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고기부터 베이크드 알래스카까지…프랑스 셰프가 고른 홍콩 식당 6곳
한 끼의 메뉴보다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를 먼저 정하면 홍콩 식당 선택지가 달라진다. 홍콩에 12년 넘게 머문 프랑스 셰프 기욤 세주르네는 양고기와 수프, 클래식 메뉴, 호텔의 식사 환경, 기념일 서비스, 레트로 분위기와 인도 요리의 상징성처럼 서로 다른 이유로 여섯 곳을 추천했다.
세주르네의 추천은 홍콩의 대표 맛집 순위를 매긴 목록이 아니다. 양고기와 수프를 찾는 식사, 오래된 메뉴를 다시 맛보는 식사, 호텔 안에서 여러 요소를 함께 즐기는 식사처럼 방문 목적에 따라 매장을 나누는 큐레이션에 가깝다.
양고기와 수프를 원하면 바이이
바이이(Ba Yi)에서 세주르네가 특히 좋아한 메뉴는 양 다리 요리와 풍미 있는 수프, 바오였다.
이 추천에서 중요한 점은 메뉴의 성격이다. 양고기와 진한 국물, 바오처럼 한 끼의 중심이 분명한 음식을 찾는다면 바이이를 후보로 놓을 수 있다.
오래된 클래식과 다시 만나는 지미스 키친
지미스 키친(Jimmy’s Kitchen)은 홍콩 센트럴의 페더 빌딩 메자닌층에 재개장했다. 새 메뉴에는 치킨 수프림 키예프, 지미스 치킨 마드라스, 베이크드 알래스카가 들어갔다.
베이크드 알래스카는 지미스 키친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클래식 메뉴다. 세주르네는 이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플람베 디저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래된 레스토랑의 상징 메뉴를 확인하고 싶다면 메뉴 전체보다 이 대표 메뉴부터 살펴보는 편이 명확하다.
음식과 공간을 함께 고르는 블루하우스
블루하우스(BluHouse)는 로즈우드 홍콩 안에서 로티세리 콘셉트, 생파스타, 티라미수를 함께 내세운다. 세주르네는 음식뿐 아니라 호텔의 세련된 환경까지 이곳을 추천한 이유로 들었다.
따라서 블루하우스는 특정 메뉴 하나만 보는 식당이라기보다 공간과 식사 구성을 함께 선택하는 장소에 가깝다. 메뉴의 종류만 보지 말고, 호텔 공간이 음식 경험을 어떻게 묶는지도 함께 볼 수 있는 사례다.
행사 서비스와 퇴근 뒤 한 잔
라 바슈(La Vache!)는 손님을 대하는 장면이 추천 포인트다. 직원들이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거나 손님과 친구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데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서비스는 생일이나 기념일처럼 방문 이유가 뚜렷한 고객을 겨냥할 때 참고할 만하다. 메뉴 설명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매장이라면 직원이 행사 순간에 어떤 역할을 맡는지까지 상품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사례다.
핑퐁 129(Ping Pong 129)는 레트로 장식과 분위기가 강점으로 꼽혔다. 세주르네는 긴 근무 뒤 짧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 이곳을 추천했다.
방문 목적은 긴 식사만이 아니다. 업무 뒤 짧은 대화와 음료를 원하는 고객을 겨냥한다면 좌석 회전율이나 메뉴 수만으로 공간을 판단하기보다, 짧게 머물러도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인도 요리의 상징성을 찾는다면
게일로드 인디언 레스토랑(Gaylord Indian Restaurant)은 세주르네가 인도 요리의 상징적인 장소로 평가한 곳이다. 여섯 매장 가운데 특정 메뉴보다 한 요리 문화의 오랜 존재감 자체가 추천 이유가 된 사례다.
세주르네의 목록은 매장별 강점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지 않는다. 바이이는 양고기와 수프, 지미스 키친은 클래식 메뉴, 블루하우스는 음식과 호텔 공간, 라 바슈는 행사 서비스, 핑퐁 129는 레트로 분위기, 게일로드는 인도 요리의 상징성으로 구분된다.
한국 외식업자가 이 목록을 참고할 때는 매출이나 가격 경쟁력의 증거로 받아들이기보다, 고객이 매장을 선택하는 이유를 음식·공간·서비스·역사성 가운데 어디에 둘지 비교하는 자료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홍콩에서 식당을 고를 때 먼저 정할 것은 ‘어디가 가장 유명한가’가 아니다. 양고기와 수프인지, 클래식 디저트인지, 음식과 호텔 공간의 결합인지, 기념일 서비스인지, 짧은 대화가 가능한 레트로 분위기인지부터 정하면 여섯 매장의 차이가 선명해진다.