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학개론] 왜 사람들은 '편식 짬뽕'에 열광하는가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메뉴가 하나 있다. 이름부터 도발적인 ‘건더기 1도 없는 편식 짬뽕’. 언뜻 보면 장난 같고, 심하게 말하면 고객을 기만하는 ‘성의 없는 음식’처럼 보인다. 짬뽕의 상징인 홍합, 오징어, 각종 채소 없이 오직 시뻘건 국물과 면만 덩그러니 담겨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은 비난 대신 열광하고, “제발 어디인지 알려달라”며 애원한다.

이 현상을 단순히 ‘별난 메뉴의 등장’으로 치부한다면, 당신은 장사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 ‘편식 짬뽕’은 오늘날 외식업계가 반드시 배워야 할 세 가지 강력한 전략을 담고 있는 완벽한 교과서다.

1. 덧셈이 아닌 ‘뺄셈’의 미학

대부분의 사장님은 불안하다. 그래서 자꾸만 무언가를 더한다. ‘가성비’라는 이름 아래 건더기를 더 쌓아 올리고, ‘푸짐함’을 내세우며 메뉴를 늘린다. 하지만 이는 원가 상승, 노동 강도 증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체성의 희석’으로 이어진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편식 짬뽕은 이 모든 것을 거부한다. 과감하게 ‘뺐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원가 절감을 위한 제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사장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짬뽕은 “건더기를 안 넣고 끓이는 게 아니라, 다 넣고 끓인 뒤 일일이 걸러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즉, 국물에 담긴 맛과 정성은 일반 짬뽕과 같거나 그 이상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는 짬뽕의 본질을 ‘건더기’가 아닌 ‘국물과 면의 조화’로 재정의했다. 불필요한 모든 것을 걷어내고,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핵심 가치, 즉 ‘깔끔하게 즐기는 맛있는 국물과 면’에만 집중한 것이다. 당신의 가게는 무엇을 빼야 하는가? 당신의 고객이 진정으로 돈을 지불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정확히 찔렀다

모든 성공적인 비즈니스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 메뉴는 ‘편식가’라는 특정 고객층을 명확히 겨냥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특정 채소를 싫어하는 사람만을 위한 메뉴가 아니다.

짬뽕을 먹으며 축축한 양파를 골라내고, 껍데기에서 홍합 살을 발라내고, 질긴 오징어를 한쪽에 밀어두는 수고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편식 짬뽕은 ‘건더기를 골라내는 귀찮음’이라는, 수많은 고객이 잠재적으로 느끼는 ‘페인 포인트’를 정확히 해결해 주었다. “나는 건더기보다 국물이 좋아”라고 생각해왔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침묵하던 다수’에게 완벽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고객은 불편함을 느껴도 굳이 말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발길을 끊을 뿐이다. 당신의 가게에는 고객들이 말없이 감내하고 있는 불편함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것을 찾아내 해결하는 순간, 그 메뉴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3. 음식이 아닌 ‘스토리’를 팔았다

이 짬뽕이 성공한 마지막 이유는 압도적인 진정성, 즉 ‘스토리’에 있다. 배달 앱에 적힌 사장님의 설명을 보라.

"진짜 쉽게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닙니다. 이거 팔아도 인건비 보탬도 안됩니다." (진정성)

"그냥 이게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에 만드는 겁니다." (존재의 이유)

"양파하고 죽순이고 청경채고 못 먹는다 싶은 사람만 드세요. 국물은 맛있습니다." (명확한 타겟팅과 자신감)

만약 이 메뉴가 아무 설명 없이 덩그러니 올라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반응을 얻었을까? 절대 아니다. 고객들은 단지 ‘건더기 없는 짬뽕’을 사는 것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을 이해해주고, 나의 불편함을 해결해주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메뉴를 개발한’ 사장님의 철학과 스토리를 사는 것이다. 가격표에 보이지 않는 이 가치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한다.

결론적으로, ‘편식 짬뽕’의 열풍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여전히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더 많이 쌓아 올리는 ‘덧셈의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는가? 고객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숨은 불편함을 해결해주기 위해 과감히 ‘뺄 용기’가 있는가?

당신의 가격표에 없는 그 무언가가, 당신의 가게를 위기에서 구하고 성공으로 이끌 단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이 작은 짬뽕 한 그릇이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