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5,000개를 2,000개로 줄인 중국 유통업체…허마가 공급망을 직접 쥔 이유

상품 5,000개를 2,000개로 줄인 중국 유통업체…허마가 공급망을 직접 쥔 이유

FBK
작성일: 2026년 10월 29일
수정일: 2026년 10월 29일

중국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진열·판매하는 채널을 넘어 무엇을 팔지 정하고, 조달·생산·배송까지 공급망에 더 깊이 관여하고 있다. 대표 사례인 허마(Hema)는 할인화 개혁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 SKU를 5,000여 개에서 2,000여 개로 줄였다. 상품 수를 줄이고 자체 브랜드와 공급망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은 가격을 낮추려는 운영 논리와 함께 소비자의 선택 폭과 유통업체의 품질관리 책임도 바꾸고 있다.

허마가 줄인 것은 상품 수만이 아니라 운영 방식이다

중국 소매업계에서는 슈퍼마켓과 온라인 플랫폼, 할인점, 전문 체인이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상품을 무엇으로 정할지, 어디서 조달할지, 언제 배송할지까지 관여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늘리는 일도 매대의 이름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구매와 공급망에 대한 통제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표 사례인 허마(Hema)는 2023년 말 중국 28개 도시에서 35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다. 허마의 할인화 개혁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 SKU는 5,000여 개에서 2,000여 개로 감소했다. 상품 수를 줄이면 구매량을 소수 상품에 집중하고 재고 회전을 높여 비용을 낮추려는 운영이 가능해진다.

허마는 공장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성품부’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신선품부’를 신설했다. 외부 브랜드 상품을 골라 들여오는 데서 더 나아가 공장과 생산기지에 가까이 관여하며 수직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조직 개편이다.

가격을 낮추는 논리와 좁아지는 선택 폭

하드 디스카운트는 SKU와 운영비를 줄이고 수직 공급망을 구축한 뒤 자체 브랜드를 내놓아 소매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구매량을 소수 상품에 집중하고 공장과 직접 협력하며 재고 회전을 높여 비용을 낮춘 뒤, 절감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한다는 논리다.

허마의 자체 브랜드 판매 비중은 2024년 약 35%로 제시됐다. 알디(Al​di) 중국 사업은 자체 브랜드 상품이 약 2,000개이고 전체 SKU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 것으로 소개됐다. 두 수치는 같은 기준의 비교 자료는 아니지만, 자체 브랜드가 보조 상품을 넘어 매장 구성을 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가격 인하 논리가 곧바로 소비자 혜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허마의 할인화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제3자 브랜드 상품이 줄고 자체 브랜드 상품이 늘어난 점을 주요 불만으로 지적했다. 자체 브랜드 확대는 가격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상품 선택과 가격·품질에 대한 소비자 경험은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상품을 직접 운영할수록 재고와 품질 책임도 커진다

중국 신선식품 플랫폼 딩둥마이차이(Dingdong Maicai)가 중점 개발한 자체 브랜드는 2023년 전후 거래액의 약 21%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마의 자체 브랜드 판매 비중 약 35%와 함께 보면, 자체 브랜드는 특정 할인점만의 전략이 아니라 여러 채널에서 거래를 키우는 운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허마의 판매 비중, 알디의 SKU 비중, 딩둥마이차이의 GMV 비중은 산정 기준과 사업 구조가 다르므로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공급망에 깊이 들어갈수록 상품과 품질을 관리해야 할 책임도 커진다. 자체 운영을 지속 가능한 저가로 연결하려면 상품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구매량을 집중하고 공장과 협력하며 재고 회전을 높이는 운영이 함께 작동해야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공급망 개입이 깊어질수록 서비스와 품질관리 체계가 받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