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가격 36% 폭등, 대형 기업은 협력사에 돈을 뿌리는데 당신의 납품단가는?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폭등 사태가 산업 생태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형 납품업체는 '상생'이라는 명분으로 협력사 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기업들은 원가 상승의 전면적 충격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이병권 제2차관이 지난 4월 30일 대구 달성군의 농기계 제조 중견기업 ㈜대동을 방문한 이유는 바로 이 같은 문제를 점검하기 위함이었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라 알루미늄, 석유화학제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납품대금 연동제가 실제로 뿌리 중소기업의 경영난 완화에 기여하고 있는지 현장 검증에 나선 것이다. 특히 알루미늄괴 가격은 2026년 1월 대비 4개월 만에 약 36% 상승했다. 톤당 450만 원에서 620만 원으로 급등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대동의 대응 방식이다. 알루미늄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 협력기업 3개사에 총 2,500만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인상하고, 유가 급등 대응으로 연동제 대상이 아닌 10개 협력사에도 약 6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올려줬다. 이는 기업 간 비용 분담을 통한 '동반성장' 모델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동이 2024년 1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북미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글로벌 경쟁력 기업이기에 가능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선의의 조치들이 모든 중소 납품업체에 미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단일 대형업체의 납품만을 담당하는 소규모 제조사나 1인 자영업자 성격의 협력업체들은 이런 '동반성장' 구조 밖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동제 약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전량 자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알루미늄 주물 가공업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더욱 심각하다. 알루미늄 제련 과정에서 전력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유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가 동시에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올 12월 에너지 경비 연동제 시행을 예정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납품대금 연동 우수기업 포상, 수·위탁거래 실태조사 면제, 동반성장지수 우대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현장 방문에서 만난 수탁기업 대표들은 원자재 외에도 전력비 등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경영 부담을 호소하며, 향후 시행될 연동제의 구체적인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을 건의했다.
중기부 이병권 제2차관은 "유가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이 뿌리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12월 시행 예정인 에너지 경비 연동제가 현장에서 원활히 정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빠르게 마련하고,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컨설팅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건은 원가 상승기에 대형 기업과 소규모 협력사 간의 구조적 격차가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상생의 논리가 모든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연동제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올해 후반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