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16개로 월 매출 2억, 여의도 뒷골목 LA갈비집 심경희라라랜드

테이블 16개로 월 매출 2억, 여의도 뒷골목 LA갈비집 심경희라라랜드

작성일: 2026년 9월 30일
수정일: 2026년 9월 30일

광주에서 올라온 박문수 대표는 유동인구가 없는 여의도 뒷골목에 LA갈비 전문점 심경희라라랜드를 열어 테이블 16개로 월 매출 2억 원을 찍고 있습니다. 상권 선택부터 1kg 5만 8,000원이라는 가격, 고기를 구워서 내보내는 주방 구조까지 그가 짜 놓은 계산을 하나씩 짚어봅니다.

여의도 심경희라라랜드가 있는 골목은 장사하기 좋은 자리가 아니다. 사람이 몰리는 길이 아니고, 골목 안에 이름난 브랜드도 없다. 식당이라고는 라라랜드와 옆 치킨집 정도다.

그런데 이 집은 테이블 16개로 한 달에 2억 원어치를 판다. 휴일 없이 하루 700만 원을 찍어야 나오는 숫자다. 한우도 아닌 LA갈비로, 그것도 여의도가 가장 약하다는 주말에 더 바쁘다.

광주에서 주점 브랜드 파쿠야를 일곱 개까지 키우고 올라온 박문수 대표를 2025년 11월에 만났다. 여의도점과, 당시 공사가 한창이던 광화문점 두 곳에서다. 광화문점은 그 뒤 문을 열어 지금은 종로구 삼봉로에서 영업 중이다.

항목

내용

브랜드

심경희라라랜드(LA갈비 전문점), 파쿠야(주점)

대표

박문수

라라랜드 매장

광주 본점 · 서울 여의도점 · 서울 광화문점

여의도점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66길 19 102호 · 테이블 16개

광화문점

서울 종로구 삼봉로 95 1층 113~116호 · 72평, 층고 4m 이상

광주 본점

광주 서구 내방로 356

파쿠야

7개 (광주 4, 전주·여수·순천 각 1)

여의도점 월 매출

약 2억 원 (2025년 11월 기준)

매장당 투자금

4억 원 (권리금·보증금·공사·집기 포함)

LA갈비 가격

1kg 5만 8,000원 (100g당 5,800원)

운영 형태

전 매장 직영, 프랜차이즈 없음

오피스 빌딩 사이 골목에 들어앉은 심경희라라랜드 여의도점 외관
출처: 네이버플레이스 방문자 리뷰 맛집탐험23

왜 유동인구가 없는 여의도 뒷골목을 골랐나

서울에 처음 올라오는 사장들은 대개 몸을 사린다. 경쟁이 덜한 외곽부터 훑는다. 박 대표는 반대로 갔다.

박문수
LA갈비를 처음 하려고 했을 때 종로나 중구 쪽에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가, 거기에 LA갈비 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승부를 보고 나와야 한다, 그런 배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처음엔 여의도와 노량진을 놓고 고민했다. 노량진도 나쁜 상권은 아니었다. 그런데 한쪽이 걸렸다.

박문수
만약에 터지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와서 보니 '노량진을 왜 생각했지?' 싶습니다. 1억 아끼자고 그 상권에 들어갔다면 지금처럼 빨리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여의도는 그가 처음 겪어보는 상권이기도 했다. 광주에는 오피스 상권이 없다. 대학로 아니면 동네, 두 가지뿐이다.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에 인파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광경을 그는 여의도에서 처음 봤다.

매장 하나에 4억을 넘기지 않는다

투자 예산에는 선이 있다. 매장 하나에 4억 원이다. 여의도점도 4억이었고 광화문점도 4억이다. 광화문점은 권리금 1억 원, 보증금 1억 원을 내고 남은 2억 원으로 공사와 준비를 끝냈다. 72평에 층고가 4m 넘는 종로 한복판 자리다.

여의도점은 테이블 16개 규모다. 평수도 위치도 다르지만 상한선은 같다.

테이블 16개로 월 2억, 어떻게 가능한가

김유진
2억이면 휴일 없이 하루 700만 원 정도를 끊임없이 찍어야 하는 거네요. 테이블 16개 갖고 700만 원.

박문수
저희가 너무 박리다매로 팔고 있는 가격이긴 합니다.

