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으로 팔고, 운영으로 망한다: 중국 국민 브랜드 밀크티 진출 실패 공식

정(情)으로 팔고, 운영으로 망한다: 중국 국민 브랜드 밀크티 진출 실패 공식

FBK 편집부
작성일: 2026년 6월 6일
수정일: 2026년 6월 6일

중국 국민 캔디 브랜드 다바이투(大白兔)가 상하이에 첫 밀크티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3시간 이상의 대기 행렬을 만들었지만 동일한 방식으로 음료 시장에 진출한 와하하·완다산 등 중국 국민 브랜드 대부분은 초기 화제성 이후 규모 확장에 실패하거나 사업을 철수했다. 진입 시기의 지연, 연쇄점 운영 역량의 부재, 재방문을 만들지 못한 제품 전략이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실패 요인이다.

출처 : 위챗 (@上海黄浦)

상하이에 다바이투(大白兔) 밀크티 첫 매장이 문을 열었다.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 외관. 주문 카운터 옆에는 인형과 블라인드박스가 줄지어 있다. 개점 직후부터 대기 줄이 매장 밖으로 길게 이어졌고 3시간 이상 기다려야 음료 한 잔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메뉴는 4종이다. 원미우유차(原味牛乳茶)를 포함해 화매우롱차(话梅乌龙茶) 등 클래식 조합 위주로 구성했다. 가격은 중컵 기준 18~20위안(약 3,887~4,319원), 대컵은 22~24위안(약 4,751~5,183원)으로 시장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다. 4월 17일 시범영업 개시 이후 일일 판매량은 500잔을 넘어섰다.

이 장면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있다. 다바이투는 이미 한 번 이 시장을 흔든 경험이 있다. 2019년 콰이러닝멍(快乐柠檬, 해피레몬)과 손잡고 운영한 팝업 매장은 개점 당일 단일일 최고 2,000잔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누적 판매량은 13만 잔. 당시 암거래 가격은 한 잔에 480위안(약 10만 3,656원)까지 치솟았다. 그로부터 7년 만에 첫 상설 매장이 만들어졌다.

먼저 시도한 브랜드들의 결말

다바이투보다 앞서 같은 길을 걸어간 브랜드들이 있다. 그 결말은 각양각색이지만 방향은 대부분 비슷했다.

동북 지역 유제품 업체 완다산(完达山)은 2021년 "루츠신셴(乳此新鲜)" 브랜드를 론칭하며 자체 원유를 앞세운 우유차·아이스크림 매장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2023년 5월 베이징 1호점 개점 당시 5년 안에 전국 2,0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굴뚝 모양 빵 아이스크림 등 이색 메뉴로 화제를 모았지만 1년 반이 지나지 않아 베이징 1호점이 문을 닫았다. 베이징 지역 매장 전체가 잇따라 철수했다. 현재 전국 매장 수는 약 30개, 그 중 20개에 가까운 매장이 본거지인 하얼빈에 몰려 있다. 2,000개 목표는 조용히 사라졌다.

와하하(娃哈哈)의 사례는 더 극적이다. 2020년 오프라인 밀크티 매장에 진출한 와하하는 최고 약 400개 매장까지 규모를 키웠고 10년 내 전국 1만 개 매장 출점이라는 선언도 내놓았다. 그 선언은 2024년 말 사실상 백지화됐다. 2025년에는 "와하하 밀크티" 프로젝트 공식 종료를 발표했다.

출처: 知乎 (@厨房人类)

인스턴트 밀크티 브랜드로 오랜 역사를 가진 샹퍄오퍄오(香飘飘)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무인 매장과 팝업으로 시장을 탐색한 끝에 2025년 항저우(杭州)에 오프라인 매장 2곳을 열었다. 한 곳은 홀 좌석을 갖춘 브랜드 체험형 대형 매장, 다른 한 곳은 테이크아웃 중심의 소형 매장이다. 현재 항저우에서만 운영 중이며 다섯 번째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두르지 않는 속도지만 지금까지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유일한 사례에 가깝다.

출처: instagram (@rabbit_pocket)

중국 우정(中国邮政) 산하 우편국 커피(邮局咖啡)는 카페 시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2022년 2월 샤먼(厦门)에 첫 직영점을 열고 "우편국+커피+문화 창작" 복합 모델을 내세웠다. 100% 직영으로만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2023년 3월까지 열린 매장은 16개에 불과했고 2023년 하반기에는 결국 파트너십 모델로 전환했다. 3년이 넘은 지금도 전국 100개 매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베이빙양(北冰洋) 계열의 베이핑제빙창(北平制冰厂)도 베이징에서 1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금도, 브랜드도 있는데 왜 실패했나

이들 브랜드에 자금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이미 검증된 기업들이다. 그럼에도 음료 시장에서 고전한 공통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먼저 진입 시기의 문제다. 중국 현제 음료 시장의 고속 성장기는 2015년에서 2019년 사이였다. 이 시기에 미쉐빙청(蜜雪冰城), 바왕차지(霸王茶姬), 나이쉐(奈雪) 등이 전국 매장망을 구축하고 소비자 인지도를 선점했다. 국민 브랜드들의 진입은 대부분 2020년 이후였다. 시장 구조가 굳어진 뒤에 신규 브랜드로 뛰어든 셈이다.

다음은 연쇄점 운영 역량의 부재다. 와하하는 매장 운영을 제3자 협력사에 전권 위탁했다. 직접 운영하지 않는 구조는 가맹점 관리 체계를 사실상 포기한 것과 같았다. 실제로 매장 운영, 공급망 배송, 마케팅 지원 전반에서 혼선이 발생했고 가맹주들의 집단 민원으로 이어졌다. 운영 주체 회사가 파산하면서 브랜드 신뢰도 함께 무너졌다. 왕라오지(王老吉)도 음료 시장 진출에서 동일한 운영 관리 문제에 부딪혔다.

세 번째는 재방문을 만들지 못하는 제품 구조다. 국민 브랜드의 밀크티 매장을 처음 방문하는 소비자 대부분은 감성을 사러 온다. 다바이투 방문객 중 일부는 "순전히 감성으로 구매했다"고 밝혔고 단맛이 지나치게 강하다거나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화제성이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현제 음료 시장에서 경쟁력은 신메뉴 출시 속도와 출품 안정성으로 결정된다. 이 두 가지는 소비재 브랜드가 기존에 쌓아온 역량과 전혀 다른 영역이다.

여기에 소비층 불일치 문제가 겹친다. 《2025 현제 음료 업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현제 음료 시장의 핵심 소비층은 18~35세로 전체의 66.1%를 차지한다. 국민 브랜드의 주요 팬층인 70, 80년대생과는 세대가 다르다. 감성 소비는 특정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지만 음료 시장의 실질 매출을 이끄는 세대에게 그 감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화제와 매출 사이의 거리

다바이투 밀크티가 화제인 것은 사실이다. 7년 만의 귀환이 주는 이야기의 힘도 있다. 그러나 현제 음료는 소비재가 아니라 서비스업이다. 소비자의 수요를 정밀하게 읽고 매장마다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앞서 시도한 브랜드들의 궤적은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다. 높은 관심에서 출발해 수천, 수만 개 목표를 선언하고 규모 확장에 실패하거나 운영 체계 문제로 브랜드 신뢰를 잃고 수축한다. 완전히 자리를 잡은 사례는 손에 꼽힌다. 샹퍄오퍄오처럼 속도보다 탐색을 우선한 경우만이 현재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다바이투가 7년의 시간 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3시간의 대기 줄이 3개월 후, 3년 후에도 이어질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