도를 불태우고, 이제 우리는 ‘발견’이라는 새로운 지도 위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승리의 규칙은 완전히 바뀌었다.

1. ‘진정성’이라는 가장 정직한 데이터를 쌓아라.

이제 알고리즘은 광고비로 만들어진 순위와 사용자가 남긴 진짜 경험을 구분한다. 리뷰, 사진, 체류 시간, 재방문율. 이 모든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진정성’의 데이터다. 우리 가게만이 가진 철학, 우리 브랜드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쌓아야 하는 이유다. 단골손님이 남긴 애정 어린 리뷰 한 줄, 감각적인 사진 한 장이 수백만 원짜리 광고보다 강력한 ‘발견’의 신호가 된다. 알고리즘은 결국 진짜 좋은 곳, 진짜 매력적인 곳을 찾아내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2. 검색창이 아닌 ‘맥락’ 속에 존재하라.

고객은 더 이상 검색창 앞에서 우리를 만나지 않는다. 친구와 대화하다가, 소셜 미디어를 구경하다가, ‘발견’ 탭을 무심코 넘기다가 우리를 발견한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의 삶이라는 ‘맥락’ 속에 존재해야 한다. ‘주말에 가기 좋은 카페 리스트’,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식당’과 같은 테마형 큐레이션에 오르내리는 것이 단일 키워드 상위노출보다 중요해졌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저장’하고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바로 맥락에 올라타는 방법이다.

3. 알고리즘의 심장은 결국 ‘사람’임을 기억하라.

네이버 지도의 변화는 기술이 인간의 마음을 읽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천 알고리즘은 행동 데이터에 기반하지만, 그 행동을 촉발하는 것은 결국 만족감, 즐거움, 유대감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다. 따라서 모든 전략의 귀결은 하나다. 방문한 고객이 ‘기대 이상의 경험’을 하고, 그 벅찬 감정을 기꺼이 온라인 세상에 기록으로 남기게 하는 것. ‘발견’ 탭의 추천 로직이 사용자의 생생한 리뷰를 핵심 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은, 이 모든 기술의 종착지가 결국 ‘사람의 마음’임을 명백히 증명한다.

결론적으로, 네이버 지도 ‘발견’ 탭은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나침반이다. 검색 순위라는 좁은 전장에서 벗어나, 고객의 일상과 취향 속에서 어떻게 매력적으로 ‘발견’될 것인가. 진정성 있는 본질과 그것을 증명하는 고객들의 경험만이, 이 치열한 발견의 경쟁에서 우리를 살아남게 할 유일한 길이다. 새로운 지도는 이미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