가격을 보면 말이 된다. 을지로 LA갈비 거리와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라라랜드

을지로 LA갈비 거리

판매 단위

1kg 5만 8,000원

180g 1만 8,000원

100g당

5,800원

1만 원

1kg 환산

5만 8,000원

약 10만 원

같은 1kg을 을지로 시세로 계산하면 10만 원가량 받아야 한다. 라라랜드는 그 절반 남짓에 판다.

주말이 약한 상권에서 주말이 더 바쁘다

여의도는 원래 주말에 죽는 상권이다. 라라랜드도 처음엔 주말 매출이 하루 150만 원에 그쳤다. 지금은 뒤집혔다.

박문수

지금은 평일 매출을 잡았습니다. 오히려 주말이 바빠 죽을 것 같아요. 주말에는 가족 단위라 회전율이 엄청 빠르고, 평일에는 회사원들이 오셔서 객단가가 높아집니다.

갈비가 구워져서 나온다는 점이 컸다. 손님이 직접 구울 일이 없다 보니 점심에도 고기가 팔린다.

구워 나온 LA갈비에 황동 주전자로 소스를 붓는 심경희라라랜드의 서빙 장면
출처: 네이버플레이스 심경희라라랜드 여의도점(업체 등록분)

고기가 구워져서 나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주방에 답이 있다. 라라랜드는 라치오날 습식 오븐기를 쓴다. 1,800만 원에서 2,000만 원, 소형차 한 대 값이다.

박문수
일반 오븐기를 쓰면 고기가 딱딱해지는데, 습식을 쓰니까 확실히 연해집니다. 수분기는 먹고 구워지고요. 프라이팬에서 굽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븐에서 90% 이상 조리를 마치고, 숯향을 입히기 위해 한 번 더 굽는다. 초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완벌까지 해서 내보낸다. 사람 하나가 붙어서 할 일을 오븐이 대신하는 구조다.

김유진
다른 고깃집 오퍼레이션과 비교해보면 물론 주방은 힘들지만, 고객 입장에서도 사장님 입장에서도 편하지 않아요?

박문수
너무 편하죠. 삼겹살집은 그릴링 서비스를 해드려야 하잖아요. 그런 게 없는 게 좋습니다.

고기 양념은 어머니 비법이다. 어머니는 지금도 매장에 나온다. 김치는 광주에서 김치 공장을 크게 하는 친구에게 젓갈 비율을 따로 주문해 받는다.

왜 하필 LA갈비였나

LA갈비를 단일 품목 전문점으로 가져가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뷔페에서 먹는 고기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에게는 근거가 셋 있었다.

첫째, 어머니가 가장 잘하는 음식이었다. 둘째, 광주와 담양에는 구워서 내는 돼지갈비집이 이미 있었다. 승일식당 같은 곳이다.

박문수
단품으로 갈비를 볼 수 있다는 걸 눈으로 봤기 때문에, 돼지갈비가 아니어도 소갈비로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셋째, 을지로 LA갈비 거리를 직접 먹어봤다. 가수 성시경이 소개하면서 한 차례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곳이다. 박 대표는 그곳부터 갔다.

박문수
사부님이 항상 1등 하는 매장을 가보라고 하시잖아요. 가봤더니 1등보다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거기도 주물판 비슷한 걸 쓰시는데, 올려주고 그냥 나가는 게 끝이었어요. 저희는 거기에서 1%만 더 올린 거죠. 소스를 뿌려주는 걸로요.

그 1%가 퍼포먼스가 됐다. 완성된 갈비 위에 소스를 뿌리면 향이 스프레이처럼 퍼진다. 손님 입장에서는 눈과 코가 한꺼번에 반응하는 장면이다.

1%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박 대표가 말하는 1%는 추상적인 각오가 아니다. 손에 잡히는 물건과 동작을 하나씩 다르게 만드는 일이다. 인터뷰에서 확인된 것만 추리면 이렇다.

요소

남들이 하는 것

라라랜드가 한 것

상차림

손님이 앉으면 세팅

미리 세팅하고 상보를 덮어둠

조명

계속 켜둠

테이블마다 똑딱이 스위치, 앉으면 켬

쌈 채소

상추

열무 (상추의 약 10분의 1 가격)

와사비

그냥 와사비

레몬 제스트를 섞어 새콤한 맛을 얹음

된장

일반 된장

염도를 낮춘 자체 보리 된장

계란

없음

갈비 양념 소스에 풀어 스키야키처럼

어린이 메뉴

없음

미취학 아동 무료 '아기밥', 간장 직접 끓임

좌석

평면

단을 올려 높은 자리를 만듦

간판

공사 마지막에 설치

공사 시작 단계에 먼저 설치

열무는 요즘 벤치마킹하러 오는 사장들이 가장 많이 가져가는 항목이다. 상추보다 단가가 훨씬 낮은데 고기 사이사이 입가심으로 더 잘 맞는다.

