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굿즈로 쓰레기봉투를 나눠줬더니 벌어진 일

커피 굿즈로 쓰레기봉투를 나눠줬더니 벌어진 일

작성일: 2026년 9월 16일
수정일: 2026년 9월 16일

식당이나 카페에서 나눠주는 굿즈는 대부분 서랍 속에서 잠자다 버려진다. 하지만 중국 1위 루이싱커피는 예쁜 스티커 대신 고양이 똥을 치우는 쓰레기봉투를 굿즈로 내놓아 전량 완판을 기록했다. 손님의 일상 속 진짜 쓰임새를 파고든 굿즈 마케팅의 정수를 들여다본다.

단골을 잡겠다며 굿즈를 제작하는 사장님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예쁜 로고를 박은 엽서나 컵홀더 그리고 냉장고 자석을 한가득 찍어내 손님에게 안긴다. 받아 들 때는 잠깐 미소를 짓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서랍 속에 처박히거나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손님에게 필요한 것은 관상용 기념품이 아니다. 내 일상의 수고를 덜어주고 매일 손이 가는 실용적인 도구여야 한다. 예쁘기만 한 굿즈는 소비자의 방어벽을 뚫지 못하지만 매일 마주하는 생활필수품에 얹힌 브랜드는 강력한 애착을 형성한다.

중국 최대 커피 체인 루이싱커피는 이 생활 밀착형 굿즈의 파괴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반려동물 브랜드와 손잡고 출시한 고양이 콜라보레이션 행사에서 머그잔이나 키링 대신 고양이 배변 청소용 쓰레기봉투를 기획 상품으로 내놓았다.

집사의 고충을 덜어주는 매일의 도구로 파고들다

한 팩에 30장이 들어 있는 루이싱커피 고양이 얼굴 쓰레기봉투. 입구를 묶으면 고양이 얼굴이 완성된다
출처: 샤오홍슈 @瑞幸咖啡(루이싱커피 공식 계정)

루이싱커피는 커피를 마시는 수많은 2030 직장인이 집에서는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라는 점에 주목했다. 집사들에게 매일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가장 번거로운 일과는 바로 화장실 모래를 치우고 배변을 담아 버리는 청소다.

루이싱은 이 매일의 청소 시간에 쓰일 수 있도록 한 팩에 30장이 들어 있는 귀여운 고양이 얼굴 쓰레기봉투를 만들었다. 손잡이를 묶으면 빵빵한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변하는 위트까지 더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커피 두 잔 세트를 사면 봉투를 준다는 소식에 매장 앞은 고양이 집사들의 주문으로 마비되었다. 아까워서 서랍에 모셔두는 굿즈가 아니라 매일 고양이 똥을 치우며 쓰게 되는 유용한 소모품이었기에 손님들은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다.

예쁜 쓰레기를 버리고 타깃의 결핍을 채워라

8월 31일 2차로 공개된 콜라보 때타월(목욕 장갑) 굿즈. 앞뒤 양면에 고양이 얼굴이 인쇄돼 있다
출처: 샤오홍슈 @瑞幸咖啡(루이싱커피 공식 계정)

루이싱커피의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양이 얼굴이 익살스럽게 인쇄된 전용 목욕 장갑(때타월)까지 함께 선보였다. 샤워를 하거나 반려동물을 씻길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아이템들로 굿즈 라인업을 채웠다.

소비자들은 루이싱커피가 자신들의 일상과 취향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브랜드를 넘어 내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예쁜 굿즈로 생색내는 브랜드와 손님의 실질적인 귀찮음을 해결해 주는 브랜드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우리 가게의 사은품과 이벤트를 다시 점검해 보자. 손님이 집에 가져가면 곧바로 버릴 법한 뻔한 판촉물에 돈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가게 주 고객층이 집에서 매일 쓰며 고마움을 느낄 만한 작은 생활 도구를 찾아보자. 손님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식당이야말로 절대로 잊히지 않는 브랜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