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청년들이 장관에게 외친 '버스도 안 오는데 왜 일하라고?'...정부의 답장은?
지방 산업단지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해커톤' 대회가 개최돼 주목을 받았다.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충남 예산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구미, 창원, 완주 산단의 청년근로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의 출발점은 전북 완주산단에서 근무하는 곽상탄씨의 한 마디였다. 올해 1월 청년근로자 간담회에서 그는 김정관 장관을 향해 "산업단지에 버스가 안 와요"라는 절실한 호소를 제기했다. 이는 단순한 민원을 넘어 지방 산단에 일하고 싶은 청년이 떠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이었다. 이 의견에 공감한 산업부 장관은 근로자들이 직접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책 해커톤 개최를 약속했고, 이제 그 약속이 현실화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10개 팀으로 나뉘어 안전·환경, 문화·여가, 교통 여건, 생활·편의 개선, 근로자 자기계발 등 5개 주제로 1박 2일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심층적인 논의 결과 참가자들은 산업단지의 만성적인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도출해냈다. 특히 통근버스 및 산단 내 이동수단 부족, 퇴근 후 문화생활이나 자기계발 프로그램의 절대적 부족이 청년 인재 유출의 주요 원인임을 공통으로 지적했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산단 주변 상권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청년근로자가 감소하면 점심시간 고객층, 저녁 문화생활 수요, 주말 소비 활동 등이 모두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단 활성화는 곧 주변 소상공인의 매출과 생존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의 결과가 자영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자들의 논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였다. 어둡고 불편한 버스정류장을 개선하는 '온통 이음 정류장', 금융·행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르미', 산단 입주 기업 직원들의 기술 역량을 높이는 'AI 기술공유 플랫폼', 유휴공간을 문화·편의 시설로 조성하는 '공장비워드림', 1인가구 청년들을 위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등이 제안됐다. 이 가운데 버스정류장 개선안을 제시한 '붕어빵' 팀이 1위를 차지해 장관상과 1인당 200만 원의 상품권을 수상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참가자들이 산업부 공무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정책 수립 과정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여러 산단에서 온 근로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지역 산단 커뮤니티 형성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정관 장관은 발표된 아이디어 중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사항을 적극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현재 지방 산업단지는 수도권 대비 생활 인프라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고, 이는 청년 인재의 지속적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정책 해커톤이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지방 산단과 주변 상권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