'아기밥'은 아이들 먹으라고 만든 메뉴인데 정작 아버지들이 더 많이 먹는다.

박문수
저희가 직접 간장도 끓이는 건데, 아버님들이 다 뺏어서 드세요.

좌석에는 단을 올렸다. 근거가 있다.

박문수
외국에 가보면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비싼 자리가 높더라고요. 여기 있으면 왠지 좀 있어 보이고요. 실제로 여의도도 단이 있는데 오시면 다 거기 앉고 싶어 하십니다.

김유진
그 1% 무섭죠. 손잡이 1%, 간판 1%, 의자 1%. 이런 1%가 어려우면서도 되게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만 쌓으면 궤도에 오르는데요. 고객들은 큰 거에 감동하지 않더라고요. 세세한 거 하나, 그게 아주 중요하죠.

복원 전 서울역 매표소를 본뜬 심경희라라랜드 광화문점의 창구와 룸
출처: 네이버플레이스 방문자 리뷰 98kko

공간 콘셉트는 어디서 가져오나

박 대표의 벤치마킹 방식은 동종업계를 도는 것이 아니다.

김유진
다른 식당 다니면서 벤치마킹한다고 부산 가서 조금 갖고 오고, 광주에서 조금 갖고 오고, 이런 걸 안 하시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콘셉트를 잡아서 식당화시키는 거잖아요.

여의도점의 콘셉트는 오래된 주택이다. 출발점은 김유진 대표가 지나가듯 던진 한마디였다. 여의도에는 가정주택이 없다는 말이었다. 고층 오피스 빌딩 사이에 주택 한 채가 들어앉은 모양이 그렇게 나왔다.

박문수
똑같은 걸 하지 말고 안 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우리만 특출나게 튀면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파사드가 완성됐을 때 김유진 대표는 한 가지를 더 주문했다. 잘 만들었는데 영화 세트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스티로폼에 고추를 길러보고 평상 밑에 슬리퍼를 놓자고 했다. 박 대표는 그걸 다 했다.

광화문점은 복원 전 서울역이다

광화문점은 콘셉트가 다르다. 같은 연도를 다루되 주택이 아니라 역사를 가져왔다. 카운터는 매표소가 되고 룸은 귀빈실이 된다.

박문수
서울역 테마가 쉬웠던 게, 복원하기 전의 서울역에 들어갈 수가 있거든요. 거기 들어가서 일일이 다 보고 마감재도 보고 조명도 봤습니다.

바닥에는 국내에 마지막 남았다는 핸드메이드 타일을 깔았다. 밟는 느낌부터 다르다. 천장에는 트라이비전을 달았다. 보통 벽에 붙이는 회전 간판인데 천장에 달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돌아가며 지나간다.

광화문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캐리어 수납장도 만들었다. 그냥 수납장이 아니다.

박문수
KTX에서 캐리어를 넣는 그 공간을 똑같이 연출해달라고 했습니다.

안 해도 되는 일을 한 값

여기까지가 라라랜드가 가게에 들인 계산이다. 상권은 피하지 않고 들어갔고, 예산은 4억에서 끊었고, 가격은 을지로의 절반으로 내렸고, 굽는 일은 오븐에 넘겼다. 그리고 남는 힘을 조명 스위치와 열무와 상보에 썼다.

조명을 계속 켜둬도 장사는 굴러간다. 상추를 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안 해도 되는 일들이다. 박 대표는 그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쪽을 골랐고, 그것이 테이블 16개에서 하루 700만 원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늘 저녁 우리 가게를 둘러보고, 안 해도 아무 탈 없는 일 하나만 꼽아보자. 그 하나가 1%가 될 자리다.

2편에서는 박 대표가 매장을 열 때마다 거르지 않는 두 가지 절차와, 광고비를 쓰지 않고 잡은 마케팅 네 갈래, 그리고 직원에게 지분을 넘기는 이유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